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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020학년도 한문임용 2차 시험 후기 - 8. 모든 경험은 발판이 된다 본문

건빵/일상의 삶

2020학년도 한문임용 2차 시험 후기 - 8. 모든 경험은 발판이 된다

건방진방랑자 2020. 2. 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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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모든 경험은 발판이 된다

 

최악의 수업실연을 올해 경험했었다. 첫 수업실연을 하던 날 열심히 준비한 지도안에 따라 실연했었는데 그때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최악의 상황을 경험했던 것이다. 수업을 보고 있던 사람은 불만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너무 사회비판적인 시각을 가득 담아 수업을 구성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수업의 기본 방침은 문제가 될 만한 건 하지 말자는 주의였는데 그것에 위배된 지도안을 구성했고 수업을 했으니 그런 반응을 봐야 하는 건 당연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평가자가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음에도 수업을 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는 거였다. 그건 그저 벽을 보고 수업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나에 대해 반감이 가득한 존재를 앞에 두고, 전혀 들을 맘이 없는 사람을 앞에 두고 수업하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업실연(평가)

 

 

 

칠 판

 

 

 

복 도

 

 

 

 

수험생

 

 

 

 

 

 

 

 

 

교탁

 

 

 

앞문

 

 

 

 

 

 

전자

시계

 

 

복도감독

 

 

 

 

회수용상자

진행위원

책걸상

 

 

수험생

소지품

책 상

 

 

 

 

 

 

 

 

 

 

 

 

 

 

 

 

 

 

 

 

 

 

 

 

 

 

 

 

 

 

 

평가위원

 

 

 

 

 

 

 

 

 

 

 

 

 

뒷문

(폐쇄)

 

 

 

 

 

 

 

 

 

 

 

 

 

 

 

 

 

 

차계기환은 수업실연을 연습하며 이미 했었다.

 

 

 

경험은 디딤돌이 된다

 

가장 최악의 상황을 겪는다는 건, 오히려 그렇지 않은 상황에선 위로가 되긴 한다. 적어도 이곳 수업실연장에선 나에 대해 그렇게 반감을 가진 사람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평소에 준비한 대로, 그리고 구상실에서 수업을 구상한 대로 흐트러짐 없이 해나가면 된다.

교육청마다 면접 채점관과 수업실연의 채점관이 다른 곳도 있지만 충남은 같았다. 어제 면접시험 때 뵈었던 다시 보니 그 분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나 혼자는 왠지 모를 반가운 마음이 생기더라.

수업은 거의 패턴화된 방식대로 진행했다. 학생들과 함께 하는 수업이라는 걸 드러내기 위해 수시로 질문을 던지고 아이들이 대답했다고 가정을 하고 맞아요. 우리가 저번에 했던 문장의 유형엔 바로 그런 것들이 있었죠.”라고 피드백을 해주며 수업을 진행한 것이다. 그런데 역시나 문법을 세 개나 설명하려니 시간 배정이 애매하긴 했다. 연습할 땐 문법은 하나 정도만 건들고 내용 이해나 가치관 함양과 같은 활동을 위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번 수업실연을 하며 문법에 대한 수업을 할 때 어떻게 할 것인지 기본틀을 갖춰 놓아 설명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단지 시간을 평소와는 다르게 배정해야 된다는 것이 문제였을 뿐이다.

지혜의 이해에 관해선 모둠별로 토의하게 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의견을 모아 재치가 담겨져 있는 문장을 고르고 해석을 하게 한 후 왜 그런 문장을 골랐는지를 물어봤다. 원래의 구상은 當斬吾馬’, ‘借鷄騎還’, ‘大丈夫不惜千金세 가지를 고르고 그 이유를 말한 후에 세 가지 중에 좀 더 핵심적인 내용을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하려 했었다. 그런데 막상 수업을 할 땐 시간이 촉박할 것도 같고 너무 수업 자체가 늘어지는 것도 같아 大丈夫不惜千金은 제시하지 않고 세 번째 모둠도 借鷄騎還을 선택한 것으로 가정을 하고서 수업을 진행했다.

배웠던 내용을 다시 회상해보고 이 수업을 통해 전해주고 싶은 내용까지 전해주고 마쳤을 땐 1분 정도 남은 시간이더라. 김상곤 교감 선생님의 특강을 들었을 때 교감선생님은 20분을 딱 맞춰 끝내길 신신당부했었다. 그 이유는 막상 현장에서 수업을 하면 수업이 빨리 끝났다고 교사가 나가는 경우는 없듯이 수업실연이라 해서 조금이라도 대충하는 모습이 보이면 그건 결점의 사유가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잠시 고민을 하긴 했다. 1분을 질문 있나요?”라고 하며 시간을 끌어볼 것인가, 그냥 여기서 마칠 것인가를 말이다. 하지만 그건 너무 시간을 끄는 것도 같고 19분 정도면 충분히 괜찮은 시간인 것도 같아서 그냥 거기서 수업을 마치며 이상으로 수업실연을 마치겠습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나왔다.

전북의 경우엔 수업 판서에 대해 수업에 대한 평가 중 판서를 보며 평가하는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수업실연을 할 때에도 판서를 최대한 많이 하려 노력했었는데, 충남은 전북과 달랐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채점관 한 분이 나오시더니 순식간에 지워버렸으니 말이다. 그건 충남은 충남만의 채점기준이 있다는 말일 것이다.

 

 

수업실연장의 분위기. 어제 비슷하지만 교탁이 있고 보드마카가 갖춰져 있어 좋다.   

 

 

 

마치고 나오니 축하해주듯 눈이 내리네

 

수업이 끝나고 나니 아무래도 좋았다. 막상 실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고 이렇게 남 앞에 서서 나의 길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1차 합격자 발표가 나오던 날‘1차만 합격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게 되면 적어도 27일에 최종 결과발표가 나올 때까진 당당하면서도 재밌게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험이 끝나고 나오는 순간 뭔가 빠뜨린 듯한 묘한 기분은 들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어쨌든 잘 마쳤고 2주 정도 주어진 시간을 만끽하며 보내면 되니 말이다.

다시 임용시험을 준비하면서 한날 한 시도 편안할 수 없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힘든 나날들을 보냈었다. 그런데 지금부턴 어쨌든 모든 것을 마쳤으니 그런 불안감 따위에 사로잡힐 필요 없이 이 순간을 즐기면 그뿐이다. 내가 이루어낸 것들에 대해, 그리고 이 순간이 드디어 왔다는 것에 대해 만족하며 푹 쉬어도 된다. 오전에 수업실연할 수 있었다는 것도, 그리고 마치 그걸 축하해주기라도 하듯 끝나고 나오는 길에 눈이 내리는 것도, 그 모든 게 마치 축복처럼 느껴졌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눈이 내리네. 이틀 동안 잘 있다가 갑니다.  

 

 

인용

목차

지도

임용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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