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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구 - 석주집서(石洲集序) 본문

산문놀이터/조선

이정구 - 석주집서(石洲集序)

건방진방랑자 2019. 3. 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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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필이 지기로 인정한 이정구가 쓴 권필과의 추억

석주집서(石洲集序)

 

이정구(李廷龜)

 

 

권필의 제자인 심기원이 문집을 간행하다

尙書居平, 遇余輒言石洲權汝章, 未嘗不相對一涕.

辛未冬, 出按湖南, 將行, 過余曰: “石洲骨已朽矣, 唯其不朽之大業, 尙有若干篇, 其又可朽耶? 已屬完山洪汝時謀入梓. 石洲平生自謂: ‘相公知己, 非相公, 莫可序此稿.’” 嗚呼! 汝章之稿, 余烏得無言. 汝章昔嘗持先公習齋集求余序, 不腆之文, 實在卷首, 孰謂: ‘今日又序汝章稿耶?’

 

권필이 세상에 알려지도록 이끌어준 이정구

始余與汝章年輩後先, 未及覿面, 而聞其詩則久矣. 逮萬曆辛丑, 余受命西儐, 白于朝, 請以白衣充製述官. 宣廟嘉之, 命徵詩稿以入, 於是汝章之詩, 恒在香案, 汝章詩聲, 益彰徹, 大鳴于時. 幕中諸君, 皆是名家大手, 各建旗鼓, 高視詞壇. 而門路之正; 格律之諧, 則籍籍咸推汝章, 蓋節制之師也. 余觀其詩, 聲發爲章, 意至而舒, 淸麗典雅, 各臻其妙, 眞所謂絶代希聲也.

 

호탕하게 거리낄 것 없이 살았던 권필

汝章早抛擧子業, 除官皆不就. 寓居湖上, 家貧妻子恒有飢色, 而人或勸其仕, 哦詩若不聞, 樂弛置自放. 於人少許可, 跡不到達官家. 獨時時造余, 余亦遇興輒邀, 酒賦歌呼, 驩然相得. 風流映發, 俊語驚人, 氣隘宇宙; 眼空千古, 其所抱負, 非俗人所可窺測.

 

시화에 연루되어 가신 그대, 문집 간행으로 조금의 위안을 삼으시라

嗚呼! 汝章豈獨詩哉? 豈獨詩哉? 旣與時抹摋, 不欲隨人俯仰, 懷奇負義, 忼慨濁世. 凡有磊塊壹鬱無聊不平, 必以詩發之, 觸物遣懷, 無非自得. 世之談詩者, 爭相傳誦, 柳一絶, 自是詞人憂世之語. 而流入宮中, 竟以是死, 天乎天乎! 孰使之然?

嗚呼! 汝章之詩也, 而遇其時則褒嘉而寵之; 不遇時則搆罪而殺之, 此係斯文之盛衰; 邦運之興廢. 則斯集之行, 亦可謂有關於世道也. 遂掩涕而書, 石洲集, 崇禎壬申孟春. 月沙先生集卷之四十

 

 

 

 

 

 

해석

 

권필의 제자인 심기원이 문집을 간행하다

 

尙書居平, 遇余輒言石洲權汝章,

상서 심거평은 나를 만나면 문득 석주 권여장을 말했는데

 

未嘗不相對一涕.

일찍이 서로 대하며 한 번도 울지 않은 적이 없었다.

 

辛未冬, 出按湖南,

신미년(1631) 겨울에 심거평은 호남의 관찰사로 제수되어

 

將行, 過余曰:

장차 떠나려 할 적에 나를 찾아와 말했다.

 

石洲骨已朽矣, 唯其不朽之大業,

석주선생의 뼈는 이미 썩었지만, 오직 그 불후한 대업만은

 

尙有若干篇, 其又可朽耶?

아직도 몇 편이 남아 있으니, 그 또한 썩게 내버려두겠습니까?

 

已屬完山洪汝時謀入梓.

이미 완산윤 홍여시에게 판각입재(入梓): 刻印書籍을 도모하길 부탁했습니다.

 

石洲平生自謂: ‘相公知己.

석주 선생은 평생토록 스스로 이정구 상공이야말로 나를 알아주는 유일한 사람이다.

 

非相公, 莫可序此稿.’”

상공이 아니라면 나의 문집에 서문을 쓸 사람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嗚呼! 汝章之稿, 余烏得無言.

! 여장의 문집에 대해 내가 어찌 말이 없을 수 있으랴.

 

汝章昔嘗持先公習齋集,

여장은 옛적에 일찍이 아버지의 문집인 습재집을 가져와

 

求余序, 不腆之文,

나에게 서문 써줄 것을 부탁한 적이 있어, 나의 변변치 못한 문장이

 

實在卷首,

실제로 책의 머리에 실려 있다.

 

孰謂: ‘今日又序汝章稿耶?’

그랬었는데 어찌 오늘 또한 여장의 문집에 서문을 쓸 줄을 생각이나 했겠는가?

 

 

 

권필이 세상에 알려지도록 이끌어준 이정구

 

始余與汝章年輩後先, 未及覿面,

처음에 나는 여장과 연배가 선후배여서 얼굴을 보진 않았지만

 

而聞其詩則久矣.

여장의 시에 대한 명성을 들은 지는 오래되었다.

 

逮萬曆辛丑, 余受命西儐,

만력 신축년(1601)이 되어 나는 명나라 사신을 맞이하는 원접사遠接使李廷龜啓薦其詩才, 以白衣充製述官 宣祖命侍臣, 取其詩數十篇, 覽之嘉尙, 命除職除參奉, 不拜 再除童蒙敎官, 暫就卽棄去 조선왕조실록광해442로 임명되어,

 

白于朝, 請以白衣充製述官.

조정에 사뢰며 백의인 권필을 제술관으로 충당해야 합니다라고 청하였다.

 

宣廟嘉之, 命徵詩稿以入.

선조께서 그 얘길 아름답게 여겨 시고를 구하여 들일 것을 명하셨다.

 

於是汝章之詩, 恒在香案,

이에 여장의 시가 항상 임금님의 책상에 있게 됐고,

 

汝章詩聲, 益彰徹,

여장의 시에 대한 명성이 더욱 밝게 빛나고 드날려

 

大鳴于時.

크게 그 당시에 알려지게 됐다.

 

幕中諸君, 皆是名家大手,

사신을 맞이할 임무를 띤 사람들은 다 이름난 이들이었고 솜씨가 좋은 이들로,

 

各建旗鼓, 高視詞壇.

각각 자신들만의 경지에 이르렀고 사단의 우러러 봄에 이르렀다.

 

而門路之正; 格律之諧, 則籍籍咸推汝章,

그러나 문장의 바름과 격률의 어우러짐을 말할 때는 떠들썩하게 모두 여장을 추존하였으니,

 

蓋節制之師也.

대개 시어를 절제하여 사용하는 전문가였기 때문이다.

 

余觀其詩, 聲發爲章,

내가 그 시를 보니 소리를 내면 문장이 되었고,

 

意至而舒, 淸麗典雅,

문장이 지극하여 서술하면 맑고도 고우며 법도를 갖췄고 우아하여

 

各臻其妙, 眞所謂絶代希聲也.

각기 그 오묘한 데까지 도달하였으니, 참으로 세상에서 빼어난 드문 소리라 할 만하다.

 

 

 

호탕하게 거리낄 것 없이 살았던 권필

 

汝章早抛擧子業, 除官皆不就.

여장은 일찍이 과거시험을 포기했고 벼슬을 제수 받았지만 다 나아가질 않았다.

 

寓居湖上, 家貧妻子恒有飢色.

호숫가에 살았는데 집이 가난하여 아내와 자식들은 항상 주린 기색이 있었다.

 

而人或勸其仕,

그래서 사람들이 혹 벼슬을 할 것을 강권했지만,

 

哦詩若不聞, 樂弛置自放.

그는 시를 읊조리며 들리지 않는 듯했으며, 즐겁고 느긋하게 스스로를 버려두고 노닐었다.

 

於人少許可, 跡不到達官家.

사람들에 대해 허락하며 칭찬해줌이 적었고, 그의 발걸음은 고관대작의 집에 이르지 않았다.

 

獨時時造余, 余亦遇興輒邀,

홀로 때때로 나를 찾아왔고 나 또한 흥겨울 때면 문득 그를 불러

 

酒賦歌呼, 驩然相得.

술 마시고 시를 짓고 노래를 불렀으니 매우 기뻐 서로 자득한 듯했었다.

 

風流映發, 俊語驚人.

풍류가 절로 비추듯 드러났고, 준엄한 말이 사람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氣隘宇宙; 眼空千古,

그의 기운은 우주를 좁다고 여겼고 눈으론 천고의 옛 사람들을 없는 사람인 듯 여겼으니,

 

其所抱負, 非俗人所可窺測.

그의 포부는 속세의 사람들이 살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시화에 연루되어 가신 그대, 문집 간행으로 조금의 위안을 삼으시라

 

嗚呼! 汝章豈獨詩哉? 豈獨詩哉?

! 여장은 어찌 시에만 유독 뛰어났겠는가? 어찌 시에만 유독 뛰어났겠는가?

 

旣與時抹摋,

이미 시대와 어우러지려는 마음을 말살해버렸고,

 

不欲隨人俯仰,

사람들의 존경해주거나 업신여기는 기준 자체를 따르려 하지 않았으며

 

懷奇負義, 忼慨濁世.

기이한 재주를 품고 의로움을 간직하여 혼탁한 세상에 비분강개해했다.

 

凡有磊塊壹鬱無聊不平, 必以詩發之,

응어리진 우울함과 무료함과 불평함을 반드시 시로 풀어내

 

觸物遣懷, 無非自得.

물건에 닿은 느낌이나 맘속의 시름을 풀어냄이 자득하지 않은 게 없었다.

 

世之談詩者, 爭相傳誦.

그래서 세상에서 시를 말하는 이들이 서로 다투어 전하여 외었다.

 

柳一絶, 自是詞人憂世之語.

궁류시를 읊었으니, 스스로 시인이 세상을 근심한 말이었던 것이다.

 

而流入宮中, 竟以是死, 天乎天乎!

그러나 궁궐로 흘러들어가 마침내 이 때문에 죽게 됐으니, 천명이로구나! 천명이로구나!

 

孰使之然?

누가 그에게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嗚呼! 汝章之詩也,

! 모두 다 한결같은 여장의 시지만,

 

而遇其時則褒嘉而寵之,

좋은 시기(선조 때)를 만나면 칭찬받고 아름답게 여겨져 사랑받지만,

 

不遇時則搆罪而殺之,

좋은 시기를 만나지 못하면(광해군 때) 죄에 연루되어 죽게 되니,

 

此係斯文之盛衰, 邦運之興廢.

이것은 사문의 성행하거나 쇠함과 나라 운명의 흥하거나 폐함과 관계되어 있는 것이다.

 

則斯集之行, 亦可謂有關於世道也.

이 문집의 간행 또한 세상의 도와 관련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遂掩涕而書, 石洲集,

마침내 얼굴을 가리고 울면서 글을 써서 석주집의 서문으로 삼노라.

 

崇禎壬申孟春. 月沙先生集卷之四十

숭정 임신(1632), 음력 1월에 쓰다

 

 

 

윗 글에 나온 풍채보단 얍씰하게 나온 권필선생의 존영.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석주집서

15A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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