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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생각의 집, 나를 어디서 찾을까? - 4. 전후의 안쓰러운 내면풍경 본문

책/한문(漢文)

생각의 집, 나를 어디서 찾을까? - 4. 전후의 안쓰러운 내면풍경

건방진방랑자 2020. 4. 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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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전후의 안쓰러운 내면풍경

 

 

함께 떠오르는 현대시 한 수. 김윤성金潤成 시인의 작품으로 제목은 추억에서이다. 한국전후대표시집韓國戰後代表詩集에 실려 있다.

 

 

낮잠에서 깨어 보니

방안엔 어느새 전등불이

켜져 있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데

어딘지 먼 곳에서 단란한

웃음소리 들려온다.

 

눈을 비비고

소리나는 쪽을 찾아보니

집안 식구들은 저만치서

식탁을 둘러앉아 있는데

그것은 마치도 이승과 저승의

거리만치나 멀다.

 

아무리 소리질러도

누구 한 사람 돌아다 보지 않는다.

그들과 나 사이에는 무슨 벽이 가로 놓여 있는가

안타까이 어머니를 부르나

내 목소리는 산울림처럼

헛되이 되돌아올 뿐.

 

갑자기 두려움과 설움에 젖어

뿌연 전등불만 지켜보다

어머니 어머니

비로소 인생의 설움을 안

울음이 눈물과 더불어 한없이 쏟아진다.

 

 

아마도 가위 눌린 꿈 한자락을 노래한 것임 직하다. 그러나 세상을 살다가 문득 부딪치는 벽, 두려움과 설움들. 단란한 웃음소리는 언제나 어딘지도 모를 먼 곳에서만 들려오고, 뿌연 전등불 아래서 누구 한사람 돌아다보지 않는 희미한 시계視界, 정작 나는 어디 있는가 하는 존재 증명을 위해 내쏟는 한없는 눈물과 울음들은 또 그것대로 전후戰後의 안스러운 내면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송욱처럼 심각한 자기 실종으로까지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

 

 

파블로 피카소 <한국에서의 학살>

 

 

인용

목차

작가 이력 및 작품

1. 송욱이 송욱을 찾아다니다

2. 자신의 과거시험지를 자신이 채점하다

3. 송욱처럼 완전히 미치길

4. 전후의 안쓰러운 내면풍경

5. 아홉은 죽어나가는 과거시험

6. 연암이 과거시험을 절망스럽게 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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