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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주 - 자신에 대한 비난을 벼락으로 비유한 연암 본문

산문놀이터/조선

홍길주 - 자신에 대한 비난을 벼락으로 비유한 연암

건방진방랑자 2020. 4. 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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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 대한 비난을 벼락으로 비유한 연암

 

楓石徐奉朝賀, 酷好燕巖.

嘗自言, 其少時, 屢與之往來, 有作, 必示之, 得其許可然後用之.

又曰: “此丈談辯奇偉, 往往勝於文詞. 嘗造問曰: ‘公積受人雌黃, 豈有以耶?’

燕巖笑曰: ‘子欲知之乎? 吾嘗於夏潦中, 累日乏食. 一日雨少歇, 支枕見天際虹霞, 赬紅暎射, 微有閃電在其中. 覺吐裏甚飢, 顧無覓食計. 遂步入內舍, 索器用之可鬻者, 而無有.

樓屋中, 有世傳舊架函, 俗名閣庋所里者. 缺汙不中用斥之, 不足以取厚値. 度它無救死策, 乃躬詣其前. 乍從樓牕鄛, 見陰雲四黑, 唯向之映射者, 益炫爍奪目. 旣無心戀玩, 伸兩手, 扛架函, 甫離地, 忽一聲霹靂, 屋宇皆震. 有若雷火之直墜吾頭腦者. 愕然不覺架函之落于地. 吾平日訾謗, 大略皆此類耳.’ 仍相與大笑.”

 

 

 

 

해석

楓石徐奉朝賀[각주:1], 酷好燕巖.

봉조하인 풍석 徐有榘(1764~1845)는 매우 연암의 문장을 좋아했다.

 

嘗自言, 其少時, 屢與之往來,

일찍이 스스로 말씀하셨다. “어렸을 적에 자주 그와 왕래하며

 

有作, 必示之, 得其許可然後用之.

지은 게 있으면 반드시 보여줘서 괜찮다는 허락을 받은 후에야 썼다네.”

 

又曰: “此丈談辯奇偉, 往往勝於文詞.

또한 말했다. “이 어르신의 변론은 기이하고 위대해 이따금 글보단 나았네.

 

嘗造問曰: ‘公積受人雌黃[각주:2], 豈有以耶?’

일찍이 가서 연암께 공께선 누적적으로 사람들의 비판을 받으니 어떤 이유가 있는 것입니까?’라고 여쭈었지.

 

燕巖笑曰: ‘子欲知之乎?

연암 어르신이 웃으며 말했다네. ‘자네는 그걸 알고자 하는가?

 

吾嘗於夏潦中, 累日乏食.

나는 일찍이 여름 장마 중에 자주 끼니를 걸렀네.

 

一日雨少歇, 支枕見天際虹霞,

하루는 비가 약간 그쳐 베개를 고이고 하늘의 무지개와 노을을 보니

 

赬紅暎射, 微有閃電在其中.

붉은 빛이 내리 쬐며 은미한 섬광이 그 가운데 있었네.

 

覺吐裏甚飢, 顧無覓食計.

토해낸 속이 매우 고프다는 걸 깨닫고 사방을 돌아봤지만 먹을 계책을 찾을 수 없었네.

 

遂步入內舍, 索器用之可鬻者,

마침내 걸어 집으로 가 쓸 만한 그릇 중 팔 만한 걸 찾았지만

 

而無有.

없었지.

 

樓屋中, 有世傳舊架函,

다락 속에 대대로 전해진 오래된 시렁상자가 있었는데

 

俗名閣庋所里者.

속세에선 각기소리라고 이름한다네.

 

缺汙不中用斥之, 不足以取厚値.

깨지고 더러워 쓰기에 적당치 않아 배척한 것으로 좋은 가격을 받기엔 적당치 않았다.

 

度它無救死策, 乃躬詣其前.

달리 죽음을 구제할 계책이 없는지 헤아려 곧 몸소 앞에 나아갔지.

 

乍從樓牕鄛, 見陰雲四黑,

그러다 잠깐 사이에 다락의 창으로부터 어두운 구름으로 사면이 어두워지는 걸 보니

 

唯向之映射者, 益炫爍奪目.

오직 아까 내리쬐던 것이 더욱 반짝여 눈을 안 보이게 하더군.

 

旣無心戀玩, 伸兩手,

이미 무심한 채 사모하며 노려보다가 두 손을 펴고

 

扛架函, 甫離地,

각기소리를 들어 땅에서 들었지만

 

忽一聲霹靂, 屋宇皆震.

갑자기 한 소리의 벼락으로 집이 모두 진동했었네.

 

有若雷火之直墜吾頭腦者.

벼락이 곧장 나의 뇌로 떨어지는 것 같아

 

愕然不覺架函之落于地.

깜짝 놀라 각기소리가 땅에 떨어지는 것도 몰랐었네.

 

吾平日訾謗, 大略皆此類耳.’

내가 평생 비난을 당하는 것이 대체로 모두 이러한 종류일 뿐이네.’

 

仍相與大笑.”

그 말에 따라 서로 폭소했지.”

 

 

인용

비슷한 것은 가짜다

 

 

 

  1. 奉朝賀: 조선 시대, 전직 관원을 예우하여 종이품의 관원이 퇴직한 뒤에 특별히 내린 벼슬 [본문으로]
  2. 雌黃: 평론 또는 비평의 뜻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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