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박지원과 민옹의 인연
박지원(朴趾源)
有言閔翁奇士, 工歌曲, 善譚辨, 俶恠譎恢, 聽者人無不爽然意豁也, 余聞甚喜, 請與俱至.
翁來而余方與人樂, 翁不爲禮, 熟視管者, 批其頰大罵曰: “主人懽, 汝何怒也?” 余驚問其故, 翁曰: “彼瞋目而盛氣, 匪怒而何?” 余大笑.
翁曰: “豈獨管者怒也, 笛者反面若啼, 缶者嚬若愁, 一座默然, 若大恐, 僮僕忌諱笑語, 樂不可爲歡也.” 余遂立撤去, 延翁坐.
해석
有言閔翁奇士, 工歌曲,
이때 어떤 이가 나에게 민옹을 소개하면서, 그는 기이한 선비로서 노래를 잘하며
善譚辨, 俶恠譎恢,
담론도 잘하는데 거침없고 기묘하여
聽者人無不爽然意豁也,
듣는 사람마다 후련해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余聞甚喜, 請與俱至.
나는 그 말을 듣고 너무나 반가워 함께 와 달라고 청하였다.
翁來而余方與人樂,
옹이 찾아왔을 때 내가 마침 사람들과 풍악을 벌이고 있었는데,
翁不爲禮, 熟視管者,
옹은 인사도 하지 아니하고 물끄러미 피리 부는 자를 보고 있더니.
批其頰大罵曰: “主人懽, 汝何怒也?”
별안간 그의 따귀를 갈기며 크게 꾸짖었다. “주인은 즐거워하는데 너는 왜 성을 내느냐?”
余驚問其故, 翁曰:
내가 놀라 그 까닭을 물었더니, 옹이 말했다.
“彼瞋目而盛氣, 匪怒而何?”
“그놈이 눈을 부라리고 기를 쓰니 성낸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余大笑.
나는 크게 웃었다.
翁曰: “豈獨管者怒也,
옹이 말했다. “어찌 피리 부는 놈만 성낼 뿐이겠는가.
笛者反面若啼, 缶者嚬若愁,
젓대 부는 놈은 얼굴을 돌리고 울 듯하고 장구 치는 놈은 시름하듯 인상을 찌푸리고 있으며
一座默然, 若大恐,
온 좌중은 입을 다문 채 크게 두려워하는 듯이 앉아 있고,
僮僕忌諱笑語, 樂不可爲歡也.”
하인들은 마음대로 웃고 떠들지도 못하고 있으니, 이러고서야 음악이 즐거울 리 없지.”
余遂立撤去, 延翁坐.
나는 당장에 풍악을 걷어치우고 옹을 자리에 맞아들였다.
인용
1화: 민옹이란 사람에 대해
2화: 연암 울화병을 앓다
3화: 박지원과 민옹의 인연
6화: 민옹이 본 귀신과 신선
7화: 민옹이 말한 나이가 많은 사람
8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9화: 불사약에 대한 민옹의 견해
10화: 민옹이 무서워하는 것
12화: 남의 놀림을 슬기롭게 낚아채다
13화: 민옹의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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