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민옹의 마지막
박지원(朴趾源)
明年翁死. 翁雖恢奇俶蕩, 性介直樂善, 明於『易』, 好老子之言, 於書葢無所不窺云. 二子皆登武科未官.
今年秋, 余又益病而閔翁不可見. 遂著其與余爲隱俳詼, 言談譏諷, 爲「閔翁傳」, 歲丁丑秋也.
余誄閔翁曰: “嗚呼閔翁. 可怪可奇, 可驚可愕, 可喜可怒, 而又可憎. 壁上烏, 未化鷹, 翁蓋有志士, 竟老死莫施. 我爲作傳, 嗚呼死未曾.”
해석
明年翁死.
다음 해에 옹이 죽었다.
翁雖恢奇俶蕩, 性介直樂善,
옹이 비록 엉뚱하고 거침없이 살았지만 천성이 곧고 착한 일하기를 좋아한 데다,
『주역(周易)』에 밝고 노자(老子)의 말을 좋아하였으며,
於書葢無所不窺云.
책이란 책은 안 본 것이 없었다 한다.
二子皆登武科未官.
두 아들이 다 무과에 급제하였으나 아직 벼슬은 받지 못했다.
今年秋, 余又益病而閔翁不可見.
금년 가을에 나의 병이 도졌지만 이제는 더 이상 민옹을 볼 수 없게 되었다.
遂著其與余爲隱俳詼, 言談譏諷,
이에 나와 함께 주고받은 은어와 우스갯소리, 담론(談論)과 풍자 등을 기록하여
爲「閔翁傳」, 歲丁丑秋也.
「민옹전」을 지었으니, 때는 정축년1757, 영조 33 가을이다.
余誄閔翁曰: “嗚呼閔翁. 可怪可奇, 可驚可愕, 可喜可怒, 而又可憎. 壁上烏, 未化鷹, 翁蓋有志士, 竟老死莫施. 我爲作傳, 嗚呼死未曾.”
나는 민옹을 위하여 뇌문(誄文)을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嗚呼閔翁 | 아아! 민옹이시여 |
可怪可奇 可驚可愕 | 괴상하고 기이하기도 하며 놀랍고 어처구니없기도 하고 |
可喜可怒 而又可憎 | 기뻐함직도 하고 성냄직도 하며 게다가 밉살스럽기도 하구려 |
壁上烏 未化鷹 | 벽에 그린 까마귀 매가 되지 못하였듯이 |
翁蓋有志士 | 옹은 뜻 있는 선비였으나 |
竟老死莫施 | 늙어 죽도록 포부를 펴지 못했구려 |
我爲作傳 | 내가 그대 위해 전을 지었으니 |
嗚呼死未曾 | 아아! 죽어도 죽지 않았구려 |
인용
1화: 민옹이란 사람에 대해
2화: 연암 울화병을 앓다
3화: 박지원과 민옹의 인연
6화: 민옹이 본 귀신과 신선
7화: 민옹이 말한 나이가 많은 사람
8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9화: 불사약에 대한 민옹의 견해
10화: 민옹이 무서워하는 것
12화: 남의 놀림을 슬기롭게 낚아채다
13화: 민옹의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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