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민옹이 무서워하는 것
박지원(朴趾源)
客索問, 無以復詰, 乃忿然曰: “翁亦見畏乎?”
翁默然良久, 忽厲聲曰: “可畏者莫吾若也. 吾右目爲龍, 左目爲虎, 舌下藏斧, 彎臂如弓, 念則赤子, 差爲夷戎. 不戒則將自噉自齧自戕自伐. 是以聖人克己復禮, 閑邪存誠, 未甞不自畏也.”
語數十難, 皆辨捷如響, 竟莫能窮. 自贊自譽, 嘲傲旁人. 人皆絶倒, 而翁顔色不變.
해석
客索問, 無以復詰,
손님이 옹에게 물을 말을 찾다가 다시 힐난할 수 없게 되자,
乃忿然曰:
마침내 분이 올라 말했다.
“翁亦見畏乎?”
“옹도 역시 두려운 것을 보았습니까?”
翁默然良久, 忽厲聲曰:
옹이 말없이 한참 있다가 소리를 버럭 지르며 말했다.
“可畏者莫吾若也.
“두려워할 것은 나 자신만 한 것이 없다네.
吾右目爲龍, 左目爲虎,
내 오른 눈은 용이 되고 왼 눈은 범이 되며【위엄이 있거나 무시무시한 모습을 龍睛虎目이라 한다.】,
舌下藏斧, 彎臂如弓,
혀 밑에는 도끼가 들었고 팔목은 활처럼 휘었으니,
念則赤子, 差爲夷戎.
깊이 잘 생각하면 갓난아기처럼 되지만, 생각이 조금만 어긋나도 되놈이 되고 만다네.
不戒則將自噉自齧自戕自伐.
이를 경계하지 않으면 장차 제 자신을 잡아먹거나 물어뜯고, 쳐 죽이거나 베어 버릴 것이야.
是以聖人克己復禮, 閑邪存誠,
이 때문에 성인은 사심(私心)을 극복하여 예(禮)로 돌아간 것이며 사악함을 막아 진실된 자신을 보존한 것이니,
未甞不自畏也.”
나는 나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은 적이 없다네.”
語數十難,
수십 가지 난제(難題)를 물어보아도
皆辨捷如響, 竟莫能窮.
모두 메아리처럼 재빨리 대답해 내 끝내 아무도 그를 궁지에 몰 수 없었다.
自贊自譽, 嘲傲旁人.
스스로 추켜올리기도 하고 칭찬하기도 했지만 곁에 있는 사람을 조롱도 하고 업신여기기도 했다.
人皆絶倒, 而翁顔色不變.
사람들이 옹의 말을 듣고 배꼽을 잡고 웃어도 옹은 안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
인용
1화: 민옹이란 사람에 대해
2화: 연암 울화병을 앓다
3화: 박지원과 민옹의 인연
6화: 민옹이 본 귀신과 신선
7화: 민옹이 말한 나이가 많은 사람
8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9화: 불사약에 대한 민옹의 견해
10화: 민옹이 무서워하는 것
12화: 남의 놀림을 슬기롭게 낚아채다
13화: 민옹의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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