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4/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과정록 1권 - 30. 권력자 홍국영의 비위를 거슬러 연암으로 피하다 본문

문집/과정록

과정록 1권 - 30. 권력자 홍국영의 비위를 거슬러 연암으로 피하다

건방진방랑자 2020. 4. 14. 13:41
728x90
반응형

30. 권력자 홍국영의 비위를 거슬러 연암으로 피하다

 

戊戌避世挈家, 入燕巖峽.

相公彥鎬, 於先君, 知照最深. 每有事難處, 輒就咨於先君. 以先君言議峻激, 多觸忤權貴, 深戒之.

一日朝退, 忽憂愁不樂, 夜訪先君, 握手歎曰: “君何大忤洪國榮? 啣之深毒, 禍不可測. 彼之欲修隙, 久矣, 特以非朝端人, 故姑緩之. 今睚眦幾盡, 次及君矣. 每語到君邊, 眉睫甚惡, 必不免矣. 爲之柰何? 可急離城闉.” 先君自念: ‘平日言議徑直, 名譽太盛, 所以招禍.’ 遂有斂影息跡之意. 於是挈家入燕巖峽, 結數椽艸屋而居.

公乃求外, 得居留松京, 卽日簡騶徒入峽, 訪先君曰: “溪山大佳, 然白石不可煮. 此去松京一舍耳, 城府中有親知可爲之周旋者否? 近郭亦多精舍可僦, 盍謀之? 我在此, 日得與, 亦固喜也.”

時松京人梁浩孟崔鎭觀, 慨然有氣義, 聞先君入峽, 頻頻來謁, 及聞此議, 擧皆欣踊贊成之. 遂移寓之琴鶴洞別墅. 接濟契活之需, 公已皆陰爲之準備. 時鄕中子弟之踵門請業者, 頗有之.

公一日來訪曰: “明當入朝參賀班.” 微笑而去. 於朝班稠坐中, 强評時人文章, 逶迤到先君, 遂謾笑曰: “人生窮達不可知也. 某當時顧何如也? 余往松京聞, 其挈家流離, 來作松京富人家老學究也.” 國榮大笑曰: “眞腐矣! 無足論也.” 公歸, 密語先君曰: “君庶幾免矣!” 公之終始於先君如此.

時先君訿謗溢世. 蓋有素所嫉媢者, 又有諂口隨唱者, 又有遠嫌宿契者, 喙喙不已, 哆若南箕. 湛軒公時寄書問聞焉.

 

 

 

 

해석

戊戌避世挈家, 入燕巖峽.

무술(1778)년 세상을 피해 가족을 이끌고 연암협으로 들어가셨다.

 

相公彥鎬, 於先君, 知照最深[각주:1].

상공 유언호俞彦鎬는 선군께 대하여 기별을 알리기 위해 조회하는 걸 각별히 하였다.

 

每有事難處, 輒就咨於先君.

매번 일 중에 어려운 일이 있으면 문득 선군에게 나아와 자문하였다.

 

以先君言議峻激, 多觸忤權貴,

선군께서 사회를 의론하는 것이 올곧고 격렬하여 권세가들에게 많은 거스름을 받았기 때문에

 

深戒之.

매우 경계하였다.

 

一日朝退, 忽憂愁不樂,

하루는 조정에서 물러나 갑자기 걱정 가득 즐겁지 않아하며

 

夜訪先君, 握手歎曰:

밤에 선군을 방문하고서 손을 잡고 탄식한 채 말하였다.

 

君何大忤洪國榮?

그대는 어째서 매우 홍국영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는가?

 

啣之深毒, 禍不可測.

극렬한 독기를 머금었으니 화남은 헤아릴 수가 없다네.

 

彼之欲修隙, 久矣,

저가 틈을 만들려 한지 오래지만

 

特以非朝端人, 故姑緩之.

다만 조정의 단정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러 늦춘 거지.

 

今睚眦幾盡, 次及君矣.

이제 눈엣가시 같은 이들이 모두 없어졌으니 다음은 그대에게 미칠 걸세.

 

每語到君邊, 眉睫甚惡,

매번 그대의 주변을 말함에 이르러 눈썹이 매우 사악해지니

 

必不免矣.

반드시 해꼬지를 피하지 못할 걸세.

 

爲之柰何? 可急離城闉.”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급히 서울을 떠나야만 할 하네.”

 

先君自念: ‘平日言議徑直, 名譽太盛,

선군께선 스스로 생각하셨다. ‘평소의 언행이 굳세고 강직하여 명예가 엄청 성대해짐에 따라

 

所以招禍.’

화를 불러들인 까닭이로구나.’

 

遂有斂影息跡之意.

마침내 그림자를 거두고 자취를 감추려는 뜻이 있었다.

 

於是挈家入燕巖峽, 結數椽艸屋而居.

이에 가족을 이끌고 연암협으로 들어가 몇 칸의 초가집을 엮고 사셨다.

 

公乃求外, 得居留松京,

한편 유언호는 곧 외직을 구해 개성에 유수로 살게 되었고

 

卽日簡騶徒入峽[각주:2], 訪先君曰:

그 날에 수행하는 하인들을 간단히 하고 연암협으로 들어와 선군을 방문하고서 말했다.

 

溪山大佳, 然白石不可煮[각주:3].

시내와 산이 매우 아름잡지만 흰 돌을 삶을 수야 없지.

 

此去松京一舍耳,

여기서 개성까지의 거리는 30리일 뿐이니

 

城府中有親知可爲之周旋者否?

개성 안에 있는 친지 중에 주선할 만한 사람이 없겠는가?

 

近郭亦多精舍可僦, 盍謀之?

성곽 가까이에 또한 세 낼만한 집이 많을 텐데 어째서 도모하지 않는가?

 

我在此, 日得與, 亦固喜也.”

나는 여기에 살면서 날마다 그대와 함께 하리나 그대는 또한 진실로 기쁘겠지.”

 

時松京人梁浩孟崔鎭觀, 慨然有氣義,

그때 개성사람 양호맹과 최진관은 분개하듯 의기가 있어

 

聞先君入峽, 頻頻來謁,

선군께서 연암협에 들어왔다는 걸 듣고 자주 찾아와 뵈었는데

 

及聞此議, 擧皆欣踊贊成之.

이런 이야기를 듣고선 모두 기뻐 뛰면서 찬성했었다.

 

遂移寓之琴鶴洞別墅.

그러고선 마침내 양호맹의 금학동 별장에 옮겨 사셨다.

 

接濟契活之需[각주:4], 公已皆陰爲之準備.

생활에 필요한 물품은 유언호 공이 이미 모두 몰래 준비해뒀다.

 

時鄕中子弟之踵門請業者, 頗有之.

그때에 마을의 자제가 문을 들락거리며 수업을 청하는 사람들이 매우 있었다.

 

公一日來訪曰: “明當入朝參賀班.”

유언호가 하루는 내방하여 내일 마땅히 입조하여 하례하는 반열에 참가할 걸세.”라고 말하고

 

微笑而去.

미소를 띠며 떠났다.

 

於朝班稠坐中, 强評時人文章,

조정의 반열에 빽빽이 앉은 중에 억지로 당시 사람들의 문장을 평론하다가

 

逶迤到先君[각주:5], 遂謾笑曰:

돌고돌아 선군의 차례에 이르러 드디어 웃음기를 띄면서 말했다.

 

人生窮達不可知也. 某當時顧何如也?

인생의 곤궁함과 통달함 알 수 없네요. 박지원은 당시에 돌이켜보면 어땠습니까?

 

余往松京聞, 其挈家流離,

내가 개성에 가서 들어보니 가족을 이끌고 유리걸식하며

 

來作松京富人家老學究也.”

근래엔 개성 부잣집의 늙은 훈장이 되었다네요.”

 

國榮大笑曰: “眞腐矣! 無足論也.”

홍국영이 엄청 웃으며 진짜 딱하군!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네.”라고 말했다.

 

公歸, 密語先君曰: “君庶幾免矣!”

유언호가 돌아와 은밀히 선군께 그대는 해꼬지를 피하게 됐소!”라고 말했다.

 

公之終始於先君如此.

유언호의 선군에 대한 대우는 시종일관 이와 같았다.

 

時先君訿謗溢世.

그 당시 선군의 헐뜯음과 비방은 세상에 넘쳐 났다.

 

蓋有素所嫉媢者, 又有諂口隨唱者,

대체로 평소에 미워하고 시기하는 사람도 있었고 또한 아첨하는 입으로 따라 부르는 사람도 있었으며

 

又有遠嫌宿契者,

또한 묵은 친분을 멀찍이 혐오하는 사람도 있어

 

喙喙不已, 哆若南箕.

말끝마다 그치지 않았고, 남을 헐뜯음이 남쪽의 기성인 듯했다.

 

湛軒公時寄書問聞焉.

유독 담헌 홍대용만이 때때로 편지를 써서 안부를 물었다.

 

 

인용

목차

 

 

 

  1. 지조知照: 기별하여 알리기 위해 조회함 [본문으로]
  2. 추도騶徒: 말 모는 사람, 수행하는 머슴들. [본문으로]
  3. 백석불가자白石不可煮: 옛날 중국의 신선인 백석생白石生은 흰 돌을 삶아먹었다고 한다. [본문으로]
  4. 결활契闊: 살아가기 위해 애쓰고 고생함 [본문으로]
  5. 위이逶迤: ① (도로·하천 등이) 구불구불 멀리 이어진 모양 ② 멀고 긴 모양 [본문으로]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