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고문은 그 당시엔 금문이었다
又曰: “古人爲文, 在當時, 何嘗義奥而旨微耶? 『書』之「典」ㆍ「謨」, 『詩』之「風」ㆍ「雅」, 『易』之「彖」ㆍ「象」, 『春秋』諸傳, 卽當時之今文, 人皆曉之, 後來世彌降而義漸晦, 所以有傳箋註疏也.
今人不知此義, 必模擬依樣, 强作險澀之態, 自以爲簡古也, 可笑哉! 若使他人讀自家文, 便費自家註釋, 將焉用是文爲哉?”
해석
又曰: “古人爲文,
선군께서 또 말씀하셨다. 옛 사람이 지은 문장이
在當時, 何嘗義奥而旨微耶?
당시대에 있었지 어찌 일찍이 뜻이 심오하고 내용이 미세한 데 있었던가?
『書』之「典」ㆍ「謨」, 『詩』之「風」ㆍ「雅」,
『서경』의 「요전(堯典)」과 「대우모(大禹謨)」, 『시경』의 「풍」과 「아」와
『易』之「彖」ㆍ「象」, 『春秋』諸傳,
『주역』의 「괘사」와 「효사」, 『춘추』의 여러 전들은
卽當時之今文, 人皆曉之,
곧 당시엔 금문이어서 사람들이 모두 이해했지만
後來世彌降而義漸晦,
후대로 와 세대가 더욱 흐를수록 뜻은 점점 어두워졌기에
전(傳)ㆍ전(箋)ㆍ주(註)ㆍ소(疏)가 있게 된 까닭이다.
今人不知此義, 必模擬依樣,
지금 사람들은 이 뜻을 알지 못하고 반드시 내용만을 따라 쓰고 모양만을 본떠
强作險澀之態, 自以爲簡古也,
억지로 이해하기 힘들고 읽기 어려운 글만을 지으면서도 스스로 ‘간결하고도 예스럽다’고 생각하니
可笑哉!
가소롭구나!
若使他人讀自家文, 便費自家註釋,
가령 다른 사람이 자기의 문장을 읽을 적마다 곧 자기의 주석을 써야만 한다면
將焉用是文爲哉?”
장차 어디에 이런 글을 쓰겠는가?”
인용
- 모두 경전에 대한 후대의 주석과 해설을 가리킨다. 전(傳)은 경(經)에 대한 주석을 달아놓은 것이고 전(箋)과 주(註)는 경전을 다시 주석한 글이며 소(疏)는 옛날의 주를 해설하거나 그에 새로운 해석을 더한 것이다. [본문으로]
'문집 > 과정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지원을 불편하게 여긴 정조 - 2. 주상의 분부에 답한 내용 (0) | 2020.04.22 |
---|---|
박지원을 불편하게 여긴 정조 - 1. 순정한 글을 지어 올리라고 분부하다 (0) | 2020.04.22 |
과정록 4권 - 2-1. 지금 사람이 지은 비지문은 너무 진부하다 (0) | 2020.04.19 |
과정록 2권 - 36. 음악을 좋아했지만 악기를 없애버린 사연, 안의현을 음악고을로 만든 사연 (0) | 2020.04.19 |
과정록 2권 - 31. 안의현에서의 치적과 연회에 관심 갖던 정조 (0) | 2020.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