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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과정록 4권 - 2-1. 지금 사람이 지은 비지문은 너무 진부하다 본문

문집/과정록

과정록 4권 - 2-1. 지금 사람이 지은 비지문은 너무 진부하다

건방진방랑자 2020. 4. 1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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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지금 사람이 지은 비지문은 너무 진부하다

 

 

先君又嘗言: “吾於文無他長, 惟紀事狀物之才, 稍勝於今人.

今人碑誌之作, 大抵多印板例套, 一篇之作, 可移用於人人. 而其人之神精典型, 從何想見?

三淵翁所謂: ‘東人文集, 如人家哭婢聲, 是也. 古人所謂: ‘貌圓方寫, 貌長短寫, 碑所以可讀, 而今人不知此義. 但取累累滿紙陳談死句曰: ‘如此然後, 可謂典實.’ 吾不知此爲何許文法.”

 

 

 

 

해석

先君又嘗言: “吾於文無他長,

선군께서는 또한 일찍이 말씀하셨다. “나는 글에 대하여 다른 장점은 없지만

 

惟紀事狀物之才, 稍勝於今人.

오직 사태를 기술하고 사물을 형상하는 재주는 조금 지금 사람보다 낫다.

 

今人碑誌之作, 大抵多印板例套,

지금 사람의 묘지명 작품은 대체로 많이들 판을 찍어낸 듯 상례(常例)되어 진부하기만 해서

 

一篇之作, 可移用於人人.

한 편의 작품을 사람들마다 이용할 수 있을 정도다.

 

而其人之神精典型, 從何想見?

작가의 정신과 특징을 어디로부터 상상해보겠는가?

 

三淵翁所謂: ‘東人文集,

이것은 삼연 김창흡 어르신이 말한 우리나라의 문집은

 

如人家哭婢聲[각주:1], 是也.

상가집의 곡비성 같다라는 것이 이것이다.

 

古人所謂: ‘貌圓方寫, 貌長短寫,

옛사람이 얼굴이 계란형이면 네모로 그리고 얼굴이 말형이면 짧게 그린다라는 말했으니,

 

碑所以可讀[각주:2],

사마천의 열전과 한유의 묘비명이 읽을 만한 건 이 때문이지만,

 

而今人不知此義.

지금 사람들은 이 뜻을 알지 못한다.

 

但取累累滿紙陳談死句曰:

다만 누누이 종이 가득 진부한 말과 죽은 글귀만을 쓰면서 말한다.

 

如此然後, 可謂典實.’

이렇게 한 후에야 법도가 있고 진실해질 수 있다

 

吾不知此爲何許文法.”

나는 이것이 무슨 글을 짓는 법칙인지 모르겠다.”

 

 

인용

목차

祭鄭石癡文

伯姉贈貞夫人朴氏墓誌銘

 

 

 

 

 

  1. 곡비성(哭婢聲): 옛날 양반집의 장례 때 상주를 대신하여 곡을 하던 계집종. 그 우는 소리는 판에 박은 듯 의례적이며 진실성이 없었다. [본문으로]
  2. 이는 청나라 화가 대창(戴蒼)의 말이다. 둥근 얼굴을 그릴 때 전적으로 둥글게만 그려서는 그 본질이 잘 드러나지 않으며 거꾸로 둥근 얼굴 중의 모난 부분을 그려야 비로소 얼굴이 둥글다는 사실이 확연히 부각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대상의 형상을 묘사할 때 형상 그 자체보다는 음영(陰影)을 그림으로써 형상의 개성적 특질을 부각시키는 방법과 서로 통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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