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연암가 청렴결백 - 5. 할아버지 박필균과 할머니의 청빈 본문

문집/과정록

연암가 청렴결백 - 5. 할아버지 박필균과 할머니의 청빈

건방진방랑자 2020. 4. 17. 11:52
728x90
반응형

5. 할아버지 박필균과 할머니의 청빈

 

曾王父有德無年, 尹夫人辛勤敎養, 成就王父兄弟. 王父纔釋褐, 而尹夫人下世, 未享一城之奉.

王父兄弟廬墓于通津之鳯翔邨, 此地本崔簡易別業, 忠翼公嘗買而居之. 以此王父兄弟, 亦有薄田一區, 瀕海斥鹵, 歲率失稔. 從姪章翼公居留沁都, 常繼米鹽醬豉之屬, 得行饋奠.

王父位躋列卿, 而屢空如寒士. 城西弊廬樸陋逼窄, 平生不易居. 嘗有頽圮甚處, 客請修葺之, 適除外任. 王父謂: ‘作守令而修室屋, 不可也.’已之. 通津薄田, 海溢堰缺, 方築之, 適拜畿伯. 又謂: ‘作道伯而治農庄, 不可也.’

送人停其役. 客恨之曰: ‘爲方伯守宰, 將以撥貧也, 如公家則反有害焉.’ 傳以爲笑.

其時士大夫, 亦多廉白立家, 而吾家規模, 在當時亦以太過稱之. 然而猶避名不居. 外邑例有饋問, 時方屢空, 分裂其腒鱐之屬, 以代朝饍. 或言: ‘何不賣之, 換米以炊?’ 王母大駭之曰: ‘卿宰家, 豈可使市上人知其貧乎?’

凡此皆子孫之所不可不知. 吾家歷數十世, 淸素如此, 此殆天之所畀付者耳.

吾雖望爾曹衣煖食飽, 富樂安逸必不可得, 但願大家不絕讀書種子耳.”

 

 

 

 

해석

曾王父有德無年,

증조부 박태길(朴泰吉, 1654~1689)께서는 덕은 있었지만 수를 누리진 못해

 

夫人辛勤敎養, 成就王父兄弟.

윤부인[각주:1]께서 매우 부지런히 가르치고 길러 형제들을 성공시켰다.

 

王父纔釋褐, 而尹夫人下世,

조부 박필균(朴弼均)께서 겨우 포의를 벗고 벼슬생활을 시작했을 때 윤부인께선 돌아가셨으니

 

未享一城之奉.

한 고을을 다스리는 봉양을 누리지 못하셨다.

 

王父兄弟廬墓于通津之鳯翔邨,

조부 형제는 통진의 봉상촌에서 여묘살이[각주:2]를 하셨는데

 

此地本崔簡易別業, 忠翼公嘗買而居之.

이 땅은 본래 최간이의 별장으로, 충익공께서 일찍이 사서 거처하셨다.

 

以此王父兄弟, 亦有薄田一區,

이 때문에 조부의 형제는 또한 척박한 밭 한 구역을 소유하여

 

瀕海斥鹵, 歲率失稔.

물가와 바다의 간석지로 해마다 대체로 곡식이 익질 않았다.

 

從姪章翼公居留沁都, 常繼米鹽醬豉之屬,

당질인 장익공 박사익(朴師益)은 강화도에 유수도 계시며 항상 쌀ㆍ소금ㆍ된장 등을 이어주셔서

 

得行饋奠[각주:3].

제사를 행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

 

王父位躋列卿, 而屢空如寒士.

조부께서는 지위가 경의 반열에 이르렀지만 자주 쌀독이 비어 빈한한 선비 같으셨다.

 

城西弊廬樸陋逼窄, 平生不易居.

성의 서쪽에 해진 집은 남루하고 좁고 작아 평생토록 거처를 옮기지 않으셨다.

 

嘗有頽圮甚處, 客請修葺之,

일찍이 무너짐이 심한 곳이 있어 객이 수리할 것을 청했는데

 

適除外任.

마침 외부 임지에 임명되셨다.

 

王父謂: ‘作守令而修室屋, 不可也.’已之.

조부께선 수령이 되어 집을 수리하는 건 옳지 못하다라고 말씀하셨다.

 

通津薄田, 海溢堰缺,

통진의 척박한 밭이 해일로 언덕이 무너져

 

方築之, 適拜畿伯.

곧 쌓으려 했는데 마침 경기도의 관찰사로 임명되셨다.

 

又謂: ‘作道伯而治農庄, 不可也.’

또한 관찰사가 되어 농장을 돌아보는 건 옳지 못하다.’라고 말씀하셨다.

 

送人停其役.

사람을 보내 그 일을 정지시켰다

 

客恨之曰: ‘爲方伯守宰,

객은 한스러워하며 말했다. ‘관찰사와 수령이 되는 건

 

將以撥貧也, 如公家則反有害焉.’

장차 가난을 떼쳐버리려는 것인데 공의 집안 같은 경우는 도리어 손해만 있다.’

 

傳以爲笑.

이야기가 전해져 미소를 짓게 했다.

 

其時士大夫, 亦多廉白立家,

이때의 사대부는 또한 많이들 청렴결백으로 집안을 세웠지만

 

而吾家規模, 在當時亦以太過稱之.

우리 집의 법도는 당시에 있어서 또한 너무 지나치다고 일컬어졌다.

 

然而猶避名不居.

그러나 오히려 명성을 피하며 자처하진 않으셨다.

 

外邑例有饋問[각주:4], 時方屢空,

여러 고을에서 물품을 보내 안부를 묻곤 했는데 시방에 자주 쌀독이 비어

 

分裂其腒鱐之屬, 以代朝饍.

말린 꿩고기와 말린 물고기의 부류를 찢어서 아침 반찬을 대신하셨다.

 

或言: ‘何不賣之, 換米以炊?’

혹자는 어째서 그것들을 팔아서 쌀로 바꿔 밥할 불 때지 않는가?’라고 말한다.

 

王母大駭之曰:

조모는 크게 놀라며 말씀하셨다.

 

卿宰家, 豈可使市上人知其貧乎?’

벼슬하는 집안에서 어찌 저자의 사람들에게 그 집이 가난하다는 걸 알게 하겠는가?’

 

凡此皆子孫之所不可不知.

무릇 이것은 모두 자손이 알지 않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吾家歷數十世, 淸素如此,

우리 집안은 수 십 대에 걸쳐 청빈하고 검소함이 이와 같으니

 

此殆天之所畀付者耳.

이것은 거의 하늘이 부여해준 것일 뿐이다.

 

吾雖望爾曹衣煖食飽,

나는 비록 너희들이 옷을 따뜻하게 입고 밥을 배불리 먹길 바라지만

 

富樂安逸必不可得,

부귀와 안락과 안일을 반드시 추구해선 안 되니,

 

但願大家不絕讀書種子耳.”

다만 사대부 집안으로 독서하는 후손들이 끊이지 않길 원할 뿐이다.”

 

 

인용

목차

 

 

 

 

  1. 칠원 윤씨(1662~1726). 연암의 증조부인 박태길의 계비(繼妃)이다. 박태길은 전처 해주 최씨와의 두 딸을 두었으며, 윤씨와의 사이에 필린(弼麟)ㆍ필균(弼均) 두 아들을 두었다. 이 중 필균이 연암의 아버지다. [본문으로]
  2. 여묘(廬墓):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 무덤 옆에 초막을 짓고 그곳에 살며 3년상을 지내는 것. [본문으로]
  3. 궤전(饋奠): 염습(殮襲)때부터 장사(葬事)때까지 아침저녁으로 신위(神位) 앞에 올리는 제물(을 갖추어 제사하다) [본문으로]
  4. 궤문(饋問): 물품을 보내고 안부를 물음 [본문으로]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