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과부의 탄식
과부탄(寡婦歎)
박윤묵(朴允默)
| 噫彼寡婦路傍哭 | 아! 저 과부 길가에서 통곡함에 |
| 呼天叫地身顚覆 | 하늘에 울부짖고 땅에 절규하며 몸을 가누질 못하다가 |
| 忽復呑聲聲不出 | 문득 다시 소리를 삼켜 소리가 나오지 않으니 |
| 滿裳龍鍾血和淚 | 치마 가득 실의한 채1 피가 눈물과 섞였네. |
| 臨歧住筇不忍去 | 갈림길에 임해 지팡이 짚고 가다가 차마 떠나지 못하고 |
| 爲問空山此何女 | 물었네. “빈산에 어떠한 사연을 가진 여자인가?” |
| 作氣仰視公是誰 | 의기를 내고 우러러 보며 말하네. “공은 뉘시오? |
| 煩公聽我此一語 | 번거롭더라도 공은 나의 이 한 마디 말 들어보시오. |
| 十五嫁作農人婦 | 15살에 시집 와 농부의 아내가 되어 |
| 夫婦耦耕田數畒 | 부부 직접 농사지으니 밭은 몇 이랑이죠. |
| 長夏隆冬僅糊口 | 긴 여름이나 냉혹한 겨울에 겨우 입에 풀칠하며 |
| 勞筋苦骨無不有 | 근력을 수고롭게 하고 뼈를 괴롭힘이 있지 않음이 없었죠. |
| 今春夫婿餓而死 | 올해 봄 남편이 굶주려 죽어 |
| 眼前惟有一子耳 | 눈앞에 오직 한 자식만 있을 뿐이었죠. |
| 昨者未暮採薪去 | 그 자식은 어제 저물지 않았을 때 땔나무 캐러 갔다가 |
| 爲乕囕死前山裏 | 앞산 속에서 호랑이에게 물려 죽임을 당했어라. |
| 孑孑此身寡又獨 | 혈혈한 이 몸 과부인데다 혼자이기만 하니 |
| 與誰依賴爲生理 | 누구와 함께 의지하며 생계2를 도모하겠어요. |
| 况復冬候漸迫近 | 하물며 다시 겨울 기후가 점점 임박해오는데 |
| 夫布兒布將何以 | 남편의 身布과 아이의 신포3, 장차 어찌 하나요?” |
| 一行徒御傾聽之 | 일행으로 도보하는 사람이나 수레 모는 사람이나 경청해보니 |
| 莫不惻然爲蹙眉 | 측은하지 않음이 없어 미간이 찡그려질 정도였다. |
| 平薪歸客倍霑巾 | 평신4에서 돌아가는 나그네 두 배로 수건을 적시고 |
| 慰諭不可容言辭 | 위로하여 달래려 하더라도 말로 형용할 수 없었네. |
| 回頭荒村雨冥冥 | 고개 돌려보니 황량한 마을에 비만 부슬부슬 내리니 |
| 正是山哀浦怨時 | 이것이 바로 산도 슬프고 포구도 원망스런 때로구나. 『存齋集』 卷之十一 |
인용
- 용종(龍鍾): 늙고 병든 모양. 실의한 모양 [본문으로]
- 생리(生理): 생계. 당(唐)나라 두보(杜甫)의 「춘일강촌시(春日江村詩)」에 "어려움은 생리(生理)에 어둡기 때문이니 표박하여 지금에 이르렀다.〔艱難昧生理 飄泊到如今〕"라고 하였음. 또는 생활의 방도, 사는 도리로 쓰이기도 한다. [본문으로]
- 신포(身布): 조선 말기, 평민이 신역 대신에 바치던 무명이나 베 [본문으로]
- 평신(平薪): 충청도 서산(瑞山)에 있는 진(鎭)의 소재지. 태안반도의 북쪽으로 현재 서산군 대산면에 있었다. 시인이 평신진의 첨사(僉事)로 있다가 임기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본문으로]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한시놀이터 > 서사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홍석모 - 파옹행(破甕行) (0) | 2021.08.12 |
|---|---|
| 과부탄(寡婦歎) - 해설. 죽은 남편과 자식의 세금을 걱정하는 아낙 (0) | 2021.08.12 |
| 이학규 - 기경기사(己庚紀事) 전문 (0) | 2021.08.12 |
| 기경기사(己庚紀事) - 해설. 가뭄을 인재의 측면으로 다루다 (0) | 2021.08.12 |
| 기경기사(己庚紀事) - 북풍(北風) (0) | 2021.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