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박윤묵 - 과부탄(寡婦歎)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박윤묵 - 과부탄(寡婦歎)

건방진방랑자 2021. 8. 12. 13:05
728x90
반응형

과부의 탄식

과부탄(寡婦歎)

 

박윤묵(朴允默)

 

噫彼寡婦路傍哭 ! 저 과부 길가에서 통곡함에
呼天叫地身顚覆 하늘에 울부짖고 땅에 절규하며 몸을 가누질 못하다가
忽復呑聲聲不出 문득 다시 소리를 삼켜 소리가 나오지 않으니
滿裳龍鍾血和淚 치마 가득 실의한 채[각주:1] 피가 눈물과 섞였네.
臨歧住筇不忍去 갈림길에 임해 지팡이 짚고 가다가 차마 떠나지 못하고
爲問空山此何女 물었네. “빈산에 어떠한 사연을 가진 여자인가?”
作氣仰視公是誰 의기를 내고 우러러 보며 말하네. “공은 뉘시오?
煩公聽我此一語 번거롭더라도 공은 나의 이 한 마디 말 들어보시오.
十五嫁作農人婦 15살에 시집 와 농부의 아내가 되어
夫婦耦耕田數畒 부부 직접 농사지으니 밭은 몇 이랑이죠.
長夏隆冬僅糊口 긴 여름이나 냉혹한 겨울에 겨우 입에 풀칠하며
勞筋苦骨無不有 근력을 수고롭게 하고 뼈를 괴롭힘이 있지 않음이 없었죠.
今春夫婿餓而死 올해 봄 남편이 굶주려 죽어
眼前惟有一子耳 눈앞에 오직 한 자식만 있을 뿐이었죠.
昨者未暮採薪去 그 자식은 어제 저물지 않았을 때 땔나무 캐러 갔다가
爲乕囕死前山裏 앞산 속에서 호랑이에게 물려 죽임을 당했어라.
孑孑此身寡又獨 혈혈한 이 몸 과부인데다 혼자이기만 하니
與誰依賴爲生理 누구와 함께 의지하며 생계[각주:2]를 도모하겠어요.
况復冬候漸迫近 하물며 다시 겨울 기후가 점점 임박해오는데
夫布兒布將何以 남편의 身布과 아이의 신포[각주:3], 장차 어찌 하나요?”
一行徒御傾聽之 일행으로 도보하는 사람이나 수레 모는 사람이나 경청해보니
莫不惻然爲蹙眉 측은하지 않음이 없어 미간이 찡그려질 정도였다.
平薪歸客倍霑巾 평신[각주:4]에서 돌아가는 나그네 두 배로 수건을 적시고
慰諭不可容言辭 위로하여 달래려 하더라도 말로 형용할 수 없었네.
回頭荒村雨冥冥 고개 돌려보니 황량한 마을에 비만 부슬부슬 내리니
正是山哀浦怨時 이것이 바로 산도 슬프고 포구도 원망스런 때로구나. 存齋集卷之十一

 

 

 

 

인용

목차

해설

 

 
  1. 용종(龍鍾): 늙고 병든 모양. 실의한 모양 [본문으로]
  2. 생리(生理): 생계. 당(唐)나라 두보(杜甫)의 「춘일강촌시(春日江村詩)」에 "어려움은 생리(生理)에 어둡기 때문이니 표박하여 지금에 이르렀다.〔艱難昧生理 飄泊到如今〕"라고 하였음. 또는 생활의 방도, 사는 도리로 쓰이기도 한다. [본문으로]
  3. 신포(身布): 조선 말기, 평민이 신역 대신에 바치던 무명이나 베 [본문으로]
  4. 평신(平薪): 충청도 서산(瑞山)에 있는 진(鎭)의 소재지. 태안반도의 북쪽으로 현재 서산군 대산면에 있었다. 시인이 평신진의 첨사(僉事)로 있다가 임기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본문으로]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