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기경기사(己庚紀事) - 북풍(北風)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기경기사(己庚紀事) - 북풍(北風)

건방진방랑자 2021. 8. 12. 12:40
728x90
반응형

불내고 도적질한 놈들 따로, 고초 겪는 이들 따로

북풍(北風)

 

 

北風, 哀湖南民也.

북풍시는 호남민을 애도한 시다.

 

有偸夜縱火府西邨落,

어떤 도적이 밤에 부락 서쪽 촌락에 불을 지르고

 

乘其擾嚷, 悉偸邨民儲蓄而去.

요란스러움을 타서 모두 촌민이 모아놓은 것을 훔쳐 달아났다.

 

時有湖南流匃十餘輩,

이때 호남의 유리걸식하는 10여 무리가 있어

 

泊舟依南湖口,

배를 정박하고 남쪽 호수 입구에 기거하고 있었는데

 

府之偵偸者, 悉逮繫府獄,

부락의 도적을 정탐 나온 이가 모두 체포하여 부락의 가막소에 묶어두고서

 

箠楚備至, 冤苦無所謈訴焉.

회초리질이 몹시도 심하게 했지만 원통한 괴로움을 하소연할 곳이 없었다.

 

北風何烈烈 熛火獵通衢 북풍이 왜 그리 맹렬하여 불똥과 불이 네거리까지 번지게 했던가?
哀哉十室邨 衆噪如鴉烏 슬프다! 열가구의 촌락의 여럿 시끄럽기가 까마귀 같네.
汲水反破盎 拽屋跌復蘇 물 긷느라 도리어 동이가 깨뜨리고 집으로 끌어오느라 넘어졌다 다시 일어났다가.
所幸各逃生 十口聚路隅 다행인 것은 각각 도망쳐 살아남아 열 가구가 길 모퉁이에 모였다네.
辛勤待日出 次第尋所須 힘겹게 해뜨길 기다려 차례대로 필요한 것 찾아보지만
囊箱與甔石 觸目皆虗無 주머니, 상자와 쌀독[각주:1] 눈 닿는 것이 모두 비어있네.
嗟嗟梁上子 闞人之嚾嘑 아아! 양상군자들이[각주:2] 남의 시끄러움을 엿보다가
乘間逞其手 擔負以亡逋 틈을 타서 솜씨를 맘껏 부려 메고 지고 도망쳤구나.
維時十數客 自言流亡徒 이때에 수십명의 나그네 스스로 말하네. “유리걸식하는 무리여라.
去夏湖南旱 擧族浮江湖 작년 여름 호남이 가물어 온 가족이 강호에 떠다녔죠.
朝出或乞飯 暮出或賣襦 아침에 나와 혹 밥 빌고 저녁에 나와 혹 저고리 팔았어요.”
顔色半痿黃 跬步猶喙吁 안색엔 반쯤 누렇게 떴고 반걸음 걷는 데도 오히려 숨 가빠하네.
炰烋府中校 顧眄如雄貙 사납고 거들먹거리는[각주:3] 부락의 군교들은 돌아보고 곁눈질하길 거친 맹수 같이 하며
投索紲其肢 持棓敲其膚 노끈 던져 사지를 묶고 몽둥이 가져다 살을 때려대며
言此大賊虜 踪跡極睢盱 이 큰 도둑놈들, 종적이 매우 눈꼴사납구나.’라고 하네.
黃昬府中譁 驅迫及闉闍 저물녘까지 부락이 시끄럽고 구박하는 소리가 읍내까지 이르니
妻亦乞爲婢 兒亦乞爲奴 아내는 또한 노비가 되겠다고 빌고 아이는 또한 머슴이 되겠다고 빌면서
所願略寬恕 喘息延朝晡 원하는 것은 대략 너그러이 용서해주어 겨우 붙은 숨을 아침저녁의 짧은 시간이나마 연명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하네.
天乎不可問 人乎不可誣 하늘이여, 물어볼 수 없구나. 사람이여 속일 수 없구나.
哀聲與啜泣 適以充其娛 슬픈 소리와 삼키는 울음은 다만 구경거리로 충당하는 구나.
維昔聖王心 不獲慮一夫 아 예적 성왕의 마음은 한 지아비도 얻질 못할까 염려했다는데
冤苦有如此 懷哉長鬱紆 원통한 괴로움이 이와 같으니 그리워라! 길이 답답하게 얽힌 내 마음이여.

 

 

 

 

 

 

인용

전문

해설

 

 

  1. 담석(甔石): 소량의 식량(食糧)으로, 가난하여 주린 배를 채우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소식(蘇軾)의 「걸부증유계손장(乞賻贈劉季孫狀)」 시에, "금년 5월에 관소에서 졸하였는데, 집에는 담석이 없어서 처자식들이 추위에 떨고 굶주려 있었다[今年五月卒於官所 家無甔石 妻子寒飢]." 하였다. [본문으로]
  2. 양상군자(梁上君子): 도적을 지칭한 것임. 후한(後漢) 진식(陳寔)이 태구장(太丘長)으로 있을 적에 밤에 도적이 그 실내에 들어가 들보 위에 숨어 있었다. 진식은 가만히 보고서 자손(子孫)을 훈계하기를, “무릇 사람이 스스로 힘쓰지 않아서는 안 된다. 착하지 못한 사람도 본시 악한 것이 아니고 버릇이 습성화되어서 마침내 그렇게 된 것이니, 저 양상(樑上)의 군자도 이와 같다.” 하니 ‘도둑이 듣고 놀라서 땅에 떨어졌다.’ 함. [본문으로]
  3. 포휴(炰烋): 『시경』 대아(大雅) 「탕(蕩)」에 "문왕이 말씀하시기를 '아, 너희 은상 사람아! 너희는 수도에서 포효하여 백성이 원망하는 일을 거두어 덕으로 여긴다[文王曰咨 咨女殷商 女炰烋于中國 斂怨以爲德].'" 하였는데, 주자의 주에 "포효는 기세가 건장한 모습이다." 하였다. [본문으로]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