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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 - 종어요(種菸謠)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황현 - 종어요(種菸謠)

건방진방랑자 2021. 8. 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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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심는 노래

종어요(種菸謠)

 

황현(黃玹)

 

大雨一夜川流洪 폭우가 한 밤에 내려 내가 홍수처럼 흐르고
霮䨴三日因濛濛 구름 가득 흙비 사흘째 내려 어둑어둑하네.
秧務如焚村無傭 모내기 힘쓰길 불살라야 하는데 마을엔 품팔이 없는데
何人獨向山雲中 어떤 사람 홀로 산 구름 속으로 향하는가?
雉驚格格叢莾翻 꿩은 놀라 지저귀며 떨기 속으로 날아가니
蓬藟萬朶眞珠紅 쑥과 등나무의 뭇 가지들 참으로 진주처럼 붉구나.
一擔就安松根上 한 번 메고 나아가 소나무 뿌리 위에서 편안한데
猫耳戢戢靑筠籠 고양이 귀처럼 푸른 대나무 떨기는 쑥쑥 자랐네.
石崖坡坨不辨畝 벼랑 언덕엔 밭 분별이 안 되어
瓦壟千疊迷溝縫 기와 같은 언덕은 겹겹한데 도랑이 이어진 듯 흐리멍덩하네.
無袖布襦半膝褌 소매 없는 모시 저고리에 무릎 반만 가린 잠방이 입고
嗚嗚獨自歌相舂 아아~ 홀로 스스로 노래 부르며 서로 주고받네.
心忙手嫺不用鋤 마음 바쁘지만 손은 한가로이 호미 쓰지 않고
指夾拳築何精工 손가락에 끼고 주먹으로 쌓아가니 어째서 정밀하고 기교로운가?
過時寧揀根苗脆 때가 지나니 어찌 뿌리가 약하다고 가리겠는가?
善生不怕沙土鬆 잘 나서 가득 쌓인 모래흙에도 두렵지 않다네.
一根一手田如海 한 뿌리에 한 손, 담배밭은 바다 같고
始起杳然如難終 처음으로 일어서니 아득히 끝이 없는 것 같지.
半生蓄我爪甲 반 평생 나는 손톱만한[각주:1] 예리함을 길렀으니
頃刻見此籃子空 잠깐 사이에 이 바구니 속이 비었음을 보게 되네.
蝦蟆呑月輪蝕入 개구리[각주:2] 달 삼키듯 달을 좀 먹어 들어가니
郭索奔泥旁行窮 게가 분주히 붙어가다가 옆의 행로가 막혔네.
地黑葉靑靑漸多 땅은 검고 잎은 푸른데 푸름이 점점 짙어져
蝶翅萬片粘春叢 나비 날개의 일만 조각이 봄 꽃떨기에 엉겨붙네.
百歲枯樹山鵲噪 백년의 고목나무가 있는 산엔 까치가 지저귀고
午日微綻來霽風 낮 해에 조금 꽃이 피자 갠 바람 불어오네.
風便細喉悄欲斷 바람결에 곧 가는 목구멍에서 고요했다가 끊어지려 하니
農謳遠近無南東 농부의 노동요 멀고 가까이 남쪽과 동쪽이 따로 없네.
我亦十年爲佃客 나는 또한 10년 동안 소작민[각주:3]이 되어
秧秧麥麥人之同 모내기 할 때 모내기하고 김맬 때 김매어, 남들과 같이 했었네.
秋熟要盡公私稅 가을에 익으면 공사의 세금을 요구 받은 걸 다 바치니
磬室依舊豐非豐 빈집[각주:4]은 예전과 같아 풍년이도 풍년이 아니라네.
自種菸艸田於山 스스로 산의 밭에 담배풀 심어
柴門犬老氂蒙茸 사립문의 늙은 개는 꼬리만 흔들흔들.
但得年年菸價翔 다만 해마다 담배값 치솟을 수 있다면
肯羡三百囷廛 기꺼이 남의 삼백균 창고의 모은 것을 부러워하랴?
痴氓免餓眞好命 어리석은 백성은 굶주림 면하는 것이 참으로 운명을 좋아하는 것이니
水田莫笑山田農 농부는 산에서 담배농사 짓는 이들을 비웃진 마시라.梅泉集卷一

 

 

 

 

인용

목차

작가 이력 및 작품

해설

 

 
  1. 조갑(爪甲): 손톱 또는 발톱 [본문으로]
  2. 하마(蝦蟆): 양서류 청개구릿과에 속한 종 [본문으로]
  3. 전객(佃客): 예전에, 지주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고 소작료를 치르던 농민 [본문으로]
  4. 현경실(懸磬室) : 아무것도 없는 집을 가리킨다. 『국어(國語)』 「노어(魯語」)에 "노(魯) 나라의 창고가 텅 비어서 마치 틀에 매달려 있는 경쇠와 같다." 했으므로 이른 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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