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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하 - 조술창옹 장옹가(助述倉翁 醬瓮歌)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신광하 - 조술창옹 장옹가(助述倉翁 醬瓮歌)

건방진방랑자 2021. 8. 1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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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호란에 오랑캐를 물리치고 장독을 지킨 이의 이야기

조술창옹 장옹가(助述倉翁 醬瓮歌)

 

신광하(申光河)

 

我行助述萬山中 나는 조술창[각주:1]의 뭇 산 속을 가다가
野宿村家逢老翁 야외의 시골집에서 묵었는데 할배를 만났네.
翁言家有老醬瓮 할배가 말하네. “집에 묵은 장독이 있는데
六世相傳安屋東 6대에 서로 전해져 곧 집의 동쪽에 있지요.
憶昔丙子國大亂 생각건대 옛날 병자년에 나라가 크게 어지러워
咸關北南迷犬戎 함관령(咸關嶺)의 북쪽과 남쪽이 오랑캐에 당하여
夜蹋鐵嶺三丈雪 밤에 철령 세 길이의 눈을 밟아 넘어오니
千村萬落人烟空 온 마을과 여러 촌락에 사람과 밥짓는 연기 사라졌죠.
走入翁家先擊瓮 할배집에 달려 들어가 먼저 장독을 치니
翁祖八十鳴桑弓 할배 여든 살에 뽕나무 활을 당겼어라.
一箭中胡胡走哭 한 화살이 오랑캐에 맞아 오랑캐는 도주하며 통곡하니
此瓮不動丘山同 이 장독은 언덕과 산과 함께 움직이지 않아
百餘年來不移石 100여년이래 바위처럼 움직이지 않으니
扶持乃與神靈通 부지한 것은 곧 신령과 통해서이겠죠.”
我聞其語驚且疑 내가 그 말을 듣고 놀라고 또한 의아하였으니
无乃變化蒼精龍 푸른 정기의 용이 변화한 것이지 않을까.
贔屭峍屼多空穴 거북의 등짝처럼 갈라져 있기도 민둥하기도 하며 구멍이 많으니
雷雨黯慘愁天公 번개가 치고 비 내릴 땐 깜깜하여 하느님을 근심케 하네.
醬汁瀜結隱波浪 장이 발효되니 은은한 물결쳐
細看匪石亦匪銅 세세히 보면 바위도 아니지만 또한 청동도 아니라네.
尋思陶家埏埴初 생각해보니 도공(陶工)이 진흙 빚을 초기에
豈知得全風塵訌 어찌 바람과 티끌의 어지러움에 온전할 수 있을 줄 알았으리오?
社稷蒼黃城闕空 사직은 급작스럽고[각주:2] 성과 궁궐은 비어
南漢仗殿多烈風 남한산성(南漢山城)의 장전에 매서운 바람 많았네.
城中大屋夜吹角 성 가운데 큰 집에서 밤에 뿔피리 불고
烟火直欲燒蒼穹 횃불이 곧장 푸른 하늘을 태우려 하는 듯하네.
文物衣冠盡塗炭 문물과 의관이 모두 도탄에 빠졌고
帷帳珠玉委崆峒 휘장과 주옥이 골짜기에 버려졌네.
鳴呼翁能却胡瓮獨保 ! 할배는 오랑캐를 물리치고 장독을 홀로 보호할 수 있었도다.
世世相守期无窮 대대로 서로 지켜 무궁함을 기약하리.
翁今有子子有孫 할배는 이제 자자손손이 있으니
瓮不自破豈有終 장독은 스스로 깨져 어찌 끝남이 있겠는가? 震澤文集 北遊錄5

 

 

 

 

인용

목차

해설

 

 

 

  1. 조술창(助述倉): 강원도 평강(平康)의 지명으로, 동북으로 1백 리인 유진면(楡津面)에 있다. [본문으로]
  2. 창황(蒼黃): '미처 어찌할 사이도 없이 매우 급작스러움'을 말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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