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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거사(柳居士) - 해설. 체제 밖 인물을 끌어들여 정치권력의 환멸을 담아내다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유거사(柳居士) - 해설. 체제 밖 인물을 끌어들여 정치권력의 환멸을 담아내다

건방진방랑자 2021. 8. 1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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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체제 밖 인물을 끌어들여 정치권력의 환멸을 담아내다

 

이 시는 야담으로 널리 전하는 유거사 이야기를 재료로 삼아 엮은 것이다.

 

유거사라는 인물은 초야에 묻힌 존재인데 유성룡의 숙부로 설정되어 있다. 유성룡은 임진왜란 때 탁월하게 능력을 발휘했던 재상으로 유명하지만, 그의 숙부는 일개 무명의 인사다. 그래서 바보 아재[癡叔]’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런 유거사가 실은 앞날을 내다보는 눈을 가진 이인이었다는 것이다. 그가 유능한 정승을 제거하고자 잠입한 왜놈 첩자를 물리치고 미구에 큰 전란이 있을 것을 예언했다는 것이 작품의 대략이다.

 

유거사 이야기는 동패낙송(東稗洛誦)청구야담(靑邱野談)등 야담집에 두루 실려 있다. 줄거리는 모두 대동소이하지만 문학적인 면에서 서사시 유거사(柳居士)는 보다 풍부하고 밀도 있게 구성되고 주제 사상도 심화시킨 것이다. 특히 휴거사와 중으로 가장한 왜첩이 만나서 대결을 벌이는 과정이 곡진하고도, 극적으로 그려져 있으며, 그 앞의 몇 장면이 또한 흥미롭다. 유거사는 서울로 올라온 이후 일부러 조카 정승과 한방에 거처하며, 줄을 이어 방문하는 금관자ㆍ옥관자 들을 관찰하고, 그네들의 언론을 엿듣는다. 다른 이본에서 못 보던 삽화다. 당시 관료배들의 인물을 살펴본 터인데 그의 안목에 모두 실망이었다. 그리고 서애 정승과 바둑을 두어 이긴 다음 서애 정승을 보고 그대는 바둑에나 국사에나 / 나와 겨룰 자 누구냐 자부할 테지 / 내 보기론 두 가지 다 / 마찬가지로 취할 점이 없네[公於棋與國 自謂孰敢與 二者以余觀 一般無可取].”라고 여지없이 질책을 한다.

 

동패낙송(東稗洛誦)에서는 유거사라는 인물을 유성룡에 연계시켜놓지 않았다. 유성룡에게는 숙부가 있지 않았다 하니 실재한 사실로 보기는 어렵다. 조카 정승이 유성룡이건 다른 누구건 작품의 취지로 보면 별로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요는 당시 국정을 맡은 벼슬아치들 일반이 무능했음을 비판했는 데 뜻이 있다. 그런데 안동지방은 어떤 영문인지 임진왜란 당시 왜군의 발길에 짓밟히지 않은 거의 유일한 고장이었다. 이런 사실에 근거하여 위의 이야기가 꾸며졌을 것이다.

 

유거사 이야기는 임진왜란을 겪고 난 이후 정치권력에 대한 환멸감 내지 비판의 소리, 그리고 체제 밖에서 인물을 기대하는 민심을 수용한 야담인데 이 시에서 주제 사상이 보다 심화된 것이다.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2, 창비, 2020, 134

 

1 유거사와 유성룡
2 유성룡을 찾아간 유거사는 그림자처럼 처신하다
3 유거사와 유성룡의 바둑 한 판 내기와 유거사의 이상한 제안
4 스님과의 거나한 술자리, 그리고 스님의 비밀

 

 

 

 

 

 

인용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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