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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거사(柳居士) - 4. 스님과의 거나한 술자리, 그리고 스님의 비밀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유거사(柳居士) - 4. 스님과의 거나한 술자리, 그리고 스님의 비밀

건방진방랑자 2021. 8. 1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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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님과의 거나한 술자리, 그리고 스님의 비밀

 

翌日果有僧 謁公洸洸武 다음날 과연 스님이 있어 공을 뵈는데 용감[각주:1]한 무사였으니,
公言方有事 無暇可接汝 상공이 말했네. “시방 일이 있어 당신을 접대할 겨를 없습니다.
家有一居士 室淸汝可去 집에 한 거사가 있으니 집이 깨끗해 당신이 가볼 만합니다.”
僧拜昂然退 幽窓來相叩 스님은 절하고 의연하게[각주:2] 물러나 깊은 창으로 와 서로 두드리니
居士倒屣迎 慇懃若親友 거사는 짚신을 거꾸로 신고 맞으며 은근히 챙기는 게 친구 같았고
云余無佳味 山肴與薄酒 말했네. “나에게 맛난 음식은 없고 산채소 안주와 묽은 술이 있소.”
自飮復勸僧 夜闌盡十卣 스스로 마시고 다시 스님에게 권하며 밤이 다하도록 열통을 마셨네.
僧醉席上倒 喉中酒半歐 스님이 곤드레만드레 자리 위에서 쓰러져 목구멍 속 술을 반이나 토하자
居士手拔刀 虹光十丈吐 거사는 손으로 칼을 빼니 무지개빛 10장을 쏟아냈고
飛身跨僧腹 氣勢猛如虎 몸을 날려 스님의 배에 걸터앉으니 기세 맹렬하기가 범 같아
眼睜飛電閃 聲厲巨雷吼 눈을 부라리니 날리는 섬광인 듯하고 소리 치니 벼락 치는 듯하네.
問僧何從來 汝豈非倭虜 물었네. “스님은 어디서 왔는가? 너는 어째서 왜구가 아닌 건가?
何人當爲將 何日事當擧 어떤 사람이 장수 되기에 마땅하며 어느 날에 일이 거사하기 마땅한가?
汝雖偵探我 我見汝肺腑 너는 비록 나를 염탐하려 하나 나는 너의 폐부까지 보니
無謂國無人 無或敢余侮 나라에 사람이 없다 말하지 말고 혹시라도 감히 나를 모욕주지 말라.
看我刄如霜 何難刌膾脯 나의 칼이 서리 같은 걸 보라 어찌 회 뜨고 포 뜨는 게 어렵겠는가?
嗟汝不足殺 一孤雛腐鼠 ! 너는 죽이기에도 부족한 놈으로 한 외로운 병아리와 부패한 쥐인 걸.
況我八路間 兵火亦天數 게다가 우리의 팔도는 전란이 또한 하늘이 준 운수이니
以我大心胸 饒汝命一縷 나의 큰 마음과 가슴으로 실낱 같은 네 목숨 남겨두겠네.
嶺南安東郡 人民僅萬戶 영남 안동군의 백성은 겨우 만 집으로
我家亦安東 家累百口有 우리 집 또한 안동에 있고 가족은 100명이니
一邑百里中 汝勿過師旅 한 고을의 100리 안으론 너의 군사들 지나가지 말라.
冥頑違吾言 汝吭當往斧 사리에 어두워[각주:3] 내 말을 어긴다면 너의 목구멍은 마땅히 가서 베리.”
僧起垂涕謝 再拜又稽首 스님은 일어나 눈물을 흘리며 사죄하고 두 번 절하며 또한 머릴 조아리며 말했네.
小僧名淸正 爲將將羣醜 소승의 이름은 청정이고 장수 되어 오랑캐 무리 거느리고 있으니
微公我不活 公言敢不受 공이 아니었다면 제가 살지 못했으리니 공의 말씀 감히 받지 않겠습니까?”
邇來壬辰難 生民死十九 가까운 시일에 임진왜란이 일어나니 백성은 9/10은 죽었음에도
獨一安東郡 晏然得安堵 유독 하나의 안동군만은 평온하게[각주:4] 안도할 수 있었네[각주:5]. 白華子集

 

 

 

 

인용

전문

해설

 

 

  1. 광광(洸洸): 굳센 것. 용감한 모양. [본문으로]
  2. 앙연(昻然): 거드럭거리는 모양. 의연한 모양. [본문으로]
  3. 명완(冥頑): 사리에 어둡고 완고함. [본문으로]
  4. 안연(晏然): ① 평온하다 ② 편안하다 ③ 안연하다 [본문으로]
  5. 안도(安堵): '담 안에서 편안하게 머물다'는 뜻으로, '걱정이나 근심이 사라져 마음이 편안해진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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