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한 시대를 풍미한 노래꾼 추월
추월가(秋月歌)
홍신유(洪愼猷)
湖西古百濟 遺俗好謳歌 | 충남은 옛날의 백제지역으로 남은 풍속은 노래 부르길 좋아해. |
有女名秋月 公州出妓家 | 어떤 계집애 이름은 추월인데 공주의 기생집에서 태어났네. |
十六善於歌 聲名聞京華 | 16살에 노래에 뛰어나니 명성이 서울에 소문 났다네. |
選入貴主宅 紅拂間綺羅 | 공주의 부마(駙馬) 집에 뽑혀 들어가니 비단 옷 입은 홍불 1 같았지. |
時有郢人歌 白雪恥里巴 | 이때에 언영((鄢郢)의 노래 2가 있어 「양춘백설(陽春白雪)」이란 노래로 「하리파인(下里巴人)」이란 노래를 부끄러워했네. |
歌從郢人習 一年洗淫哇 | 노래는 언영의 습속을 따르니 일 년에 음란함이 씻겨졌고 |
寤寐喉舌間 唱今三年多 | 오매불망 목구멍과 혀 사이로 이제 노래 부른 지 3년째로 많다네. |
林壑貞陵洞 溪石練戎衙 | 숲과 골짜기인 정릉의 동굴이나 시냇가 연융대에 |
淸夜滿天月 煖日千樹花 | 맑은 밤 하늘 달 가득할 때나 따스해 온꽃이 핀 때엔 |
西陽蕉葉扇 綾洛鶴脛車 | 파초잎 부채 든 임금의 근친인 서평(西平)군과 양평(陽平)군과 학다리 수레 탄 임금의 근친인 능창(綾昌)군과 낙창(洛昌)군 |
綺席咽絲管 錦幕酌流霞 | 화려한 자리에 관현악 울리고 금색 장막에 유하주 3 따르네. |
舞人匝紅裙 歌兒列金釵 | 춤추는 사람이 붉은 치마 두르고 노래하는 아이는 금색 비녀 나열하니 |
高雲忽不動 滿空碧嵯峨 | 높은 구름은 갑자기 움직이질 않고 하늘 가득 푸르름이 솟아나네. |
秋娘一曲歌 雲韶八音和 | 추월의 한 곡조 가락은 운소 4로 팔음에 조화로워 |
拂塵古莫愁 遶梁今韓娥 | 먼지 턴 예전의 막수나 대들보에 노래소리 남은 지금의 한아 5 같구나. |
自擬風流場 百年長豪奢 | 스스로 풍류의 장소여서 백년동안 길이 호사한 곳이라 생각했지만 |
世事飜奕棋 人生逝瀾波 | 세상일 바둑이나 장기처럼 뒤집혀 인생이 물결에 가네. |
連雲舊甲第 秋草夕陽斜 | 예전 지위 높은 집에 구름 연이어져 석양 비낀 곳에 풀 가을빛 나네. |
今人賤古調 所歌皆咬哇 | 지금 사람들은 옛 가락 천시해 노래하는 것이 모두 음란한 것이지. |
如齊方好竿 門外抱瑟過 | 제나라 왕이 우(竿)를 좋아하자 문 밖에 거문고 안고 지나갔는데 |
有如鍾期死 誰復識伯牙 | 종자기 죽으니 누가 다시 백아의 소리 알겠는가? |
悲意託楚謳 南國歸來些 | 슬픈 뜻을 초나라 노래에 부쳐 남국으로 얼마쯤 돌아오네. |
正似潯江舡 掩抑彈琵琶 | 바로 심강 배에 타고서 답답함에 비파를 타던 것 6과 같구나. |
中曲意慷慨 聽者皆悲嗟 | 가운데 곡조의 뜻이 가개하니 듣는 이들이 모두 슬퍼하고 탄식하네. |
浮世本如此 秋娘奈爾何 | 뜬 세상이 본래 이와 같으니 추월은 어이할 거나? 『白華子集抄』 |
인용
- 홍불(紅拂): 수당(隋唐) 시대의 여협(女俠)으로 이름이 장출진(張出塵)이다. 처음 수나라 말의 권상(權相)인 양소(楊素)의 시기(侍妓)였으나 양소를 알현하는 포의(布衣)의 이정(李靖)이 영웅임을 알아보고 이정과 함께 태원(太原)으로 달아났다고 한다. 《山堂肆考》 [본문으로]
- 영인가(郢人歌): 언영(鄢郢)은 초 나라 서울이다. 전국시대 초 나라 송옥(宋玉)의 '대초왕문(對楚王問)'에 나온 말을 인용한 것인데, 어떤 사람이 언영에서 노래를 부를 때 그가 하리파인(下里巴人)을 부르자 그에 화답한 자가 수천 명에 이르렀으나 양춘백설(陽春白雪)을 부르자 화답하는 자는 수십 명에 지나지 않았다 한다. [본문으로]
- 유하(流霞): 한 잔만 마셔도 몇 달 동안 배고픔을 모른다는 신선의 술 이름이다. 『논형(論衡)』 卷7 「도허(道虛)」 [본문으로]
- 운소(雲韶): 황제(黃帝)의 음악인 운문(雲門)과 우순(虞舜)의 음악인 대소(大韶)의 병칭으로, 전하여 궁중 음악을 가리킨다. [본문으로]
- 요량(遶梁): 옛날 한아(韓娥)가 제(齊) 나라에 갔다가 양식이 떨어지자 옹문(壅門)에 들러 노래를 불러서 밥을 얻어먹었는데, 그가 떠난 뒤로 그 노래의 여음(餘音)이 들보 사이에서 3일간 끊이지 않았다는 고사에서 온 말로, 즉 노래의 절묘한 여음을 뜻한다. 『열자(列子)』 「탕문(湯問)」 [본문으로]
- 당나라 백낙천(白樂天)이 심양(潯陽; 湓浦)에 귀양가 있을 때에 밤에 강 위에서 비파소리를 들었는데, 비파 타는 그 여인은 장안(長安)의 기생으로 상인(商人)에게 시집와서, 남편이 장사하러 간 사이에 비파로 시름을 하소연하는 것이었다. 백낙천이 시를 지어 주었다. [본문으로]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한시놀이터 > 서사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사사노거사가(金沙寺老居士歌) - 1. 조실부모하고 중이 된 사연 (0) | 2021.08.24 |
---|---|
추월가(秋月歌) - 해설. 예인의 활발한 활동과 퇴색해진 과정을 그리다 (0) | 2021.08.24 |
홍신유 - 달문가(達文歌) (0) | 2021.08.23 |
달문가(達文歌) - 해설. 풍부한 일화로 입체적으로 그려낸 달문 (0) | 2021.08.23 |
달문가(達文歌) - 4. 명성이 난 만큼 몸을 보전키 어려웠던 달문 (0) | 2021.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