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원의 문장관과 영향을 준 책에 대해
답위중립서(答韋中立書)
유종원(柳宗元)
2. 스승이란 말을 허여하지 않고 문장을 정의하다
스승이 된다는 것과 관례의 공통점
僕自謫過以來, 益少志慮, 居南中九年, 增脚氣病, 漸不喜鬧. 豈可使呶呶者, 早暮咈吾耳騷吾心? 則固僵仆煩憒, 愈不可過矣. 平居望外遭齒舌不少, 獨欠爲人師耳. 抑又聞之, 古者重冠禮, 將以責成人之道. 是聖人所尤用心也, 數百年來, 人不復行. 近者孫昌胤者獨發憤行之, 旣成禮, 明日造朝, 至外廷, 薦笏, 言於卿士曰: “某子冠畢.” 應之者咸憮然. 京兆尹鄭叔則, 怫然曳笏却立曰: “何預我邪,” 廷中皆大笑. 天下不以非鄭尹而怪孫子何哉? 獨爲所不爲也, 今之命師者大類此.
가르칠 만한 재주는 되지 않기에 그냥 내 입장을 말해주겠네
吾子行厚而辭深, 凡所作皆恢然有古人形貌, 雖僕敢爲師, 亦何所增加也? 假而以僕, 年先吾子, 聞道著書之日, 不後, 誠欲往來言所聞, 則僕固願悉陳中所得者. 吾子苟自擇之, 取某事去某事則可矣. 若定是非, 以敎吾子, 僕才不足而又畏前所陣者, 其爲不敢也決矣.
문장이란 도를 밝히는 것
吾子前所欲見吾文, 旣悉以陳之, 非以耀明于子, 聊欲以觀子氣色, 誠好惡何如也, 今書來言者皆太過, 吾子誠非佞譽誣諛之徒, 直見愛甚故, 然耳. 始吾幼且少, 爲文章, 以辭爲工, 及長, 乃知文者, 以明道. 固不苟爲炳炳烺烺, 務采色夸聲音, 而以爲能也. 凡吾所陳皆自謂近道, 而不知道之果近乎, 遠乎. 吾子好道而可吾文, 或者其於道, 不遠矣.
해석
스승이 된다는 것과 관례의 공통점
僕自謫過以來, 益少志慮,
제가 허물로 귀양을 온 이후로 더욱 의욕이 적어졌고
居南中九年, 增脚氣病,
남쪽에 살게 된 지 7년에 각기병이 더해져
漸不喜鬧.
점점 시끄러운 것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豈可使呶呶者,
그런데 어찌 시끄러운 사람들로
早暮咈吾耳騷吾心?
아침저녁으로 저의 귀를 거스르게 하고 저의 마음을 소란하게 하겠습니까?
則固僵仆煩憒, 愈不可過矣.
이러하다면 좌절하고 번뇌하여 저는 지낼 수 없을 것입니다.
平居望外遭齒舌不少,
평소에 생각지도 않은 구설수에 휩쓸린 게 적지 않았지만
獨欠爲人師耳.
유독 남의 스승이 되려한다는 구설수는 없었습니다.
抑又聞之, 古者重冠禮,
또한 들어보니 옛날엔 관례를 중시한 것은
將以責成人之道.
장차 성인의 도를 책임지운 것입니다.
是聖人所尤用心也,
이것이 성인이 마음을 쓴 이유였는데,
數百年來, 人不復行.
수백 년 이래로 사람들은 다시 행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近者孫昌胤者獨發憤行之, 旣成禮,
근래에 손창윤이란 사람이 홀로 발분하고 실행하여 이미 관례를 마쳤습니다.
明日造朝, 至外廷, 薦笏,
다음날 조정에 가서 외연(外延)에 이르러 홀을 올리고
言於卿士曰: “某子冠畢.”
경사들에게 “제가 관례를 마쳤습니다.”라고 말하니
應之者咸憮然.
응대하던 사람들이 모두 멍하게 있었습니다.
京兆尹鄭叔則, 怫然曳笏却立曰:
그러자 경조윤 정숙칙은 벌컥 화를 내며 홀을 끌고 물러서서는 말했답니다.
“何預我邪,”
“무엇이 나와 상관이 있는가?”
廷中皆大笑.
그러자 외연의 사람들이 모두 웃었다고 합니다.
天下不以非鄭尹而怪孫子何哉?
천하가 정윤을 비난하지 않고 손자를 기이하게 여긴 건 어째서입니까?
獨爲所不爲也,
홀로 하지 않았던 걸 했기 때문이니,
今之命師者大類此.
이제 스승이라 명명된 사람들은 크게 이와 비슷할 것입니다.
가르칠 만한 재주는 되지 않기에 그냥 내 입장을 말해주겠네
吾子行厚而辭深, 凡所作皆恢然有古人形貌,
그대는 행실이 온후하고 말이 심오하여 모든 작품이 모두 넓게 옛 사람의 모습이 있으니,
雖僕敢爲師, 亦何所增加也?
비록 제가 감히 스승이 된다 해도 또한 무엇을 더해주겠습니까?
假而以僕, 年先吾子,
가령 업으로 나간 게 제가 먼저라고 하고
聞道著書之日, 不後,
도를 듣고 책을 저술한 날이 늦지 않다고 하여
誠欲往來言所聞,
진실로 왕래하며 들은 것을 말해주길 바란다면
則僕固願悉陳中所得者.
저는 진실로 모두 얻은 것을 진술하길 원합니다.
吾子苟自擇之, 取某事去某事則可矣.
그대가 진실로 스스로 선택하여서 어떤 일은 취하고 버리신다면 괜찮겠습니다.
若定是非, 以敎吾子,
만약 시비를 정하여 그대를 가르쳐야 한다면
僕才不足而又畏前所陣者,
저는 재주가 부족하고 또한 전에 진술한 것도 두렵기만 하니,
其爲不敢也決矣.
감히 하지 못함이 분명합니다.
문장이란 도를 밝히는 것
吾子前所欲見吾文, 旣悉以陳之,
그대가 전에 보기를 바란 나의 문장은 이미 진술하였으니,
非以耀明于子,
그대에게 자랑하려 해서는 아니고
聊欲以觀子氣色, 誠好惡何如也,
겨우 그대의 기색이 진실로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어떤지를 보고자 해서입니다.
今書來言者皆太過,
이제 편지가 도착함에 말이 모두 크게 과장되었으니,
吾子誠非佞譽誣諛之徒,
그대는 진실로 영예로움을 꾸며대고 아첨하는 무리는 아닐 것이고
直見愛甚故, 然耳.
다만 사랑함이 심하였기 때문에 그러하셨을 것입니다.
始吾幼且少, 爲文章,
처음에 제가 어리고 젊어 문장을 지을 때엔
以辭爲工,
꾸며내는 것이 문장을 잘 하는 것이라 여겼지만
及長, 乃知文者, 以明道.
장성함에 이르러선 문장이란 도를 밝히려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固不苟爲炳炳烺烺,
이것은 진실로 구차하게 화려한 문장을 지어
務采色夸聲音, 而以爲能也.
채색에 힘쓰고 성음(聲音)을 과장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라 여기지 않습니다.
凡吾所陳皆自謂近道, 而不知道之果近乎,
제가 진술한 것이 스스로 도에 가깝다고 말하지만 도가 과연 가까운지,
遠乎.
먼지는 알지 못하겠습니다.
吾子好道而可吾文, 或者其於道,
그대가 도를 좋아하고 저의 문장을 괜찮다고 했으니 혹 도에서
不遠矣.
멀지는 않을 것입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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