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은 번쾌를 처리하여 후환을 남기지 말았어야 했다
고조론(高祖論)
소순(蘇洵)
2. 번쾌는 남겨두지 말았어야 했다
번쾌를 남겨둔 것은 큰 후환이다
呂后旣不可去, 故削其黨, 以損其權, 使雖有變, 而天下不搖. 是故以樊噲之功, 一旦遂欲斬之而無疑. 嗚呼! 彼獨於噲不仁耶.
且噲與帝偕起, 拔城陷陣, 功不爲少, 方亞父嗾項莊時, 微噲譙羽, 則漢之爲漢, 未可知也.
一旦人有惡噲, 欲滅戚氏者, 時噲出伐燕, 立命平ㆍ勃, 卽軍中斬之. 夫噲之罪未形也. 惡之者誠僞, 未必也. 且帝之不以一女子, 斬天下功臣, 亦明矣.
彼其娶於呂氏, 呂氏之族, 若産祿輩, 皆庸才, 不足恤, 獨噲豪健, 諸將所不能制, 後世之患, 無大於此矣.
번쾌가 그나마 일찍 죽어 다행이지
夫高帝之視呂后, 猶醫者之視菫也, 使其毒, 可使治病, 而無至於殺人而已. 噲死則呂氏之毒, 將不至於殺人.
高帝以爲是足以死而無憂矣, 彼平ㆍ勃者, 遺其憂者也.
噲之死於惠帝之六年, 天也, 使之尙在, 則呂祿不可紿, 太尉不得入北軍矣.
번쾌는 충분히 반역을 일으킬 사람이었다
或謂噲於帝最親, 使之尙在, 未必與産祿叛, 夫韓信ㆍ黥布ㆍ盧綰, 皆南面稱孤, 而綰又最爲親幸, 然及高帝之未崩也, 皆相繼以逆誅, 誰謂百歲之後, 椎埋屠狗之人, 見其親戚得爲帝王, 而不欣然從之耶.
吾故曰: “彼平ㆍ勃者, 遺其憂者也.”
해석
번쾌를 남겨둔 것은 큰 후환이다
呂后旣不可去, 故削其黨,
여후가 이미 제거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을 깎아
以損其權, 使雖有變,
권력을 덜어내 만약 비록 변란이 있더라도
而天下不搖.
천하가 흔들리지 않도록 했다.
是故以樊噲之功,
이런 까닭으로 공으로도
一旦遂欲斬之而無疑.
하루 아침에 마침내 그를 베고자 하고 의심하지 않았던 것이다.
嗚呼! 彼獨於噲不仁耶.
아! 저 홀로 번쾌에 대해서만 불인하단 말인가?
且噲與帝偕起, 拔城陷陣,
또한 번쾌는 고제와 함께 일어나 성을 점령하고 적진을 차지하여
功不爲少,
공이 적지 않았으며
方亞父嗾項莊時, 微噲譙羽,
아보 범증이 항장을 부추길 때에 당하여 번쾌가 항우를 꾸짖지 않았다면
則漢之爲漢, 未可知也.
한나라는 한나라가 되었을지 알 수가 없다.
一旦人有惡噲, 欲滅戚氏者,
하루아침에 어떤 사람이 번쾌를 나쁘다고 하고 척씨를 없애려 한다고 하니
時噲出伐燕, 立命平ㆍ勃,
이때에 번쾌는 나가 연나라를 정벌하는데 곧 진평과 주발에게 명하여
卽軍中斬之.
군중에 나가 그를 목 베개 했다.
夫噲之罪未形也. 惡之者誠僞,
대체로 번쾌의 죄는 드러나지 않았고 번쾌를 헐뜯은 사람의 진심과 거짓은
未必也.
기필하지 못했다.
且帝之不以一女子, 斬天下功臣,
또한 고제가 한 여자 때문에 천하의 공신을 베지 않았을 것이
亦明矣.
또한 분명하다.
彼其娶於呂氏, 呂氏之族,
범쾌는 여씨에게 장가들어 여씨의 가족 중
若産祿輩, 皆庸才, 不足恤,
여산(呂産)과 여록(呂祿)의 무리들은 모두 보잘 것 없는 재주로 걱정할 게 없고
獨噲豪健, 諸將所不能制,
홀로 번쾌는 호탕하고 굳건하여 여러 장수들이 제어할 수 없었으니
後世之患, 無大於此矣.
후세의 근심이 이보다 더한 게 없었다.
번쾌가 그나마 일찍 죽어 다행이지
夫高帝之視呂后, 猶醫者之視菫也,
대체로 고제가 여후 보기를 의원이 오두(烏頭) 보듯 하여
使其毒, 可使治病,
그 독으로 병을 치료하도록 하고
而無至於殺人而已.
사람을 죽이는 데엔 이르게 하지 않을 뿐이었다.
噲死則呂氏之毒, 將不至於殺人.
번쾌가 죽었다면 여씨의 독은 장차 사람을 죽이는 데엔 이르지 않으리라.
高帝以爲是足以死而無憂矣,
고제는 생각했다. ‘이것은 죽여 후환이 없기에 충분하다.’
彼平ㆍ勃者, 遺其憂者也.
저 진평과 주발은 후환을 남긴 사람들이다.
噲之死於惠帝之六年, 天也,
번쾌는 혜제 6년에 죽었던 것은 천운(天運)이었으니,
使之尙在, 則呂祿不可紿,
만약 아직도 살아있었다면 여록을 속일 수 없었을 것이고
太尉不得入北軍矣.
태위는 북군에 들어가지 못했을 것이다.
번쾌는 충분히 반역을 일으킬 사람이었다
或謂噲於帝最親,
혹자는 말한다. “번쾌가 고제에 있어 가장 친하니
使之尙在, 未必與産祿叛,
만약 아직도 살아있었다면 반드시 여산(呂産)과 여록(呂祿)과 배반하진 않았을 것이다.”
夫韓信ㆍ黥布ㆍ盧綰, 皆南面稱孤,
한신과 경포와 노관은 모두 남면하고 ‘고(孤)’라 칭하였고
而綰又最爲親幸, 然及高帝之未崩也,
노관은 또한 가장 친하고 총애하였지만 고제가 죽지 않음에 미쳐
皆相繼以逆誅,
모두 서로 이어 반역하다 죽었으니
誰謂百歲之後, 椎埋屠狗之人,
누가 100년 후에 유방 같이 사람을 죽여 땅에 묻는 사람【추매자(椎埋者): 방망이로 사람을 쳐죽여 매장한 잔인무도한 자. 여기서는 한(漢)의 고조(高祖)를 말한 것이다. 추매도구(椎埋屠狗). 소순(蘇洵), 「고조론(高祖論)」】과 번쾌 같이 개를 죽이는 사람이
見其親戚得爲帝王,
친척이 제왕이 되는 것을 보고
而不欣然從之耶.
기뻐하면서 따르지 않는다고 하겠는가?
吾故曰: “彼平ㆍ勃者, 遺其憂者也.”
나는 그러므로 “저 진평과 주발이란 사람은 후환을 남긴 사람이다.”고 말하는 것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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