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入謂郞曰: “始吾恥君子之辱臨弊族, 故辭禁爾. 今旣無隱, 敢布腹心.
且賤妾之於郎君, 雖曰非類, 得陪一夕之歡, 義重結褵之好. 三兄之惡, 天旣厭之, 一家之殃, 予欲當之. 與其死於等閑人之手, 曷若伏於郞君刃下, 以報之德乎?
妾以明日入市爲害劇, 則國人無如我何, 大王必募以重爵而捉我矣. 君其無怯, 追我乎城北林中, 吾將待之.”
現曰: “人交人, 彛倫之道, 異類而交, 蓋非常也. 旣得從容, 固多天幸. 何可忍賣於伉儷之死, 僥倖一世之爵祿乎?”
女曰: “郎君無有此言! 今妾之壽夭, 盖天命也, 亦吾願也, 郎君之慶也, 予族之福也, 國人之喜也. 一死而五利備, 其可違乎? 但爲妾創寺, 講眞銓, 資勝報, 則郎君之惠莫大焉.” 遂相泣而別.
해석
女入謂郞曰:
여자가 들어와 김현에게 말했다.
“始吾恥君子之辱臨弊族, 故辭禁爾.
“처음에 저는 군자가 욕되이 폐족에 임하는 걸 부끄러워했기에 짐짓 사양하고 금했을 뿐입니다.
今旣無隱, 敢布腹心.
이제 이미 숨길 수 없으니 감히 속마음을 펼치겠습니다.
且賤妾之於郎君, 雖曰非類,
또한 천한 제가 낭군에게 있어 비록 같은 부류는 아니라 하더라도
得陪一夕之歡, 義重結褵之好.
하루저녁의 즐거움을 모실 수 있었으니 의가 부부【結褵: 結縭라고도 하는데 향주머니를 채워 주는 것으로, 결혼을 뜻한다. 딸이 시집갈 때 어머니가 딸에게 경계의 말을 하며 향주머니를 채워 주었는데, 『시경』 「豳風 東山」에 “아가씨 시집가니, 누른 말과 얼룩말이로다. 어머니가 향주머니 채워 주니, 그 위의 성대하도다.之子于歸 皇駁其馬 親結其縭 九十其儀”라고 한 말이 보인다.】의 우호만큼이나 중요합니다.
三兄之惡, 天旣厭之,
세 오라버니들의 악행을 하늘은 이미 싫어해서
一家之殃, 予欲當之.
한 집 안의 재앙을 제가 감당하고자 하겠습니다.
與其死於等閑人之手,
못난 사람【等閑人: 等閑視 여김 받는 사람】 손에 죽기보다
曷若伏於郞君刃下, 以報之德乎?
어찌 낭군의 칼날에 죽어 덕을 갚는 것만 하겠습니까.
妾以明日入市爲害劇, 則國人無如我何,
제가 내일 저자로 들어가 사람을 심하게 해치면 나라사람들도 저를 어찌할 수 없어,
大王必募以重爵而捉我矣.
임금께선 반드시 중요한 직책을 내걸고 모집하여 저를 잡게 할 것입니다.
君其無怯, 追我乎城北林中, 吾將待之.”
그대는 겁내지 말고 성 북쪽 숲으로 나를 따라오시면 제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現曰: “人交人, 彛倫之道,
김현이 말했다. “사람과 사람이 사귀는 건 떳떳한 인륜의 도지만
異類而交, 蓋非常也.
다른 부류와 사귀는 건 대체로 일상적인 게 아닙니다.
旣得從容, 固多天幸.
그러나 이미 종용함을 얻었다면 진실로 대부분 하늘이 내린 행운입니다.
何可忍賣於伉儷之死, 僥倖一世之爵祿乎?”
어찌 차마 배필의 죽음을 팔아 요행히 한 세상의 작록을 얻겠습니까?”
女曰: “郎君無有此言!
호랑이 처녀가 말했다. “낭군은 이런 말을 마십시오!
今妾之壽夭, 盖天命也,
이제 제가 장수하느냐 요절하느냐 하는 건 대개 천명이고
亦吾願也, 郎君之慶也,
또한 제가 원하는 것이며, 낭군님에겐 경사이고
予族之福也, 國人之喜也.
우리 종족에겐 복이며 나라사람에겐 기쁨입니다.
一死而五利備, 其可違乎?
한 번 죽어 다섯 가지 이익이 갖춰지니 어길 수 있겠습니까?
但爲妾創寺, 講眞銓,
다만 저를 위해 절을 창건하고 참된 깨달음을 강론하셔서
資勝報, 則郎君之惠莫大焉.”
인과응보(因果應報)【勝報: 因果應報】를 힘입게 해준다면 낭군의 은혜는 이보다 큰 게 없습니다.”
遂相泣而別.
마침내 서로 눈물을 흘리며 이별했다.
인용
'역사&절기 > 삼국유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백월이성 노힐부득 달달박박(南白月二聖 努肹不得 怛怛朴朴) - 1화: 백월산의 위치와 이름의 유래 (0) | 2020.11.27 |
---|---|
삼국유사, 감통제칠 - 김현감호(金現感虎) (0) | 2020.11.27 |
김현감호(金現感虎) - 1화: 호랑이 처녀와 통정하여 그녀의 집까지 오다 (0) | 2020.11.27 |
삼국유사, 효선 - 향득사지할고공친(向得舍知割股供親) (0) | 2020.07.20 |
삼국유사 - 김알지金閼智 (0) | 2019.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