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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지(章臺枝) - 해설. 사회의 진상을 비추인 작품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장대지(章臺枝) - 해설. 사회의 진상을 비추인 작품

건방진방랑자 2021. 8. 1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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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사회의 진상을 비추인 작품

 

장대지(章臺枝)라는 이 작품은 병서(幷序)12수의 5언절구 연작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산문으로 씌어진 병서에서 사실서술과 함께 창작경위를 밝혀놓았다. 12수의 시편은 각각 독립적이면서 하나로 연계되어 있는데 장대지라는 작중의 주인공이 독백하는 형태다. 서사주체가 서정적 1인칭 화법을 쓴 것이라고 하겠다. 때문에 다분히 서정시적이지만 병서와 아울러 전체로서 서사시로 간주하게 된 것이다.

 

장대류 길가에 선 버드나무 봄바람 부는 이삼월에 이 몸은 나무의 한 가지라면 오직 한분만 꺾도록 하겠어요[章臺路傍樹 東風二三月 妾身比一枝 只許一人折].” 12수의 서사(序詞)에 해당하는 제1수에서 자신의 이름을 장대지라고 한 뜻이 드러나는 동시에 그녀의 비극적인 인생이 암시되고 있다. 노류장화(路柳墻花)라면 이미 누구나 꺾을 수 있는 것처럼 생각되듯 장대의 버드나무로 규정된 신세로서 오직 한분만 꺾도록 하겠다는 결심은 그 결심이 굳은 만큼이나 앞날은 어둡고 어렵게 마련이다. 시인은 그녀가 죽어가면서 원망을 했느냐고 묻는다. 젊은 나이로 기다림이 병이 되어 죽는데 혹자의 말처럼 장대지는 아무래도 원망이 없을 수 없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시인은 바로 이런 상식을 넘어 그녀를 이해하고 있다. “상사병 들어 죽은 게 아니랍니다[莫作相思死].”라고 완강하게 부인하며, 자기의 고향 앞에 흐르는 비류강과 뒤로 높이 솟은 열두 봉우리를 들어서 맹세하는 것이다. 다름 아닌 한 여성으로서 떳떳한 인간의 자아를 지킨다는 것이었다. 감정이 극도로 절제된 표현 속에 깊이깊이 새겨져 있다.

 

위당 정인보 선생은 일찍이 장대지(章臺枝)를 이광려의 작품 속에서도 우수작으로 손꼽으면서 다음과 같이 논평한 바 있다.

 

 

생각을 아득히 하여 저 정곡을 속깊이 더듬어가지고 다시 그중의 피나는 곳을 필묵에 옮긴 것이다. 한 일을 든 것이로되 사회의 진상(眞相)에 비추인다. ‘일진일체진(一眞一切眞)’이라는 말을 문인으로서는 더욱 깊이 생각하여야 한다. 어디서든지 참된 것을 잡으면 거기 딸리는 것은 참 아닌 것이 없다.

-정인보, 담예쇄록(談藝瑣錄), 동방평론(東方評論), 1932.4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2, 창비, 2020, 227

 

계기 버리지 않겠노라 약조했지만 끝내 함께 하지 못하다
1 그대에게만 꺾임을 허락했지만 그대 떠난 후론 만나지 못하죠
2 박명에도 그대 위해 정절 지키네
3 비류강처럼 변함없이 그대 곁에 있겠어요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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