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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저행(白紵行) - 해설. 모시옷에 비친 사별한 아내를 그리는 마음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백저행(白紵行) - 해설. 모시옷에 비친 사별한 아내를 그리는 마음

건방진방랑자 2021. 8. 18.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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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모시옷에 비친 사별한 아내를 그리는 마음

 

이 시는 남편으로서 사별한 아내를 그리는 감회를 나타낸 내용이다. 작자 채제공은 신미(辛未: 1751) 정월에 부인 오씨가 죽었다는 기별을 외지에서 들었다. 부인의 장례를 치른 그해 봄에 이 시를 지은 것이다.

 

시는 모시옷에 사연이 담겨 거기서 정회(情懷)가 우러나온다. 아내는 선비의 옹색한 살림에 모처럼 남편을 위해 모시옷감을 마련한다. 그래서 옷을 짓던 중 그만 병이 나서 남편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저 세상으로 떠나고 만 것이다. 이러한 사연이 작품의 전반부를 구성하고 있다. “식전 아침 빈방에서 모시옷 입어보니[朝來試拂空房裏]”부터 후반이 되는데, 그 옷을 마무리 짓게 된 경위는 과감히 생략한 것이다. 그리하여 곧바로 다 지어진 모시옷을 입어보고 아내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당신이 창문 앞에 앉아서 바느질하던 그 적에 어이 알았으리오! 내 그 옷 입는 걸 당신이 못 볼 줄[憶昔君在窓前縫 安知不見今朝着]”이라는 시인의 독백은 듣는 이의 마음까지 아프게 한다. 그리고 이 모시옷 낭군 몸에 한치 한푼 틀림없이 잘 맞다네[爲說穩稱郞身無罅隙].”라는 말을 황천의 아내에게 부디 전해주었으면 하는 끝맺음에서 아내에 대한 남편의 눈물겨운 사랑과 함께 여운을 느끼게 한다.

 

작품은 서사적 전개가 잔잔하고 간소하지만 외적 사건이 내적 정서를 풍부하게 일으켜 서사와 서정이 혼연(渾然)히 결합된 것이 특징이다.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2, 창비, 2020, 231

 

 

 

 

인용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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