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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옹행(破甕行) - 해설. 15세의 소년이 지은 독장사 이야기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파옹행(破甕行) - 해설. 15세의 소년이 지은 독장사 이야기

건방진방랑자 2021. 8. 1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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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15세의 소년이 지은 독장사 이야기

 

이 시는 독장사 주먹구구[甕算]’라는 민담을 차용한 것이다. 송남잡지(松南雜識)방언류(方言類)를 보면 옹산(甕算)이란 표제어 밑에 소설에 이르기를 가난한 사람이 기껏 독 한 개밖에 살 수 없었는데 마침 길에서 비를 만났다. 독 속에 들어 앉아서 셈하기를 이것 하나 팔면 하나가 둘이 되고 이익이 무궁하구나’. 드디어 춤을 추다가 독을 깨뜨리는 줄도 깨닫지 못했다. 지금 허황하게 계산하는 것을 일러서 옹산이라 하는데, 이 이야기에서 나왔다라고 기록했다. 성수패설(醒睡稗鐸)에도 이 내용이 재미나게 엮인 이야기로 수록되어 있다.

 

독장사 주먹구구혹은 독장사 경영이란 속담은 재물에 대한 욕망으로 헛되이 꾸는 꿈을 가리키는 데 쓰이지만, 이야기 자체는 돈을 매개로 한 교역이 발전하고 부의 추구에 열이 오른 시대 분위기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 작품은 바로 이런 민간의 이야기를 서사시 형식에 담았다는 데서 우선 의미를 갖는다. 서사시는 대체로 견문한 실사에 의거하고 잇으며, 야담에서 취재한 사례도 드물게 있다. 이처럼 민담을 작품화한 것은 특이하다. 그리고 관악산 기슭의 쌍호정을 서사의 배경으로 설정한 점도 주목된다. 서울 가까이 있는 옹기점이 그려져서 지역적 구체성이 느껴진다. 그런데 결구의 처리는 상투적이고 원숙하지 못하다.

 

이 시는 저작 연대가 1795년으로 당시 시인의 나이는 15세였다. 소년적 감수성에서 이야기의 신기함에 관심을 가졌으나 그 이야기에 내포된 역사적 의미를 인지할 수 없었기 때문에 범속한 교훈으로 마무리를 했다.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1, 창비, 2020, 405

 

 

 

 

인용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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