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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 - 승발송행(僧拔松行)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황상 - 승발송행(僧拔松行)

건방진방랑자 2021. 8. 1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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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때문에 고초를 당하던 스님들의 이야기

승발송행(僧拔松行)

 

황상(黃裳)

 

水軍節度務松政 수군 절도사께서 송정(松政)[각주:1]에 힘써서
臥送幕府嚴號令 막사에 누워 엄한 호령을 발하였네.
俊馬如龍靑障泥 준마는 용 같아 푸른 장니[각주:2]를 갖추고
踏盡折禽靑海倂 닿는 곳마다 모두 새 잡으며 완도를 누빈다네.
轉到禪樓坐如仙 옮겨 다니며 백련사에 이르러 앉으니 신선 같구나.
隱囊驕吸金絲煙 은낭[각주:3]에 교만하게 기대 금사련[각주:4]을 흡입하니
意氣干虹僧蒲伏 의기가 무지개 찌를 듯하니 스님들도 포복한다네.
咆哮誰耕松下田 포효하네. “누가 송산(松山) 아래 밭가는가?”
國之三政松居一 나라의 삼정[각주:5] 중에 송정이 제일에 위치하니
船備無如此樹賢 배를 갖추는 것으로 이 소나무보다 좋은 것 같은 게 없다네.
摘拔松根搜林數 소나무 뿌리 뽑은 것 적발하려 수풀을 수색하니
輿儓俯仰索情錢 여대[각주:6]가 우러르고 굽어보며 인정전(人情錢)[각주:7]을 찾아대네.
不意禪宮生鞭撻 백련사 사찰에 채찍과 매질이 생기리라 생각도 못했으니
合指山僧惟願活 산 스님들 합장하고서 오직 살려달라 애원하네.
春秋如此每年年 봄과 가을에 매년 이와 같고
其間許多橫枝拔 그 사이에 비낀 가지 뽑아내는 일 허다하네.
山如無松豈如斯 산에 만약 소나무 없었더라면 어찌 이와 같겠는가?
拔松議論無籐葛 그러니 소나무를 뽑자는 의론에 갈등이 없었다네.
可斧者斧鎌者鎌 도끼질 할 수 있는 사람은 도끼로, 낫질 할 수 있는 사람은 낫으로,
丰茸幼穉拔如髥 여린 무성한 어린 싹까지 수염처럼 뽑아대네.
僧拔松違師戒 스님이 소나무 뽑는 건 스님의 계행(戒行) 어기는 것이니
林樹蟲汝莫嫌 숲의 벌레들이 너희 미워하지 않으랴?
此事乃從苦緣起 이 일이 이에 괴로운 인연으로부터 일어난 것이니
損害生命豈可恬 생명을 덜어내고 해함에 어찌 맘 편안할꼬?치원유고(巵園遺稿)

 

 

 

 

인용

목차

정약용

해설

 
  1. 송정(松政): 예전에, 나라에서 소나무를 베지 못하게 금하는 일을 하는 정치를 말한다. [본문으로]
  2. 장니(障泥): 말다래로, 말의 배 양쪽에 늘어뜨려서 진흙 등이 옷에 묻는 것을 방지하는 도구이다. [본문으로]
  3. 은낭(隱囊) : 몸을 기대는 자루같이 생긴 도구임. [본문으로]
  4. 금사련(金絲煙): 만력 연간에 중국의 군대에서 유행하여 담배처럼 피었던 것을 말한다. [본문으로]
  5. 삼정(三政): 조선 때 국가 재정의 3대 요소인 전정(田政)ㆍ군정(軍政)ㆍ환곡(還穀). 전정은 전세(田稅)를 주로 하는 토지에서의 조세 제도(租稅制度), 군정은 병역을 치르는 대신 군포(軍布)를 바치는 보포제(保布制), 환곡은 가난한 농민에게 미곡을 대여해 주었다가 가을에 이식을 붙여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전부고(田賦考)ㆍ재용고(財用考)ㆍ시잡고(市雜考)」 [본문으로]
  6. 여대(輿儓) : 고대 중국에서 열 등급으로 나눈 백성들 중 가장 아래의 두 등급에 속하는 천민(賤民) 계급을 말한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소공(昭公) 7年에서 사람의 신분을 왕(王), 공(公), 대부(大夫), 사(士), 조(皁), 여(輿), 예(隷), 요(僚), 복(僕), 대(儓) 등 열 가지 계층으로 분류하였는데, 그 가운데 아랫 등급의 천민 계급을 말한다. [본문으로]
  7. 인정전(人情錢): 뇌물 형식으로 바치는 돈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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