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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자식을 유기한 어미를 보며 혹독한 정치의 이면을 그리다
이 시는 어떤 한 여인이 굶주리다 못해 두 어린 자식을 길가에 버리고 달아나서 마침내 호랑이에게 그 아이들이 잡아먹히는 끔찍한 사연을 그리고 있다. 어미가 제 자식을 유기(遺棄)한 결과 가장 참혹한 일이 발생하지만, 시인은 여자의 반인륜적 행동을 단죄하는 편이 아니다. 사랑하는 자식을 버리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굶주림’, 거기서 모순의 초점을 잡고 있다. 정치가 백성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도리어 혹독한 정사를 폈기 때문에 끝내 이런 지경에 이르렀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근원적으로 파헤치지 못하고 현재를 ‘밝은 조정[今朝庭煕]’으로 낙관한 나머지 이런 형편을 위에 알리는 데 시인의 임무를 설정하는 것으로 그쳤다.
시의 배경은 산촌의 추운 겨울, 저녁나절부터 이튿날 아침 사이다. ‘북풍이 벼랑을 짜개서 마을사람들이 자라처럼 움츠리고[北風高崖裂 居人憚涸寒 閉關縮如鱉]’ 들어앉은 것으로 시적 상황을 설정해서 ‘굶주린 여인’의 절박한 처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그리고 또 버려진 어린애들을 하필 호랑이가 잡아먹도록 만들어 주제를 더욱 충격적으로 드러내 호소력을 깊게 한 것이다.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 1권, 창비, 2020년, 59쪽
1 | 두 아이와 밥 빌러 온 아낙 |
2 | 버린 두 아들은 호랑이의 밥이 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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