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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 아이와 밥 빌러 온 아낙
山門日欲暮 北風高崖裂 | 산 어귀 1의 해 지려 하여 북풍 2이 높은 벼랑을 찢을 정도로 분다네. |
居人憚涸寒 閉關縮如鱉 | 마을사람은 얼어붙는[冱] 추위를 꺼려 문 닫고 자라처럼 움츠렸네. |
俄有扣門聲 餓婦面深黑 | 이윽고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니 굶주린 아낙의 얼굴이 매우 새카맸고 |
乳下挾兩兒 歲暮蒙絺綌 | 젖 아래 두 아이 끼었는데 세밑 3임에도 갈포 옷만 입었으며 4 |
手中無所携 不食已三日 | 손엔 가진 게 없어 굶은 지 이미 사흘째라네. |
小僮出門邊 黃薤和脫粟 | 머슴애 5가 문가로 나가 누런 염교에 현미밥 6을 섞어 줬지만 |
兒飢兩手持 母餐不可得 | 굶주린 아이 두 손으로 안고 있어 아낙은 음식을 잡을 수 없었기에 |
推兒置坐傍 取食納諸橐 | 아이를 밀어두고 곁에 앉아 음식 취해 전대에 넣네. |
- 산문(山門): 절 또는 절의 바깥문 / 산의 어귀 [본문으로]
- 북풍(北風): 겨울에 부는 바람 [본문으로]
- 세모(歲暮): 세밑, 한 해가 저물어 설을 바로 앞둔 때 [본문으로]
- 치격(絺綌): 고운 갈포(葛布)와 굵은 갈포를 뜻하는데, 『시경(詩經)』 패풍(邶風) 녹의(綠衣)에 "고운 갈포며 굵은 갈포여, 바람이 싸늘하게 불어오도다. 내가 옛사람을 생각하노니, 정말 내 마음을 알아주도다.[絺兮綌兮 凄其以風 我思古人 實獲我心]"라는 말이 나온다. [본문으로]
- 소동(小僮)=소시(小廝): 사환. 사동. 머슴애. 심부름꾼 아이. [옛날, 잡일을 맡아 보는 남자 아이] [본문으로]
- 탈속반(脫粟飯) : 껍질만 벗기고 쓿지는 않은 쌀, 즉 현미(玄米)로 지은 밥.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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