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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이행(石耳行) - 해설. 천길 낭떠러지에서 이익을 위해 석이 따는 인민의 삶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석이행(石耳行) - 해설. 천길 낭떠러지에서 이익을 위해 석이 따는 인민의 삶

건방진방랑자 2021. 8. 1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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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천길 낭떠러지에서 이익을 위해 석이 따는 인민의 삶

 

 

이 시는 천길 낭떠러지 위에서 석이버섯을 채취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서울 근교에 있는 도봉산 만장봉(萬丈峯)은 지금 보아도 깎아세운 듯 하늘 위로 우뚝하다. 시는 이러한 만장봉의 형상을 첫머리서 클로즈업시킨 다음, 거기에 자생하는 석이버섯으로 시선을 옮긴다. 그리하여 석이버섯의 이익을 탐내는 사람을 등장시키는 것이다. 이어 석이를 채취하는 위태로운 작업을 자세히 묘사하는데 그 아슬아슬한 가운데서 이익에 골몰하는 태도, 그러면서도 불안해 걱정하는 정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와 같이 특이한 제재를 취했지만 생활적ㆍ사회적 내용을 담지 했으며, 표현 구성이 힘차고 긴박감을 준다.

 

시인은 위험을 무릅쓰고 석이를 따는 것을 사회적 모순의 일부로 인식한다. 절벽 아래에 해골이 굴러다니는 줄 알면서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서 제 몸뚱이를 돌아볼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석이버섯 따라고 누가 이곳에 보냈는가[誰遣知此石耳美]”라는 마지막 구절은 체제적 모순 내지 정치당국의 탐욕 무능을 생각게 한다.

 

그러나 시인의 의식 저변에 소극적인 자세가 엿보인다. “재물에 빠진 백성 그도 죄를 물어야[嗚呼溺貨氓可罪]”된다고 이익 추구의 행위 자체를 죄악시하는 관점을 취한다. 백성이란 어쨌건 농토에 묶여 있어야 옳다는 발상인 것이다. 그럼에도 시인이 이익 추구 앞에서 모험적인 인민의 삶의 형상을 포착한 점은 흥미롭다.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1, 창비, 2020,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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