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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려 - 가자송실솔전(歌者宋蟋蟀傳) 본문

한문놀이터/인물

김려 - 가자송실솔전(歌者宋蟋蟀傳)

건방진방랑자 2019. 3. 3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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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송실솔과 공자 표의 음악친구 이야기

가자송실솔전(歌者宋蟋蟀傳)

 

김려(金鑢)

 

 

송실솔의 어릴 적 고군분투

宋蟋蟀, 漢城歌者也. 善歌, 尤善蟋蟀曲, 以是名蟋蟀.

蟋蟀自少學爲歌, 旣得其聲, 往急瀑洪春砯薄之所, 日唱歌, 歲餘惟有歌聲, 不聞瀑流聲.

又往于北岳, 縹緲惝惚而歌, 始璺析不可壹, 歲餘飄風不能散其聲.

 

실솔의 통달한 노래실력

自是蟋蟀歌于房, 聲在梁; 歌于軒, 聲在門; 歌于航, 聲在檣; 歌于溪山, 聲在雲間. 桓如鼓鉦, 皦如珠瓔, 嫋如烟輕, 逗如雲橫, 璅如時鶯, 振如龍鳴. 宜於琴, 宜於笙, 宜於簫, 宜於箏, 極其妙而盡之.

乃斂衣整冠, 歌于衆人之席, 聽者, 皆側耳向空, 不知歌者之爲誰也.

 

실솔과 마음이 잘 맞던 공자 표

時西平君公子, 富而俠, 性好音樂. 蟋蟀而悅之, 日與游. 蟋蟀, 公子必援琴自和之, 公子琴亦妙一世, 相得甚驩如也.

 

실솔의 골계미

公子嘗語蟋蟀: “汝能使我失琴不能和耶?” 蟋蟀, 乃曼聲爲, 後庭花之弄, 醉僧曲. 其歌曰: “長衫分兮, 美人褌. 念珠剖兮, 驢子紂. 十年工夫, 南無阿彌陀佛. 伊去處兮, 伊之去.” 唱纔第三章, 忽鐺然作僧鈸聲. 公子急抽撥叩琴腹, 以當之.

蟋蟀又變唱樂時調, 黃鷄曲, 至下章曰: “直到壁上, 所畵黃雄鷄. 折長嚨喉, 兩翼橐鼓. 鵠槐搖啼時游.” 仍作曳尾聲, 叫一大噱. 公子方拂宮振角, 治餘音, 泠泠未及應, 不覺手撥自.

公子問曰: “吾固失矣. 然爾之初爲鈸聲, 又一大噱者何?”

蟋蟀: “僧唱佛旣, 必鈸而成之, 鷄聲之終, 必噱, 是以然.” 公子與衆, 皆大笑, 其滑稽又如此.

公子旣好音樂, 一時歌者, 李世春趙燠子池鳳瑞朴世瞻之類, 皆日游公子門, 蟋蟀相友善.

 

곡하는 소리도 노랫소리 같구나

世春喪其母, 蟋蟀與其徒, 往吊之, 入門, 聞孝子哭曰: “此界面調也, 法當以平羽調承之.” 遂就位哭, 哭如歌, 人聽者傳笑.

 

공자와 20년을 함께 음악을 즐겁게 즐기다

公子家畜樂奴十餘人, 姬妾皆能歌舞. 操絲竹, 恣歡樂, 二十餘年卒.

蟋蟀之徒, 亦皆淪落老死, 朴世瞻, 與其婦梅月, 至今居北山下. 往往酒酣歌歇, 爲人說公子舊游, 未嘗不欷歔歎息也. 藫庭叢書

 

 

 

 

 

 

해석

 

송실솔의 어릴 적 고군분투

 

宋蟋蟀, 漢城歌者也.

송실솔은 서울에서 노래하는 사람이다.

 

善歌, 尤善蟋蟀曲, 以是名蟋蟀.

노래를 잘 불렀고 더욱이 귀뚜라미 노래를 잘했기에 실솔(蟋蟀, 귀뚜라미)이라 이름지었다.

 

蟋蟀自少學爲歌, 旣得其聲,

실솔은 어려서부터 노래를 배웠고 이미 소리를 터득하고 나선

 

往急瀑洪春砯薄之所, 日唱歌,

급한 폭포가 넓은 물결을 이루다 바위에 부딪히는 곳에 가서 날마다 불렀고

 

歲餘惟有歌聲, 不聞瀑流聲.

한 해 남짓 되니 오직 소리만 있고 폭포소리는 들리질 않았다.

 

又往于北岳, 縹緲惝惚而歌,

또 북악산 정상에 가서 하늘거리는 구름에 의지해 황홀하게 노래했지만,

 

始璺析不可壹,

처음엔 목구멍에서 쪼개지는 소리가 전일하지 못하다가

 

歲餘飄風不能散其聲.

한 해 남짓 되니 회오리바람도 그 소리를 흩뜨리진 못했다.

 

 

 

실솔의 통달한 노래실력

 

自是蟋蟀歌于房, 聲在梁;

이로부터 실솔이 방에서 노래하면 소리가 대들보에 있었고,

 

歌于軒, 聲在門; 歌于航, 聲在檣;

난간에서 노래하면 소리가 문에 있었으며 배에서 노래하면 소리가 돛대에 있었고,

 

歌于溪山, 聲在雲間.

시냇가나 산에서 노래하면 소리가 구름 사이에 있었다.

 

桓如鼓鉦, 皦如珠瓔, 嫋如烟輕,

노래의 굳세기는 징을 두드리는 듯, 맑기는 구슬인 듯, 가녀리기는 가벼운 아지랑이인 듯,

 

逗如雲橫, 璅如時鶯, 振如龍鳴.

머물 땐 구름이 비낀 듯, 옥소리는 때 맞은 앵무새인 듯, 떨림은 용의 울음인 듯했다.

 

宜於琴, 宜於笙, 宜於簫, 宜於箏, 極其妙而盡之.

거문고ㆍ생황ㆍ퉁소ㆍ쟁과 안성맞춤이었으니 오묘함을 극진히 하여 다하였다.

 

乃斂衣整冠, 歌于衆人之席,

그래서 옷매무새 가다듬고 의관을 정제하고서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노래하면

 

聽者, 皆側耳向空, 不知歌者之爲誰也.

청자는 모두 귀를 기울여 공중을 향했기에 노래 부르는 사람이 누군지는 몰랐다.

 

 

 

실솔과 마음이 잘 맞던 공자 표

 

時西平君公子, 富而俠, 性好音樂.

당시에 서평군 공자 표는 부유하고 호협하며 성품이 음악을 좋아했다.

 

蟋蟀而悅之, 日與游.

실솔의 노래를 듣고 기뻐하며 날마다 함께 놀았다.

 

蟋蟀, 公子必援琴自和之,

매번 실솔이 노래하면 공자는 반드시 거문고를 가져다가 스스로 화음을 얹히니

 

公子琴亦妙一世, 相得甚驩如也.

공자의 거문고 소리 또한 일대의 묘한 소리로 서로 매우 기쁨을 얻은 듯했다.

 

 

 

실솔의 골계미

 

公子嘗語蟋蟀:

공자가 일찍이 실솔에게 말했다.

 

汝能使我失琴不能和耶?”

너는 내가 거문고 타는 법을 잃어버려 화음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는가?”

 

蟋蟀, 乃曼聲爲, 後庭花之弄, 醉僧曲.

실솔은 곧 소리를 느리게 빼면서 후정화의 곡조인 취승곡을 노래했다.

 

其歌曰: “長衫分兮, 美人褌. 念珠剖兮, 驢子紂. 十年工夫, 南無阿彌陀佛. 伊去處兮, 伊之去.”

그 노래는 다음과 같다.

 

長衫分兮 美人褌

장삼 나눠 미인의 속곳 만들고

念珠剖兮 驢子紂

염주 쪼개 나귀 고삐 만드네

十年工夫

10년의 공부

南無阿彌陀佛

나무아비타불.

伊去處兮 伊之去

어디 가서 처할까? 어디로 가려나

 

唱纔第三章, 忽鐺然作僧鈸聲.

겨우 3장을 노래하는데 갑자기 퉁하더니 스님의 바라소리를 내었다.

 

公子急抽撥叩琴腹, 以當之.

공자가 급하게 활을 뽑아 거문고 배를 켜니 소리에 합당했다.

 

蟋蟀又變唱樂時調, 黃鷄曲,

실솔은 또한 악시조로 바꿔 부르며 황계곡을 노래했다.

 

至下章曰: “直到壁上, 所畵黃雄鷄. 折長嚨喉, 兩翼橐鼓. 鵠槐搖啼時游.”

아랫 장에 이르렀으니 다음과 같다.

 

直到壁上 所畵黃雄鷄

곧 벽 위에 다가가 누런 수탉을 그리네.

折長嚨喉 兩翼橐鼓

긴 목구멍을 꺾어 두 날개를 탁탁 두드린다.

鵠槐搖啼時游

꼬끼오 울 때까지 놀자꾸나.

 

仍作曳尾聲, 叫一大噱.

따라 꼬리를 끄는 소리를 짓고는 한바탕 크게 웃어젖혔다.

 

公子方拂宮振角, 治餘音,

공자는 금세 궁성(宮聲)을 내고 각성(角聲)을 내어 여운을 다스렸지만

 

泠泠未及應, 不覺手撥自.

소리가 잘 들려령령(泠泠): 소리가 깨끗하게 잘 들리는 모양 응답하지 못하자 손에서 활을 놓치는 걸 깨닫지 못했다.

 

公子問曰: “吾固失矣.

공자가 말했다. “내가 진실로 잃어버렸다.

 

然爾之初爲鈸聲, 又一大噱者何?”

그러나 니가 처음엔 바라소리를 냈다가 또 한 번 크게 웃은 건 왜인가?”

 

蟋蟀: “僧唱佛旣, 必鈸而成之,

실솔이 말했다. “스님이 염불 읊는 게 끝나면 반드시 바라로 염불을 완성하고

 

鷄聲之終, 必噱, 是以然.”

닭 울음이 끝나면 반드시 웃어재끼고 싶을 것이기에 그랬습니다.”

 

公子與衆, 皆大笑, 其滑稽又如此.

공자와 대중은 모두 크게 웃었으니 골계가 또한 이와 같았다.

 

公子旣好音樂, 一時歌者,

공자는 이미 음악을 좋아해 한 시대의 노래하는 사람들

 

李世春趙燠子池鳳瑞朴世瞻之類,

예를 들면 이세춘ㆍ조욱자ㆍ지봉서ㆍ박세첨의 무리들이

 

皆日游公子門, 蟋蟀相友善.

날마다 공자의 문하에서 놀며 실솔과 함께 서로 우애하며 잘해줬다.

 

 

 

곡하는 소리도 노랫소리 같구나

 

世春喪其母, 蟋蟀與其徒, 往吊之,

세춘의 어머니께서 돌아가시자 실솔이 무리들과 함께 가서 조문했는데,

 

入門, 聞孝子哭曰:

문에 들어서 효자의 곡소리를 듣고 말했다.

 

此界面調也, 法當以平羽調承之.”

이것은 계면조이니 법엔 마땅히 평우조로 그걸 이어야 하네.”

 

遂就位哭, 哭如歌, 人聽者傳笑.

마침내 신위에 나아가 곡했는데 곡하는 게 노래하는 듯하여 사람들이 듣고 웃으며 전했다.

 

 

 

공자와 20년을 함께 음악을 즐겁게 즐기다

 

公子家畜樂奴十餘人, 姬妾皆能歌舞.

공자의 집엔 음악하는 노예 십여명을 데리고 있었고 희첩들은 모두 가무를 잘했다.

 

操絲竹, 恣歡樂, 二十餘年卒.

공자는 현악기와 관악기를 잡고서 방자하게 음악을 즐기다 20여년 후에 죽었다.

 

蟋蟀之徒, 亦皆淪落老死,

실솔의 무리들 또한 모두 몰락하여 늙어 죽었지만

 

朴世瞻, 與其婦梅月, 至今居北山下.

홀로 박세첨만이 아내인 매월과 지금도 북악산 아래서 살고 있다.

 

往往酒酣歌歇, 爲人說公子舊游,

이따금 술에 취하고 노래가 끊기면 사람들에게 공자의 옛 놀이를 말하고,

 

未嘗不欷歔歎息也. 藫庭叢書

일찍이 흐느끼며 탄식하지 않음이 없었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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