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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국토종단 - 46. 사람을 믿는 아이들과 사람을 경계하는 어른들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09년 국토종단 - 46. 사람을 믿는 아이들과 사람을 경계하는 어른들

건방진방랑자 2021. 2. 6.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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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믿는 아이들과 사람을 경계하는 어른들

 

 

중장초등학교에서 만난 아이들은 아마도 낯선 사람이지만 그래도 친근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그러니 갑작스런 인연임에도 최선을 다해서 챙겨주려 했기 때문이다.

 

 

▲ 아이들을 만나고 나니 힘이 솟는다. 그래서 더 힘차게 걸어서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아이들에게서 본 희망의 메시지

 

그러고 보면 저번 황산교회에서 만났던 중학생 아이, 이번 중장초에서 만난 중학생 아이들이나 그런 점에서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은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에 대해 경계심이 없다. 그래서 처음 보는 사람일지라도 최대한 잘 해주려 하며,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을 해주려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삶의 경험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오히려 사람에 대한 호의는 사라지고 경계심은 높아만 간다. 그래서 어른들이 어린이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낯선 사람이 사탕을 주면 따라가지 말아라라는 말이다. 그건 경계심을 한껏 북돋는 말이자, 지극히 현실을 반영한 말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을 멀리해야 하고, 사람이 사람을 한없이 의심해야만 한다.

그러나 오히려 그렇게 사람들에 대해 획을 긋게 하고 경계심만을 잔뜩 세우게 하는 세상이 올바른 세상인지는 의문이 든다. 이럴 때 흔히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이미 그렇게 사람이 가장 무서운 세상이 되었는데, 혼자만 아니라한들 혼자만 당하는 거야라고 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만이 희망이다라는 생각, 그리고 사람은 근본적으로 이타심도 있는 존재라는 생각을 버리진 않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2015년에 떠났던 자전거 여행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었다. 초반에 달리던 길은 자전거 여행자가 많은 길이 아니었다. 그런 곳에서 같은 여행자를 만나면 어찌나 반갑던지 서로 인사도 건네고 덕담도 자연스레 건넬 수 있었다. 그런데 여주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아무도 반가워하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방해물로 여기는 분위기더라. 오히려 사람이 사람을 적으로 여기게 만드는 건 사람의 본성이기보다, 도시문화의 여파임을 알 수 있었다.)

 

 

▲ 중장초에서 만난 해맑은 사총사 덕에 행복했다. 지금은 폐교된 학교와 다들 어딘가에서 살고 있을 아이들.

 

 

 

처음으로 터널을 지나다

 

오늘은 처음으로 터널을 지난다. 이름은 갑사터널이고 500m쯤 되는 짧은 터널이다. 한비야씨는 터널을 지날 때마다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고 이야기했었기에, 국토종단을 시작하기 전부터 이 날을 학수고대(鶴首苦待)해왔었다.

우선 터널 안은 추웠다. 밖이 더웠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리고 꽉 막힌 곳이라 차들이 달리는 소리가 엄청 크게 들린다. 공명 되다보니 큰 트럭이 지나갈 땐 기차가 지나가는듯한 굉음이 나는 것이다. 그 소리에 온 신경이 곤두선다. 그나마 터널이 길지 않아 다행이라고나 할까. 만약 몇 Km쯤 되었다면 그 터널을 지나다 미쳐버릴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눈에 보이는 것이라곤 길게 뻗은 터널의 긴 관뿐이다. 위치 감각도 없고 소리는 온 신경을 자극한다. 답답하고 미쳐버릴 것만 같은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처음으로 경험해본 터널 속 국토종단은 전혀 대비도 하지 않고 그저 온몸으로 모든 것을 감내해야만 하는 악몽으로만 남았다.

 

 

▲ 터널을 걸어서 지나보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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