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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011년 사람여행 - 30. 선덕사에서 하룻밤 묵으며 맺은 인연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11년 사람여행 - 30. 선덕사에서 하룻밤 묵으며 맺은 인연

건방진방랑자 2021. 2. 1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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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사에서 하룻밤 묵으며 맺은 인연

 

 

이 절은 보살님이 창건하신 곳이란다. 보살님은 남편을 한국전쟁에서 잃고 딸과 살다가 부처님과의 연으로 이곳에 절을 창건하신 거란다. 보살님은 80세가 넘으셨는데도 정정하셨다. 매주 법회가 있는데 음식 장만을 그 연세에도 혼자서 하신단다. 밥 하랴, 음식 하랴, 설거지 하랴, 손님들 대접하랴, 힘들다고 하시더라.

 

 

▲ 절이 길 바로 옆에 있으니 정말 이런 인연이 따로 없다.

 

 

 

사람여행: 잘 수 없던 곳, 그곳에서 자게 된 사연?

 

도로 바로 옆에 있는 소규모 절치고는 규모가 꽤 커 보인다. 법당도 있고 불상들도 많이 있다. 가정집 같은 곳 옆에는 채마밭도 있어 분위기가 좋다.

이곳에 계신 주지스님은 법진(法眞)스님인데 이 스님이 보살님을 설득하셔서 내가 잘 수 있었던 것이다. 보살님도 그대 같은 사람들이 지나가다 쟤워 달라고 하면 쟤워준 적은 없어라고 얘기하신다. 그런 만큼 오늘 이곳에서 자게 되는 건 운수대통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법진 스님은 나의 인상을 보아하니, 나쁜 사람인 거 같지 않아 그렇게 한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실제로 예전에 법진 스님이 떠돌이 스님이었을 때 여기를 지나게 되었는데, 나처럼 하룻밤만 자고 가게 해달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단다. 그런데 보살님은 강하게 물리치시며 근처에 있는 산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단다. 그 말대로 법진 스님은 산에서 그 밤 내내 헤매었고 그곳에서 4~5년간을 지내다가 훗날 보살님과 인연이 되어 이곳에 주지로 오게 되었다고 하신다.

 

 

 

사람여행: 얻은 게 있으면 잃는 게 있고,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절밥을 먹을 수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절밥을 먹어본다. 먹는 내내 어찌 이런 일이 있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며 신기할 정도였다.

밥을 다 먹고 스님과 보살님과 함께 티비를 보며 담소를 나눴다. 보살님과 스님은 나에게 생년월일을 물어보며 사주팔자를 봐주시더라. 앞날에 대한 고민으로 여행하는 것이라고 했더니, 뭔가 좋은 운수가 없나 봐주신 것이다. 자세한 것까지 알려주진 않으셨지만, 역마살 같은 게 두 개 정도 끼어 있어서 이렇게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다. 난 운명론을 믿진 않기 때문에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스님과는 연기설(緣起說)에 대한 이야기와 불교 상식에 관한 이야기도 할 수 있었다.

이로써 성당에 이어 절에서 자보는 횡재를 누리게 되었다. 이번 여행엔 더 많은 체험을 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싶었는데, 그 가능성이 조금씩 열리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기독교를 믿지 않게 되었기에 이곳에 올 수 있었다고 한다면, 역시나 하나를 놓을 때 다른 하나가 찾아오는 거라고 할 수 있으리라.

고로, 지금껏 누리던 무엇 하나를 잃었다고 해서 속상할 이유도, 무엇 하나를 얻었다고 해서 기고만장할 이유도 없다. 얻은 게 있으면 잃는 게 있고, 잃는 게 있으면 얻은 게 있기 때문이다. (21:25)

 

 

▲ 잠자리. 어제 동산교회에 이어 오늘도 집과 같은 편안함을 느끼며 잘 수 있게 되었다.

 

 

지출내역

 

내용

수입

사모님이 줌

20.000

일일 총합

+20.000

총 지출

43.500

 

 

인용

목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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