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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사람여행 - 101. 부활절 아침을 부석감리교회에서 맞이하다[서산 부석면⇒홍성 서부면](11.04.24.일)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11년 사람여행 - 101. 부활절 아침을 부석감리교회에서 맞이하다[서산 부석면⇒홍성 서부면](11.04.24.일)

건방진방랑자 2021. 2. 1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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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아침을 부석감리교회에서 맞이하다

 

 

한기가 올라오지 않도록 철저하게 막았고 우의까지 입고 잔 터라 별로 추운지 모르겠더라. 그런데 문제는 자야 할 곳이 기도실이라는 사실이다. 낯선 사람이 누워있는데 무섭지도 않은지 할머님이 들어와 기도를 하시는 거다. 그 태연한(?) 행동에 오히려 내가 무서울 지경이었다. 몇 분 안 되어 나가셨는데 글쎄 미닫이문을 닫지 않고 가신 거다. 찬바람이 들어와 냉방을 더욱 얼음장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몇 분 후에 또 다른 할머니가 들어오시려다가 나가셨다. 그런 상황이 연거푸 반복되니 뒤척일 수밖에 없었다.

 

 

▲ 서산 부석면 ⇒ 홍성 서부면

 

 

 

부활절 새벽기도에 억지로 참석한 사연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잤다. 그런데 문제는 새벽기도 때에 있었다. 원랜 새벽기도를 이곳에서 드렸지만 오늘은 부활절이라 예배당에서 드린다고 목사님이 알려주셨다. 그 말만 믿고 걱정 없이 자고 있었는데 420분이 되니, 몇몇 분이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거다. 갑작스런 상황에 혼비백산(魂飛魄散)하고야 말았다. 정말이지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 혹시나 여기서 기도하는 줄 잘못 알고 온줄 알고 예배당에서 기도회한다고 말했는데도 속수무책이더라. 알고 보니 기도실 바로 옆에 식당이 있기에 부활절 준비를 하러 오신 거였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눈을 비비며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부활절 새벽 예배를 드렸다. 개인별로 촛불을 밝히고 드리는 예배는 성스러운 분위기라기보다 잠자기에 알맞을 정도로 은은한 분위기를 풍겼다. 당연히 꾸벅꾸벅 졸면서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었다. 예배의식 가운데 분명히 신은 임재하셨다. 그게 예수인지, 몽신(夢神)인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예배가 끝나고 난 후엔 교회 지하실에서 잘 수 있었다. 여기엔 판넬이 설치되어 있어 추위에 굳은 몸을 따뜻한 온기에 녹이며 잠을 잘 수 있었다. 몸이 사르르 녹으니 잠이 일시에 몰려온다. 쥐 죽은 듯 잠을 잤다. 그래서 기상 시간인 7시가 넘었음에도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 있었던 것이다. 일어나고 싶었지만 몸이 꿈쩍도 안 하더라. 그랬더니 급기야 40분에 목사님이 밥 먹자며 깨우러 오셨다.

 

 

▲ 촛불이 밝혀진 경건한 분위기인데 왜 이리 잠이 오던지.

 

 

 

푸짐한 아침상을 대접 받다

 

목사님과의 아침 식사는 즐거웠다. 사택에 나란히 앉아 밥을 먹는다. 최고의 대우다. 인삼으로 무친 나물에, 서산에서만 잡힌다는 비싼 조개로 만든 국, 시금치, 게장을 먹으며 시골 인심을 느꼈다. 사모님은 어제만 해도 나를 피하시는 것 같더니, 지금은 적응되셨는지 미소까지 지으신다. 오죽했으면 헤어질 때 다음에 여기 들릴 일 있으면 꼭 오세요라고 했을까. 그게 인사치레일지라도 매우 감사했다.

부석감리교회에서 머물게 되면서 부활절 새벽기도에도 참석할 수 있었고 어제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포근한 사람의 온기를 흠뻑 느낄 수 있었다. 참 많은 걸 얻어 간다.

 

 

▲ 토요일에 찾아온 불청객을 잘 대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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