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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고석(詠孤石)」은 다음과 같다.
逈石直生空 平湖四望通 | 먼 바위 하늘에 곧추 솟아 평호(平湖)에 사방으로 통하네. |
巖根恒灑浪 樹杪鎭搖風 | 바위 뿌리엔 언제나 물결이 치고 나무 끝에 늘 살랑대는 바람. |
偃流還漬影 侵霞更上紅 | 물결에 기우니 그림자 잠기고 노을 침노하니 돌머리 붉어라. |
獨拔群峰外 孤秀白雲中 | 홀로 우뚝 뭇 봉우리 밖에 솟아 외로이 흰 구름 속에 빼어났구나. 『古詩紀』 권117 |
작자 자신의 깨끗한 모습을 외로운 돌에 비유한 것이다. 돌과 작자가 완전히 자리바꿈하고 있다. 수련(首聯)과 함련(頷聯)은 율시(律詩)의 형식과 일치하지만, 경련(頸聯)ㆍ미련(尾聯)의 염법(簾法, 平仄法)은 율시(律詩)의 그것과 다르다. 그러나 함련(頷聯)과 경련(頸聯)에서 이룩한 대우(對偶)의 솜씨는 근체(近體)에 모자람이 없다. 특히 미련(尾聯)에서 과시한 빼어난 기상(氣象)은 절로 북방(北方)의 것임을 알게 해준다. 작자가 승려(僧侶)이고 중국에서 지은 것이므로 이러한 작품이 가능한 것은 물론이다.
『대동시선(大東詩選)』에는 정법사(定法師)가 일찍이 후주(後周)에 들어가 표법사(標法師)와 종유(從遊)하였다고 했으나, 후주(後周)는 북조(北朝) 북주(北周, 557~580)의 잘못이다. 『고시기(古詩紀)』에는 이 시가 남조(南朝) 진(陳, 557~589)에 선입되어 있으며, 같은 권(卷) 속에 석혜표(釋惠標)의 「영고석(詠孤石)」이 실려 있다. 『대동시선(大東詩選)』의 주(注)에서 말한 표법사(標法師)는 이 혜표(惠標)를 말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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