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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시사, 목릉성세의 풍요와 화미 - 8. 풍요 속의 음지(최대립) 본문

책/한시(漢詩)

한시사, 목릉성세의 풍요와 화미 - 8. 풍요 속의 음지(최대립)

건방진방랑자 2021. 12. 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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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립(崔大立, ?~?, 秀夫, 蒼厓)은 임준원(林俊元)ㆍ최승태(崔承太)ㆍ유계홍(庾繼弘)ㆍ김부현(金富賢) 등과 어울려 낙사(洛社)를 결성하여 시회활동을 활발히 하였다. 이들은 모두 각체시(各體詩)를 두루 시범(示範)하여 뒷날 소대풍요(昭代風謠)와 같은 위항시집(委巷詩集)을 빛내고 있다.

 

최대립(崔大立)상실후야음(喪室後夜吟)(七絶)풍중화(風中花)(七古)를 보이면 다음과 같다.

 

睡鴨薰消夜已關 향로에 불기 가시며 밤도 이미 끝났는데
夢回虛閣枕屛寒 꿈에 잠긴 빈 집에는 베개와 병풍이 썰렁하구나.
梅梢殘月娟娟在 매화가지 끝, 지는 달만은 곱디 곱게 남아서
猶作當年破鏡看 그때의 깨어진 거울을 보게 하는구나. 소대풍요(昭代風謠)3.

 

이 시의 제목이 상실후야음(喪室後夜吟)인 데서 알 수 있듯이, 아내를 잃고 난 뒤의 고독한 시인의 처지가 절실하게 그려져 있다. 직접적인 감정의 노출을 삼가한 채, 오히려 경물만을 덩그렇게 제시하여 더욱 핍진하게 하였다.

 

 

다음에 보이는 최대립(崔大立)풍중화(風中花)는 한편의 부요(婦謠)를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風中花何飄揚 바람에 날리는 꽃잎 어찌 저리 나부끼는가?
東家離婦怨阿郞 임을 여읜 아낙은 임을 원망하는구나.
阿郞薄倖奈婦何 임이 박정한 걸 아낙이 어쩌리요만은
恨郞不如風中花 무정한 임은 바람에 날리는 꽃잎만도 못하네.
花飛繞樹似戀枝 날아가는 꽃잎도 나무를 애워싸고 옛 가지를 그리워하는 듯한데
阿郞出門行不遲 임은 문을 나서자 휑하니 떠나버리는구나. 소대풍요(昭代風謠)8.

 

임을 버리고 떠나가는 사나이의 모습은 바람에 날리는 꽃보다도 못하다는 것이 이 작품의 주지(主旨). 제재(題材)는 매우 범속한 것이지만, 마지막 연에서 보여준 정감(情感)의 처리 수법은 평범의 수준을 뛰어넘고 있다. 악부(樂府)에서 흔히 보이는 사랑노래의 취향도 함께 읽게 해준다.

 

 

 

 

인용

목차 / 略史

우리 한시 / 서사한시

한시미학 / 고려ㆍ조선

眞詩 / 16~17세기 / 존당파ㆍ존송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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