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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계사에서 저물녁에 바라보며
월계사만조(月桂寺晚眺)
진화(陳澕)
小樓高倚碧孱顏 雨後登臨物色閑
帆帶綠煙歸遠浦 潮穿黃葦到前灣
水分天上眞身月 雲漏江邊本色出
客路幾人閑似我 曉來吟到晚鴉還 『梅湖遺稿』
해석
小樓高倚碧孱顏 소루고의벽잔안 |
작은 누각은 높다랗게 푸른 험한 산[孱顏]에 기대 |
雨後登臨物色閑 우후등림물색한 |
비 온 뒤에 오르니 물색이 아름답네. |
帆帶綠煙歸遠浦 범대록연귀원포 |
돛대가 푸른 안개 띠어 먼 포구로 돌아가고 |
潮穿黃葦到前灣 조천황위도전만 |
조수가 노란 갈대 뚫고 앞의 만에 도달하네. |
水分天上眞身月 수분천상진신월 |
물은 하늘 위의 온전한 달을 나누고 |
雲漏江邊本色出 운루강변본색출 |
구름은 강가에서 원래의 색을 발출함을 새어내네. |
客路幾人閑似我 객로기인한사아 |
나그네 길에서 몇 사람이나 나처럼 한가할꼬? |
曉來吟到晚鴉還 효래음도만아환 |
새벽에 와서 읊조리며 저물녁에야 갈까마귀처럼 돌아가는 것을. 『梅湖遺稿』 |
해설
이 시는 비가 막 개인 어느 가을 저녁 월계사의 다락에 올라서서 구경한 풍경(風景)과 자신의 감흥(感興)을 노래하고 있다.
월계사의 작은 다락이 험한 산에 기대어 있지만, 가을비가 개인 뒤에 올라 보니 펼쳐진 풍경이 한가롭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돛단배는 푸른 안개를 스치며 개펄로 돌아가고 있고, 조수는 누런 갈대 사이를 뚫고 다락 앞 물굽이로 밀려오고 있다. 강물은 하늘에 있는 진짜 달을 나누어 강물 속에 또 하나의 허상의 달을 만들어 놓았고, 구름은 몇 곳이 뚫리면서 그것에 가려졌던 본래 산의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이렇게 풍경을 즐기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는 새벽에 이곳에 와 갈까마귀가 보금자리로 돌아가는 이 저물녘을 맞이하고 있다.
서거정(徐居正)은 『동인시화(東人詩話)』에서 “옛사람들의 시에서는 불가의 용어를 많이 활용하여 기발한 시상을 발휘하는데, 바로 진한림의 시 ……같은 것이 그렇다[古人詩多用佛家語, 以騁奇氣, 如陳翰林澕詩, ‘水分天上眞身月, 雲漏江邊本色山’].”라고 평하고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204~205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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