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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에서
경도(京都)
진화(陳澕)
小雨朝來捲細毛 浴江初日暈紅濤
千門撲地魚鱗錯 雙闕攙天鷙翼高
吳苑裌衣晴闘草 漢宮仙袂醉分桃
多慙每忝金閨侍 與倚淸香捧赭袍 『東文選』 卷之十四
해석
小雨朝來捲細毛 소우조래권세모 |
보슬비 아침에 내리다가 작은 털처럼 걷히니 |
浴江初日暈紅濤 욕강초일훈홍도 |
강에 목욕한 첫 해가 붉은 파도에 무리지네. |
千門撲地魚鱗錯 천문박지어린착 |
일 천 집들이 땅을 치니 물고기 비닐이 어지러운 듯하고 |
雙闕攙天鷙翼高 쌍궐참천지익고 |
쌍쌍의 궁궐이 하늘을 찌르니 수리 날개가 높다란 듯하네. |
吳苑裌衣晴闘草 오원겹의청투초 |
오원의 겹옷은 갠 날에 풀 싸움하고【투초(鬪草): 풀싸움. 풀을 뜯어다가 맞춰보며 우열을 다투는 놀이로서 음력 5월 5일 단오절에 이 놀이를 하였다.】 |
漢宮仙袂醉分桃 한궁선몌취분도 |
한궁의 신선 소매는 취하여 복숭아를 나누네. |
多慙每忝金閨侍 다참매첨금규시 |
많이 부끄럽구나. 매번 욕되이 한림원【금규(金閨): 한(漢)나라 금마문(金馬門)의 별칭인데, 후세의 한림원(翰林院)을 칭한다.】에서 모셔 |
與倚淸香捧赭袍 여의청향봉자포 |
맑은 향기에 기대어 붉은 곤룡포를 입은 임금 받든 것이. 『東文選』 卷之十四 |
해설
화려한 수도(首都)에 대한 칭송과 이곳을 다스리는 임금에 대한 경외심(敬畏心), 그리고 임금을 모시는 시인 자신에 대한 자부심(自負心)을 노래한 시이다.
밤새 내리던 가랑비가 아침이 되어 걷히더니, 강물 위로 맑은 해가 솟아오른다. 이 해가 비추는 개성은 많은 집들이 물고기 비늘을 맞춰 놓은 듯 늘어서 있고, 짝을 진 궁궐들은 하늘 위로 우뚝 솟아 마치 매의 날개 같다. 오(吳)나라의 비원과 같은 고려(高麗) 비원에서는 궁녀들이 한가롭게 풀싸움을 벌리고 있는데, 한(漢)나라 궁궐 같은 화려한 고려 궁궐에서 신선 같은 고관(高官)들이 임금님이 베풀어 준 잔치에서 즐겁게 술에 취한 채 천도북숭아를 하사받고 있다. 이런 궁궐에서 임금님의 은총을 분수에 넘치게 받은 시인은 부족한 자신에 대해 부끄러워한다.
서거정(徐居正)은 『동인시화(東人詩話)』에서 정지상(鄭知常)의 「서도(西都)」과 함께 “시어의 맛이 맑고 산뜻하고 아름다우며 곱다[詞語淸新美麗].”라고 평하고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2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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