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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뜻
고의(古意)
갑진년(1364)는 여름에 공이 전교주부(典校注簿)로 개경에서 거처할 적에 지었다[甲辰夏, 公以典校注簿, 居開京時作.]
정도전(鄭道傳)
蒼松生道傍 未免斤斧傷
창송생도방 미면근부상
尙將堅貞質 助此爝火光
상장견정질 조차작화광
安得無恙在 直幹凌雲長
안득무양재 직간능운장
時來豎廊廟 屹立充棟樑
시래수랑묘 흘립충동량
夫誰知此意 移種最高岡
부수지차의 이종최고강
我有太古琴 非絲亦非桐
아유태고금 비사역비동
愁來方一彈 冷然滿座風
수래방일탄 냉연만좌풍
物固各有遇 時也獨不同
물고각유우 시야독부동
豐城兩神劍 經年在匣中
풍성량신검 경년재갑중
有氣干牛斗 一朝遇雷公
유기간우두 일조우뢰공
伯牙今何在 知音四海空
백아금하재 지음사해공 『三峯集』 卷之一
해석
蒼松生道傍 未免斤斧傷 | 묵은 소나무가 길가에서 나서 도끼의 상함을 벗어나지 못하네. |
尙將堅貞質 助此爝火光 | 아직도 굳고 곧은 성질을 지니고 이 횃불의 빛을 도와주네. |
安得無恙在 直幹凌雲長 | 어찌 근심도 없이 곧은 줄기가 구름을 타오를 정도로 자라 |
時來豎廊廟 屹立充棟樑 | 때가 와서 큰 집을 세울 때엔 우뚝히 서서 대들보 충당하리. |
夫誰知此意 移種最高岡 | 누가 이 뜻을 알아서 가장 높은 산등성이에 옮겨 심어줄꼬? |
我有太古琴 非絲亦非桐 | 내가 오래된 거문고 가졌는데 실도 아니고 또 오동도 아니라네. |
愁來方一彈 冷然滿座風 | 근심이 와서 곧 한 번 타면 시원하게 자리에 바람이 가득하지. |
物固各有遇 時也獨不同 | 사물이란 본디 각각 만남이 있지만 시기는 유독 같지가 않네. |
豐城兩神劍 經年在匣中 | 풍성의 두 자루 신이한 검【걸출한 인재 또는 걸출한 인재가 알아주는 사람을 기다려서 뜻을 폄을 비유. 오(吳)나라가 멸망하지 않았을 때 두성(斗星)과 우성(牛星) 사이에 항상 붉은 기운이 있으므로 혹자는 “오나라가 바야흐로 강성한 소치다.” 하였는데, 급기야 오 나라가 망하자 붉은 기운은 더욱 뚜렷했다. 그래서 장화(張華)는 뇌환(雷煥)이 위상(偉象)을 통달했다는 말을 듣고 초청하여 함께 천문(天文)을 보니 뇌환은 말하기를 “두성ㆍ우성의 사이에 이상한 기운이 있는 것은 바로 보검(寶劒)의 정기가 위로 하늘에 통하기 때문이다.” 하므로 장화가 “어느 고을에 있겠는가” 하고 물으니 뇌환은 “풍성에 있다.”고 했다. 장화는 곧 뇌환에게 부탁하여 비밀리에 찾기 위해 풍성령(豊城令)으로 보직되게 하니, 뇌환은 풍성현에 도임하여 옥옥(獄屋)의 기지를 파서 하나의 석함(石函)을 얻었었다. 그 속에 쌍검(雙劒)이 들어 있고 아울러 제각(題刻)이 있는데, 하나는 ‘용천(龍泉)’ 하나는 ‘태아(太阿)’라 하였다. 그날 저녁부터 두성ㆍ우성의 사이에 기운이 다시 나타나지 아니했다. 『晋書』 「張華傳」】이 해를 지나도록 칼집 속에 있다가 |
有氣干牛斗 一朝遇雷公 | 기운이 두성과 우성을 간섭할 만하기에 하루 아침에 뇌공을 만났지. |
伯牙今何在 知音四海空 | 백아는 지금 어디 있나? 지음이 사해에 비었구료. 『三峯集』 卷之一 |
해설
1364년 삼봉(三峰)의 나이 22세 때 개경에서 전교주부(典校注簿)라는 직책을 맡고 있으면서 지은 시이다.
길가에 자란 소나무에 자신을 비유하고 있다. 누가 내 능력을 알아주어 소나무가 대들보로 충당할 수 있듯이, 자신의 포부를 펼쳐 주게 할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대하는 마음과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한 안타까움이 동시에 노정(露呈)되어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3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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