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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내리는 날에
우(雨)
정도전(鄭道傳)
雨聲偏好處 茅屋午眠中
우성편호처 모옥오면중
亂灑侵寒浦 斜飛逐細風
난쇄침한포 사비축세풍
柳低含晚翠 花重濕鮮紅
류저함만취 화중습선홍
田父笑相對 家家望歲功
전부소상대 가가망세공 『三峯集』 卷之二
해석
雨聲偏好處 茅屋午眠中 | 빗소리가 개인적으로 좋은 곳은 초가집에서 낮잠 자는 중에 듣는 거라네. |
亂灑侵寒浦 斜飛逐細風 | 어지럽게 뿌린 차가운 포구를 침범하고 비껴서 나는 가는 바람을 쫓네. |
柳低含晚翠 花重濕鮮紅 | 버들 낮게 겨우내 푸른빛 머금고 꽃은 무거워 선홍빛에 젖었네. |
田父笑相對 家家望歲功 | 시골 할배들 웃으며 서로 대하고 집마다 한 해의 수확[歲功]을 바란다네. 『三峯集』 卷之二 |
해설
봄비가 내리는 것을 보고 노래한 시이다.
띳집에서 낮잠을 잘 때 듣는 빗소리가 가장 듣기 좋은 소리다(한갓진 마음의 표현일 수도 있으나, 봄 가뭄 뒤에 내리는 비이기 때문이다. 봄비는 풍년을 예고하는 것이다). 반가운 비가 내려 개울이 불어나고 버들을 푸르게 하며 꽃은 더욱 붉어진다. 농부들은 봄비에 기뻐 서로 마주하고서 올해는 집집마다 풍년이 들었으면 하고 바란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364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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