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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정 - 삼전도도중(三田渡道中)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서거정 - 삼전도도중(三田渡道中)

건방진방랑자 2021. 4. 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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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도를 건너는 도중에

삼전도도중(三田渡道中)

 

서거정(徐居正)

 

 

羸馬三田渡 西風吹帽斜

리마삼전도 서풍취모사

澄江涵去鴈 落日送還鴉

징강함거안 낙일송환아

古樹明黃葉 孤村見白沙

고수명황엽 고촌견백사

靑山將盡處 遙認是吾家

청산장진처 요인시오가 四佳詩集補遺

 

 

 

 

해석

羸馬三田渡 西風吹帽斜 파리한 말로 삼전도 건널 때 가을바람 갓에 비껴 부네.
澄江涵去鴈 落日送還鴉 맑은 강은 가는 기러기를 적시고 지는 해는 돌아오는 까마귀 전송하네.
古樹明黃葉 孤村見白沙 오랜 나무엔 물든 나뭇잎 밝고 외론 마을엔 흰 모래 보이네.
靑山將盡處 遙認是吾家 청산이 장차 다하는 곳이 멀리 우리 집임을 알겠구나. 四佳詩集補遺

 

 

해설

이 시는 삼전도를 말을 타고 건너가는 도중에 차분히 사물을 관찰하면서 지은 시이다.

 

1연에는 야윈 말을 타고 삼전도를 건너는데, 가을바람이 갓에 불어오는 여유롭고 운치 있는 모습이 보이며,

2연에서는 맑은 강물에 날아가는 기러기가 비치고 기러기가 노을을 배경으로 날아가는 시각적(視覺的) 이미지를 사용하여 대우(對偶)로 그려 내고 있다.

3연에서는 노란 단풍으로 물든 고목과 모래사장 뒤로 보이는 마을을 그리고 있고(의 색채를 대비하고 있음),

4연에서는 푸른 산줄기가 다 끝나는 곳인 한강 변에 자신의 전장(田莊)이 있음을 읊고 있다.

 

서거정(徐居正)의 당시 뛰어난 시재(詩才)에 관해서 행장(行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경태(景泰, 명나라 景宗의 연호) 경오년(1450)에 한림학사 예겸과 급사 중 사마순이 사신으로 우리나라에 왔을 때 서거정이 당시 수찬으로 있었는데, 두 사신이 그의 저작을 보고 칭찬하여 마지않았다.

성화(成化, 명나라 憲宗의 연호) 병신년(1496)에 기순과 장근이 또 왔을 때, 공이 원접사 겸 관반으로 나가 매번 화답할 때면 붓이 쉬지 않으므로, 두 사신이 번번이 칭찬하여 말하기를, ‘정말 기이한 재주이다. 우리 따위는 밤새도록 구상하여 겨우 한두 편을 얻을 뿐인데, ()은 서서히 말하는 사이에도 붓만 대면 모두 주옥(珠玉) 같은 글이 되니, 천하에 횡행(橫行)할 만하다.’ 하였다. 그 후부터 사신이 내왕할 때면 반드시 그의 안부를 물었다[景泰庚午, 翰林學士倪謙給事中司馬恂, 奉使東來, 徐居正時爲修撰, 兩使見其述作, 稱賞不已. 成化丙申, 祁順張瑾又出來, 公爲遠接使兼館伴, 每與唱酬, 筆不停, 兩使輒稱嘆曰: ‘眞奇才也. 如吾輩終夜構思, 僅得一二篇, 公於立談間落筆, 皆成珠玉, 可橫行天下.’ 後詔使往來, 必問其安否.].”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57~58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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