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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 - 유산가(遊山家)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김시습 - 유산가(遊山家)

건방진방랑자 2021. 4. 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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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 집에서 돌아다니며

유산가(遊山家)

 

김시습(金時習)

 

 

山家秋索索 梨栗落庭除

산가추색색 리률락정제

秫熟堪爲酒 菘肥可作菹

출숙감위주 숭비가작저

飢鷹號老樹 羸犢嚙荒墟

기응호로수 리독교황허

日晚喧鷄犬 前村過里胥

일만훤계견 전촌과리서 梅月堂詩集卷之十

 

 

 

 

해석

山家秋索索 梨栗落庭除 산속 집에 가을로 적막하니 배와 밤이 정원 섬돌에 떨어지네.
秫熟堪爲酒 菘肥可作菹 찹쌀 익었으니 술 만들 수 있고 배추는 통통해져 김장할 수 있네.
飢鷹號老樹 羸犢嚙荒墟 주린 매는 오래된 나무에서 울어대고 마른 송아지는 황폐한 터에서 씹어대네.
日晚喧鷄犬 前村過里胥 날 저물어 닭과 개가 짖어대는 것은 앞 마을에 아전이 지나가서리라. 梅月堂詩集卷之十

 

 

해설

이 시는 유관동록(遊關東錄)에 수록된 시로 산속의 집에 거처하면서 지은 것인데, 산촌 백성들의 어려운 삶을 주변 묘사를 통해 사실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1연과 2연에서는 산속 집은 가을이 되어 쓸쓸한 채 텅 빈 뜰에 배와 밤이 떨어지고 있고, 찰벼가 익어 술을 담그기에 적당하고 배추도 잘 자라 김치를 담글 만한 산속의 풍요로운 가을 광경을 묘사하고 있다.

3연에서는 굶주린 매는 고목에서 배가 고파 울어 대고 있고, 비쩍 여윈 송아지는 거친 터에서 무엇인가를 씹어 먹고 있다. 앞에서 보여 준 풍요로운 광경과는 사뭇 달리 매와 송아지의 굶주린 모습을 통해 고통받고 있는 백성들의 삶을 대비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4연에서는 날이 저물자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데 닭과 개가 짖어 대는 것을 보니, 앞마을에 세금을 독촉하는 아전이 왔나 보다고 노래하고 있다.

 

김시습(金時習)은 산속 마을에 거처하면서 가을의 풍요로움을 누려야 할 판에 아전들의 세금독촉에 힘겹게 살아가는 백성들의 삶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108~109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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