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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 - 무제(無題)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서경덕 - 무제(無題)

건방진방랑자 2021. 4. 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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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無題)

 

서경덕(徐敬德)

 

 

眼垂簾箔耳關門 松籟溪聲亦做喧

到得忘吾能物物 靈臺隨處自淸溫

 

疏慵端合臥衡門 不是逃空謝世喧

自是雲塵相迥隔 無人來問話涼溫 花潭先生文集卷之一

 

 

 

 

해석

眼垂簾箔耳關門
안수렴박이관문
눈엔 주렴 드리웠고 귀는 문을 닫았으니
松籟溪聲亦做喧
송뢰계성역주훤
솔바람과 시냇소리 또한 시끄러움을 지어내네.
到得忘吾能物物
도득망오능물물
나를 잃고 사물을 사물대로 할 수 있음을 터득함에 이르렀으니
靈臺隨處自淸溫
령대수처자청온
마음[靈臺]이 처하는 곳에 따라 절로 맑고도 따스해지네.

 

疏慵端合臥衡門
소용단합와형문
엉성하고 게을러 형문형문(衡門): 은자(隱者)가 주거하는 누추한 집.에 눕기에 알맞아[端合]
不是逃空謝世喧
불시도공사세훤
골방으로 도망가 세상의 시끄러움을 물리친 건 아니라네.
自是雲塵相迥隔
자시운진상형격
이로부터 구름과 티끌이 서로 멀리 떨어지게 되니
無人來問話涼溫
무인래문화량온
와서 물어 안부를 말할 이조차 없네. 花潭先生文集卷之一

 

 

해설

이 시는 서경덕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경지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눈은 주렴, 즉 눈꺼풀을 드리우고 보지 않으려 하고 귀는 문을 닫아 듣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나를 잊지 않은 상태에서는 나라는 주체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그 소리가 여전히 들려와, 솔바람 소리와 시냇물 소리가 시끄럽게 귀를 울린다. 하지만 나 자신을 잊고 사물을 사물 그대로 볼 수 있는 경지에 이르자, 내 마음은 어디에 처하는 절로 맑아지고 온화해진다. 자연과 同化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서경덕은 무현금명(無絃琴銘)에서, “거문고이면서 줄이 없는 것은 본체는 그대로 두고 그 작용을 버린 것이다. 진실로 작용을 버린 것이 아니라 고요함이 움직임을 품고 있는 것이다. 소리를 통하여 거문고 소리를 듣는 것은 소리 없이 듣는 것만 못하다. 형체를 통하여 거문고를 즐기는 것은 형체 없이 즐기는 것만 못하다. 형체가 없이 그것을 즐기므로 그 오묘함을 체득하게 되고, 소리 없이 그것을 듣게 되므로 그 묘함을 체득하게 된다. 밖으로는 형체로 체득하지만 안으로는 무형(無形)에서 깨닫게 된다. 다만 그런 가운데에서 흥취를 얻게 되는 것인데, 어찌 줄에 대한 노력만을 일로 삼는가[琴而無絃 存體去用 非誠去用 靜其含動 聽之聲上 不若聽之於無聲 樂之形上 不若樂之於無形 樂之於無形 乃得其徼 聽之於無聲 乃得其妙 外得於有 內會於無 顧得趣乎其中 奚有事於絃上工夫]?”하여, 위의 시와 마찬가지로 체용(體用)을 동시에 체득해야 흥취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251~252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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