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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 - 유물(有物)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서경덕 - 유물(有物)

건방진방랑자 2021. 4. 2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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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만사(輓詞)

만인(挽人)

 

서경덕(徐敬德)

 

 

物自何來亦何去 陰陽合散理機玄

물자하래역하거 음양합산리기현

有無悟了雲生滅 消息看來月望弦

유무오료운생멸 소식간래월망현

原始反終知鼓缶 釋形離魄等忘筌

원시반종지고부 석형리백등망전

堪嗟弱喪人多少 爲指還家是先天

감차약상인다소 위지환가시선천

 

萬物皆如寄 浮沈一氣中

만물개여기 부침일기중

雲生看有跡 氷解覓無蹤

운생간유적 빙해멱무종

晝夜明還暗 元貞始復終

주야명환암 원정시부종

苟明於此理 鼓缶送吾公

구명어차리 고부송오공 花潭先生文集卷之一

 

 

 

 

해석

物自何來亦何去 물은 스스로 어디로 와서 또 어디로 가나?
陰陽合散理機玄 음양은 합하거나 흩어지니 이치와 기미는 알쏭달쏭.
有無悟了雲生滅 구름이 생기거나 사라지는 걸 깨쳤는지 아닌지
消息看來月望弦 사라짐과 쉼은 달이 차고 기우는 것과 같지.
原始反終知鼓缶 원래 시작이 끝으로 돌아가니 동이 두리는 걸 알겠고
釋形離魄等忘筌 형체 벗어나고 넋 떠나니 통발 잊은 것과 같네.
堪嗟弱喪人多少 약상약상(弱喪): 어려서 고향을 떠나 타향으로 떠돌아다니는 것을 말한다. 장자가 말하기를, “내 어찌 삶을 기뻐하는 것이 미혹된 일이 아닐 줄 알겠는가. 내 어찌 죽음을 싫어하는 것이 어려서 고향을 떠나 돌아갈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닐 줄 알겠는가. 여희가 진나라로 처음 왔을 때 울어서 눈물이 옷깃을 적셨으나 궁궐에서 왕과 함께 자고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된 뒤로는 처음에 울었던 일을 후회했다[予惡乎知說生之非惑邪! 予惡乎知惡死之非弱喪而不知歸者耶! 麗之姬, 艾封人之子也. 晉國之始得之也, 涕泣沾襟. 及其至於王所, 與王同筐床, 食芻豢, 而後悔其泣也].” 하였다. 莊子』 「齊物論」】을 탄식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爲指還家是先天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하늘에 앞서는 것임을 가르치려네.

 

萬物皆如寄 浮沈一氣中 온 사물은 모두 붙어 있는 듯해 한 기운 속에서 뜨고 잠기네.
雲生看有跡 氷解覓無蹤 구름이 생길 땐 보면 자취 있지만 얼음이 녹을 땐 찾아도 자취 없네.
晝夜明還暗 元貞始復終 낮밤엔 밝다가 다시 어두워지고 원형이정은 시작이었다가 다시 끝이지.
苟明於此理 鼓缶送吾公 진실로 이 이치에 밝다면 동이 두드리며 그댈 보내리오공(吾公): 상대에 대한 경칭이다. 花潭先生文集卷之一

 

 

해설

이 시는 만사(輓詞), 죽음은 삶의 시작이고 삶은 다시 죽음의 시작임을 노래하고 있다.

 

만물은 모두 정착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잠시 어떤 사물에 붙어 있는 것처럼, 한 기 속에서 떴다가 잠겼다 한다. 예로 들어 보자면, 구름은 생길 때는 보면 자취가 있지만 얼음으로 녹을 때는 찾아도 흔적이 없다. 자연현상을 보면, 낮과 밤은 아침에 밝다가 다시 저녁이 되어서는 어두워지며, 천도(天道)인 원형이정(元亨利貞)은 처음 원()이었다 형()과 리()를 거쳐 정()이 되고 다시 원()이 된다. 만약 이 이치를 알게 된다면, 죽음 또한 삶이고 삶 또한 죽음일 것이니, 동이를 두드리며 즐거운 마음으로 그대로 보내리라.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255~256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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