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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노예와 주인의 관계는 엄마와 자식의 관계처럼 하늘이 낸 것을
이 시는 역시 3부의 구성법을 쓰고 있다.
서장에서 구걸하러 다니는 두 아이가 시인의 앞에 등장하고, 본장에서 그중 한 아이의 목소리로 자기들이 구걸하는 신세에 이른 경위가 서술되며, 종장에서 시인의 감회로 끝이 맺어지는 것이다.
1 | 구걸하던 두 명의 아이 |
2 | 양반집 자식과 그 집 머슴 자식의 기구한 사연 |
3 | 배고픎으로 천성이 무너진 세태를 아파하며 |
두 아이는 상전과 하인 관계다. 한 아이는 묻는 말에 대꾸도 못 하고 부끄러워하는데 또 한 아이는 서슴없이 이야기하는 것으로, 신분이 규정한 인간의 서로 다른 태도를 대조적으로 드러내보인다. 그 아이가 들려준 이야기에서 가장 서글픈 대목은 한 여종이 제 자식과 상전의 고아를 버리고 달아난 사실이다. 모자 사이와 노주(奴主) 사이의 윤리를 함께 배반한 것이다. 이것이 전체 내용의 핵심이 되고 있다. 시인은 이 문제를 관념적으로 보지 않고 생활상의 논리로 이해한다.
그리고 삶의 냉혹한 현실을 개탄하여, 천륜을 모두 못 지키는 형편이니 / 너희들 믿을 것 무엇인고[天性具不保 爾更何所恃]”로 시를 맺고 있다. 하나의 심각한 문제제기라고 하겠다. 한편 노주관계를 모자관계와 같은 차원으로 연결 지은 데서 당시의 일반 윤리 질서와 함께 시인의 의식의 일면을 보게 된다.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 1권, 창비, 2020년, 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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