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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별자(母別子) - 해설. 양심적인 관인의 사명감으로 현실을 그려내다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모별자(母別子) - 해설. 양심적인 관인의 사명감으로 현실을 그려내다

건방진방랑자 2021. 8. 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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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양심적인 관인의 사명감으로 현실을 그려내다

 

이 시는 어머니와 아들이 천지간에 외톨이로 이산하는 사연을 노래한 것이다. 전체가 4부로 엮이는데 둘째ㆍ셋째 단락은 문답형식을 쓰고 있다.

 

1부는 모자가 남과 북으로 각기 길을 떠나며 흐느끼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2부는 시인이 의아해서 그 연유를 물어보는 대목이고,

3부는 그에 대한 어머니의 답변으로 작품의 알맹이에 해당한다. 그의 집은 남자는 농사짓고, 여자는 길쌈하며 일을 부지런히 하면 굶지 않고 살아갈 만했다. 그런데 이 가정에 횡액이 닥쳤으니 무서운 흉년이었다. 흉년은 넘기기 어려운 고비지만 더욱 어려운 것은 흉년에도 몰아닥친 관가의 수탈이었다. 그래서 가진 것이라곤 모두 날리고 가족마저 기아에 쓰러지고 오직 모자 단둘만 남게 되었다는 것이다.

4부는 시인의 소회와 평결이다. 시인은 자기 자신에 대해 벼슬을 하느라고 안일한 생활에 젖어 있었으니 창생의 울부짖는 소리 어찌 귓가에 울리었으랴[耳邊豈聞蒼生哭]”라고 자아비판을 하고 있다. 또한 앞서 어머니의 입을 빌려 백성에게 모질게 징수해야 이야말로 유능한 수령이요 / 조세 독촉 느슨한 수령은 갈데없이 탄핵을 받는답디다[深於賦民是能吏 拙於催科必見劾 ]”라고, 대개 과도한 수탈을 지방관의 개인적 선악의 차원을 넘어서 제도의 구조적인 문제로 지적했던 것이다. 시인은 사대부의 자세를 견지하는 터이지만 투철한 애민의식으로 자기반성을 했기 때문에, 민에 대한 시각이 매우 진지하며 체제적 비판에까지 어느 정도 다가선 것이다.

 

이 시의 창작연대는 선조 9(1576)이다. 그해 여름에 시인은 사가독서(賜暇讀書)의 명을 받아 독서당(讀書堂)에 있었던바, 당시 조제(朝製)로 지은 시첩 속에 이 시가 들어있던 것이다. 민의 현실을 핍진하게 그린 시인의 입장은 양심적 관인의 사명감에 기반한 것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1, 창비, 2020, 135~136

 

1 생이별하는 모자를 보다
2 기근에 가세가 기울다
3 가혹한 조세와 부잣집의 횡포로 나락에 몰리다
4 처지가 달라진 관리는 백성의 빈궁한 삶 이해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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