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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별자(母別子) - 3. 가혹한 조세와 부잣집의 횡포로 나락에 몰리다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모별자(母別子) - 3. 가혹한 조세와 부잣집의 횡포로 나락에 몰리다

건방진방랑자 2021. 8. 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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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혹한 조세와 부잣집의 횡포로 나락에 몰리다

 

公門賦役尙塡委 관청의 부역은 오히려 쌓였기에
縣官號令星火急 현 사또의 호령은 성화처럼 급하기만 했죠.
追胥連保索官租 관리[각주:1]가 연대 책임 물으며[각주:2] 관아의 세금을 찾고
鞭扑狼藉爭掊克 낭자하게 채찍질하면서 다투어 세금을 모아대었죠.
眼前瘡疣醫未了 눈 앞에 부스럼과 사마귀의 치료 끝나지 않았는데
高曾逋負來相督 고조증조 때부터 밀린 조세[각주:3] 이제 와서 서로 독촉하죠.
有司猶懷經費虞 관리는 오히려 경비의 걱정을 품고서
日將期會申戒勅 날마다 기한을 가지고 경계하고 신칙하길 거듭하니,
深於賦民是能吏 백성에 부세하는 것에 정통하면[深知] 능력 있는 아전이고
拙於催科必見劾 세금 재촉하는 것에 어설프면 탄핵 당한 다네요.
聖君雖下哀痛詔 성군께서 비록 애통하는 조서를 내리더라도
嗟我顚連不見德 ! 우리 의지 할 곳 없는 이[각주:4]들은 덕을 받질 못해요.
以玆生理日微滅 이 때문에 살아갈 이치는 날마다 적어지고 사라져
同里幾人遭蕩析 같은 마을의 몇 사람은 뿔뿔이 흩어짐[각주:5]을 당했죠.
年來賣盡二月絲 올해에 미리 누에를 담보삼아 돈까지 빌렸으니[각주:6]
此日於何糴新穀 이 날에 무엇으로 새 곡식을 사겠어요?
田園盡入富民家 밭과 동산은 모두 부자집에 몰수되어
四顧惟餘懸罄屋 사방 둘러봐도 오히려 남은 건 경쇠만 달린 가난한 집이어요.
良人前月病不興 남편[각주:7]은 전달에 병 들어 죽었고
赤子今朝棄溝壑 갓난쟁이는 오늘 아침 죽어 도랑에 버렸어라.
九死餘生有母子 여러 번 죽을 뻔하다 겨우 살아난 것은 모자에 있고
軀命如絲在朝夕 목숨은 실 같아 조석에 달려 있으니
相生相養知己矣 서로 살고 서로 기르는 것은 더 할 수 없음을 알아
任爾仳離尋樂國 맘 먹고 떠나 낙토를 찾는 답니다.
東西糊口各自謀 동서로 입에 풀칠함에 각자 스스로 도모하려니
所希只欲延晷刻 바라는 것은 다만 짧은 시간[각주:8]이라도 연명하는 것이여요.
茫茫天地一身單 망망한 천지에 한 몸의 혈혈단신으로
死生存亡從此隔 죽었는지 살았는지 있는지 없는지 이로부터 막히겠죠.”

 

 

 

 

인용

전문

해설

 
  1. 추서(追胥): 도적을 추격하여 체포하는 역인(役人)을 가리킨다. [본문으로]
  2. 연보(連保): 연좌(連坐)의 뜻이니 일족이나 이웃에 연대책임을 묻는 것이다. [본문으로]
  3. 포부(逋負): 조세(租稅)를 포탈(逋脫)하여 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청음집(淸陰集)』 [본문으로]
  4. 전연(顚連): 가난하고 의지할 곳 없는 것을 의미한다. 송(宋)나라 장재(張載)의 「서명(西銘)」에 "온 천하의 쇠잔하고 병든 자, 고아와 독거노인과 홀아비와 과부가 모두 곤궁하여 하소연할 곳 없는 나의 형제들이다[凡天下疲癃殘疾, 惸獨鰥寡, 皆吾兄弟之顚連而無告者也]."라고 하였다. 행장〔行狀〕 『제월당집(霽月堂集)』 [본문으로]
  5. 탕절(蕩析): 뿔뿔이 흩어지는 것이다. 『선조실록(宣祖實錄)』 [본문으로]
  6. 매진이월사(賣盡二月絲): 음력 2월은 누에를 치기 시작하는 때로, 고치실을 뽑기도 전에 그것을 담보로 돈을 미리 빌려 썼다는 뜻이다. [본문으로]
  7. 양인(良人): 남편(男便)과 아내가 서로 가리켜 일컫는 말 [본문으로]
  8. 구각(晷刻): 짧은 시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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