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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許筠)은 세상의 예교에 얽매이기를 싫어했으며 세상과의 화합을 쉽게 이룰수 없었기에 노장(老莊)과 불교에 심취하기도 하였다. 목민관으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거듭 파직을 당하자 귀거래(歸去來)에 대한 의지를 시로써 표현하기도 하였다.
다음의 「초하성중(初夏省中)」 2首가 그러한 것 가운데 하나다.
田園蕪沒幾時歸 | 전원이 거칠건만 어느 때나 돌아갈까?? |
頭白人間官念微 | 머리 흰 이 사람은 벼슬살이 뜻이 적네. |
寂寞上林春事盡 | 적막한 산림에 봄일 다 지나가고 |
更看疎雨濕薔薇 | 성긴 비에 장미 젖는 것을 다시금 보게 되네. |
懕懕晝睡雨來初 | 고요한 낮졸음은 비내릴 때부터요, |
一枕薰風殿閣餘 | 베개머리 더운 바람 관청에 넉넉하네. |
小吏莫催嘗午飯 | 소리야, 점심 먹으라 재촉하지 말아라, |
夢中方食武昌魚 | 꿈 속에서 바야흐로 무창의 고기를 먹나니. |
번잡한 공무에 시달리던 그는 그리던 전원에 돌아가 유유자적한 삶을 살고자 하였다. 어느 날 성근 비에 촉촉히 젖어드는 장미를 보고 불현듯 귀거래를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무창의 고기를 먹으며 단잠에 취해있는 자신을 깨우지 말라고 소리(小吏)에게 타이른다.
허균(許筠)의 ‘귀거래(歸去來)’는 자신의 현실에 대한 개혁의지가 도리어 당대 사대부들에게 용납되지 못하고 도리어 지탄을 받게 되자 남에게 제어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자신의 심정을 피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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