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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효경한글역주, 제6장 한국의 토착경전 『부모은중경』 - 불교와 여성성 본문

고전/효경

효경한글역주, 제6장 한국의 토착경전 『부모은중경』 - 불교와 여성성

건방진방랑자 2023. 3. 31.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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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와 여성성

 

 

그런데 불교는 원래 정치적 권력의 장악을 목표로 하는 종교가 아니라, 인간의 고해로부터의 구원과 해탈을 목적으로 하는 각성(覺醒)운동이다. 따라서 그 각성을 유도하는 대자대비의 상징체계에는 본시 남성성보다는 여성성이 강하다. 우리나라 민중에게 가장 아필이 된 구세보살(救世普薩)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의 경우에도 그 성별을 정확히 논하기는 어려운 것이나(물론 남성으로 규정되었다), 그 불상의 표현양식을 보면 온갖 찬란한 영락(瓔珞: 꿴 보석구슬 장식)으로 몸을 휘감고 속이 비치는 샤리 속에 아련히 흘러내리는 몸매의 표현은 지극히 여성적이다. 고려불화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의 섬세하기 그지없는 그 매혹적인 자태를 보라! 석굴암의 11면관음보살상 대비성자(大悲聖者)의 지엄한 자태 속에도 아주 소박한 조선의 여인, 우리가 흔히 느낄 수 있는 엄마의 모습이 들어가 있다. 부모은중경의 뛰어난 사실은 부모를 말하면서도 오로지 엄마의 무한한 은혜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강행실도 부모은중경
아버지에 대한 충효 엄마의 자애
아버지

아들ㆍ딸
엄마

아들ㆍ딸

 

국보 제120, 용주사 범종, 명문은 다음과 같다: “성황산 갈양사 범종 한 구를 석반야가 25천근을 들여 주성하였다. 금상(今上) 169월 어느날 사문 염거[成皇山葛陽寺, 梵鐘一口, 釋般若鑄成, 二萬五千斤. 今上十六年九月日, 沙門廉居].”

 

부모은중경은 세존이 수많은 대중들과 함께 여행[南行]을 하다가 한 무더기의 마른 뼈[枯骨]를 보자 갑자기 오체투지를 하여 그 삭은 뼈에게 절을 하는 극적인 장면으로 시작한다. 많은 대중 앞에서 놀란 아난은 세존이야말로 삼계의 큰 스승이요, 중생의 자비로운 아버지이시라서 모든 사람이 절을 올리는 분이신데 어찌하여 썩은 뼈에 절을 올리시는 일이 있을 수 있냐고 묻는다. 이에 세존은 대답한다: “저 마른 뼈가 전생의 나의 부모님이 아니라고 어찌 말할 수 있으랴[此一堆枯骨, 或是我前世翁祖累世爺!”

 

이런 극적인 대화로써 사람을 끌어들이며 곧바로 엄마가 아기를 가진 후 열 달 동안 고생하는 모습을 그리는데, 한 달, 두 달, 세 달 열 달까지 그 태아의 생성모습을 그리는 언어가 오늘날의 발생학적 사유와 대차가 없으며 그 묘사기법이 매우 절실하다. 그리고 천 개의 칼로 배를 휘젓고 만 개의 칼로 심장을 찌르는 듯한 엄마의 산고를 묘사하고 곧이어 앞서 말한 어머님 은혜 십게찬송(十偈讚頌)이 설파된다.

 

 

용주사 은중경의 첫 판화 여래정례(如來頂禮). 가운데 세존이 오체투지를 하고 있고 그 앞에 마른 뼈[고골枯骨]가 놓여 있는 것이 보인다. 자세히 뜯어보면 단원의 표현력이 섬세하다.

 

 

인용

목차

원문 / 呂氏春秋』 「孝行/ 五倫行實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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