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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효경한글역주, 제10장 『여씨춘추』를 논함 - 서명의 유래 본문

고전/효경

효경한글역주, 제10장 『여씨춘추』를 논함 - 서명의 유래

건방진방랑자 2023. 4. 1.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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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명의 유래

 

 

그런데 사기의 기록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편집체계가 팔람, 육론, 십이기의 순서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본서의 편집체계의 원래 모습을 전하고 있는 중요한 언급으로 간주된다. 오늘날의 여씨춘추(呂氏春秋)십이기, 팔람, 육론의 순서이다. 십이기가 앞으로 와있는 것이다.

 

여씨춘추(呂氏春秋)를 보통 여람(呂覽)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팔람(八覽)이 가장 앞으로 와있는 상황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리고 팔람의 제1람이 유시람(有始覽)으로 되어 있는데, 유시람(有始覽)의 내용이 전체 서물의 총론적 성격을 지니고 있어 그것을 경()이라고 한다면, 나머지 일곱 람과 육론(六論)이 전()에 해당된다고도 말할 수 있다. 역시 팔람(八覽)이 맨 처음에 오는 것이 이 책의 본면목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텍스트의 문제에 관하여 이 자리에서 상론(詳論)하기는 어려우나, 십이기팔람, 육론은 좀 성격을 달리하는 서물이다. 육론팔람을 만들고 난 후에 거기에 편입되지 못한 논문들을 가지고 만든 속편과도 같은 성격의 서물이기 때문에 팔람육론은 하나의 연속된 흐름을 형성한다.

 

그러나 십이기(十二紀)라는 것은 춘ㆍ하ㆍ추ㆍ동을 다시 맹()ㆍ중()ㆍ계()로 세분하여 일년의 체계를 세운 것이다. 그러니까 맹춘ㆍ중춘ㆍ계춘ㆍ맹하ㆍ중하ㆍ계하ㆍ맹추ㆍ중추ㆍ계추ㆍ맹동ㆍ중동ㆍ계동의 12달에 일어나는 일, 그리고 있어야 할 일들을 기록한 시령(時令)의 서물로서 매우 독특한 정치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여씨춘추(呂氏春秋)라는 책 이름은 바로 십이기(十二紀)가 춘추(春秋: 시간의 흐름)를 의미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제국은 시간 속에서 흘러가고 운영된다. 이러한 말이 요즈음 사람들에게는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은 시간과 인간사회의 사이에 너무도 시령을 무시하는 인위적 시스템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옛 사람들에게는 한 나라의 운영도 반드시 열두 달의 시령에 따라 움직여야 그 효율을 획득할 수 있었다. 전쟁을 농경이 시작되는 봄에 일으킬 수 없는 것이요, 죄인의 처형 또한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할 수 없는 것이다. 낙엽이 떨어질 때 죄인의 목도 떨어져야만 하는 것이다.

 

나는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 노 전 대통령의 서세(逝世) 소식을 접했다. 고인의 명복을 비는 것 외에 내가 무슨 말을 하리오마는 그는 적절한 시의에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그릇 인도되어가는 민심을 바로잡고 역사의 정의로운 대세를 새삼 각인시켰다. 그리고 권좌에 있는 모든 자들에게 아무도 우리사회의 죄악으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없다는 반성의 염을 촉구시켰다. 구한말에는 자정치명(自靖致命)의 의열지사(義烈之士)들이 있었으나 근자에는 자신의 업()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정치인들이 너무도 없었다.

 

 

 

 

인용

목차

원문 / 呂氏春秋』 「孝行/ 五倫行實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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