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부모를 공경할 줄 아는 천자
대저 하나의 원칙을 굳게 지키면, 백 가지로 좋은 결과가 도래하며 백 가지로 나쁜 일들이 사라지며, 천하 사람들이 모두 존경하여 따르게 되는 상황이란 ‘효’가 그 유일한 대안일 것이다.
夫執一術而百善至, 百邪去, 天下從者, 其惟孝也.
‘집일술(執一術)’의 ‘술(術)’은 요즈음의 말처럼, 기술이나 술수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원칙이나 원리, 즉 도(道)를 의미한다. 옛말에는 ‘유도(儒道)’도 ‘유술(儒術)’이라고 했다. ‘일술(一術)’은 효라는 원칙이다.
그러므로 사람을 평가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가 친부모를 어떻게 대하는가를 살펴야 할 것이요, 그가 사회적 인사들을 사귀는 방식은 평가에서 뒤로 돌려야 한다. 반드시 먼저 그가 중요한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을 살펴야 하고, 가벼운 관계의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은 나중에 살펴도 좋다.
故論人必先以所親, 而後及所疏. 必先以所重, 而後及所輕.
지금 여기에 한 사람이 있어, 육친과 중요한 사람들에게 효경(孝敬)를 다하고, 먼 친척이나 가벼운 관계의 사람들에게도 소홀히 하거나 깔봄이 없다면 이 사람이야말로 효도를 독실하게 지키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선왕(先王)이 천하를 다스리는 근본이다.
今有人於此, 行孝敬於親重, 而不簡慢於輕疏, 則是篤謹孝道. 此先王之所以治天下也.
이 단에서는 앞에서 말한 ‘무본(務本)’의 사상이, 친(親)에서 소(疏)로, 중(重)에서 경(輕)으로 ‘확이충지(擴而充之)’되어 나가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나에게서 가깝고 본질적인 것을 바르게 실천하여 타인에게로 확대시켜 나가는 것을 정치의 본질이라고 본 것이다. 현금의 사회과학적 방법론과는 매우 다른 것이지만, 도덕과 사회적 원리의 분리라는 서구 사회과학의 방법론 자체를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아무리 효율적인 사회과학적 질서가 있다 하더라도 그 사회의 리더의 도덕성이 확보되지 않을 때는 끊임없이 비생산적 문제가 발생하며 결국 그것은 대중의 피해로 귀결된다.
그러므로 부모를 아낄 줄 아는 사람은 타인을 미워하지 아니 하며, 부모를 공경할 줄 아는 사람은 타인을 깔보지 아니 한다. 부모를 섬기는 데 애경(愛敬)를 다하며, 그 감화의 빛이 백성 만민에게 두루 미치며, 사방의 문화적으로 낙후한 나라들에게까지 미치는 것, 이것이 바로 천자(天子)의 효이다.
故愛其親, 不敢惡人, 敬其親, 不敢慢人. 愛敬盡於事親, 光燿加於百姓, 究於四海, 此天子之孝也.
‘고애기친(故愛其親)’에서부터 ‘차천자지효야(此天子之孝也)’까지는 『효경』 「천자장(天子章)」의 문장을 거의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愛親者不敢惡於人. 敬親者不敢慢於人. 愛敬盡於事親而德敎加於百姓刑于四海. 蓋天子之孝也.’ 『여씨춘추(呂氏春秋)』의 편찬자들의 손에 『효경』 원본이 있었다는 사실의 확증이다. 여기서는 ‘천자의 효’가 ‘선왕지소이치천하(先王之所以治天下)’와 관련되어 있다.
인용
'고전 > 효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효경한글역주, 제11장 『여씨춘추』 「효행」 편 역주 - 4장. 어떤 죄보다도 큰 죄 (0) | 2023.04.01 |
---|---|
효경한글역주, 제11장 『여씨춘추』 「효행」 편 역주 - 3장. 부모의 몸을 물려받은 자식이 실천해야할 다섯 가지 (0) | 2023.04.01 |
효경한글역주, 제11장 『여씨춘추』 「효행」 편 역주 - 1장. 근본인 효에 힘쓸 때의 공능 (0) | 2023.04.01 |
효경한글역주, 제10장 『여씨춘추』를 논함 - 『효경』과 진(秦)제국의 탄생, 저자는 여불위의 식객이었다 (0) | 2023.04.01 |
효경한글역주, 제10장 『여씨춘추』를 논함 - 여불위의 비젼과 효 담론 (0) | 2023.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