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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경한글역주, 14장 오형장 - 가부장의 특권은 법률의 지원에 강화되어 왔다 본문

고전/효경

효경한글역주, 14장 오형장 - 가부장의 특권은 법률의 지원에 강화되어 왔다

건방진방랑자 2023. 4. 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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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형장(五刑章) 제십사(第十四)

 

 

가부장의 특권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옛부터 형벌에는 크게 다섯 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세분하면 3천이나 된다. 그러나 이 많은 죄 중에서도 불효(不孝)처럼 큰 죄는 없다.
子曰: “五刑之屬三千, 而辜莫大於不孝.
 
임금에게 강요하여 자기 의지를 관철시키는 자는 윗사람을 윗사람으로 생각치 아니 하는 것이다. 성인을 비방하는 자는 성인의 법을 법으로 생각치 아니 하는 것이다. 효도를 비방하는자는 부모를 부모로서 생각치 아니 하는 것이다. 이것은 대란(大亂)의 도()이다.”
要君者亡上, 非聖人者亡法, 非孝者亡親. 此大亂之道也.”

 

 

오형
(五刑)
(): 이마에 먹으로 문신하여 죄명을 써넣는다
(): 코를 벤다
(): 다리 뒷꿈치를 베어버린다
(): 남자는 불알 바르고 여자는 궁에 유폐시킴
대벽(大辟): 사형

 

묵벽(墨辟)의 속() 1.000
의벽(劓辟)의 속() 1.000
비벽(剕辟)의 속() 500
궁벽(宮辟)의 속() 300
대벽(大辟)의 속() 200
도합 3.000

 

 

이 한 장은 효경에 없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이 장의 삽입은 당대 법가의 영향이 얼마나 막강했는가를 보여준다. 이미 상앙(商鞅: ?~BC 338)의 변법(變法)이 단행된 후였으며 진()나라는 대제국의 성립을 앞두고 법가사상에 의하여 모든 국가 체제를 정비해가고 있었다.

 

1975년에 호북성 운몽(雲夢) 수호지(睡虎地) 11호 진묘(秦墓)에서 1,155매나 되는 대량의 죽간(竹簡)이 발견되었다. 죽간이 분묘주인의 관() 속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보존상태가 양호했다. 진나라의 예서로 쓰여졌으며 대강 진시황 30(BC 217) 전후로 매장된 것으로 보인다. 묘주(墓主)의 이름이 희()였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죽간의 내용이 진나라의 법률에 관한 것이 많다는 것이다. 출토된 율문(律文)이 진율의 전부는 아니지만, 진율의 실제적 정황을 우리에게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그 중 진율에 관한, 요즈음으로 말하자면 법률상식, 법률문답에 관한 책 같은 것이 법률답문(法律答問)이라는 제목으로 분류된 210매가 있는데 그 중에 불효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있다.

 

 

국가의 복역의무가 면제된 나이의 노인(免老)이 관부(官府) 재판관에게 와서 자식이 불효하다고 고발하면서 사형을 요구했다고 하자! 보통 사형건에 관해서는 세 번 신중한 심핵(審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삼차 검증을 거쳐야 하는가? 그럴 필요 없다. 즉시 즉결로 사형에 처하라! 이런 안건은 유실되지 않도록 하라!

免老告人以爲不孝, 謁殺. 當三環之不? 不當環, 亟執勿失.

 

 

참으로 끔찍한 법률이다! 그런데 이러한 진률(秦律)의 전통은 중국역사 22백 년을 지배했다. 아비가 자식을 직접 상살(傷殺) 해도, 그러한 케이스는 관부가 죄를 묻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아버지는 권위와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횡포와 공포의 대상이다. 실제로 동방역사에서 가부장의 특권은 이러한 법률의 지원에 의하여 강화되어온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강화가 효경의 바로 이 장을 핑계삼아 이루어졌다고 할 때, 유가의 덕치(德治)나 효치(孝治)는 위선이 되어버리고 만다. 많은 주석가들이 이러한 문제를 적당히 얼버무리고 마는데 철저한 반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부권의 강화와 국가 권력의 강화는 상보적으로 이루어졌던 것이다.

 

효자에 대해서는 관작(官爵)이 주어지고, 정표(旌表)가 세워지고, 부조(賦租)가 면제되고, 병역이 면제되고, 비가 세워지고, 사액이 이루어지는 등 백방으로 장려되었지만, 불효로 낙인 찍힌 사안에 대해서는 엄벌ㆍ극형이 서슴지 않고 자행되었다. 존속(尊屬)인 부모가 비속(卑屬)인 자녀에 대하여 저지르는 범죄는 아주 경량인데 반하여, 비속인 자녀가 존속인 부모에게 저지르는 범죄는 형량이 막중하였다.

 

효를 법제와 관련시키는 것은 오늘날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단지 작량감경(酌量減輕)을 위한 정상(情狀)으로서 효와 관련된 많은 사안들이 긍정적으로 고려될 필요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효경의 저자의 진실한 의도를 디펜드 한다면 그가 이 37자의 짤막한 글 속에서 의도한 메시지는, 불효를 형벌로서 다루라는 것을 말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3천 개의 형벌이 있다 해도 불효처럼 막중한 죄는 없다고 한 것이, ‘불효를 무거운 형벌로써 다루라는 말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불효가 도덕적으로 나쁜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 표현일 수도 있다. 불효에 대해서는 ()’을 쓰지 않고 (, 허물)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이 장은 단장취의되어 중국의 형법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효경을 역대 제왕들이 사랑하고 주해했기 때문이다.

 

 

 

 

 

인용

목차

원문 / 呂氏春秋』 「孝行/ 五倫行實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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